제대로 된 서스펜스 스릴러가 탄생했다. 사건은 긴장감은 넘쳤고, 배우들은 열연은 돋보였다.
영화 ‘석조저택 살인사건’(감독 정식 김휘, 제작 영화사 다)은 해방 후 경성, 유일한 증거는 잘려나간 손가락뿐인 의문의 살인사건에 경성 최고의 재력가와 과거를 모두 지운 정체불명의 운전수가 얽히며 벌어지는 서스펜스 스릴러다. S. 밸린저의 대표작 ‘이와 손톱’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김휘 감독은 26일 오후 서울 성동구 왕십리 CGV에서 열린 ‘석조저택 살인사건’ 언론시사회에서 “원작이 워낙 유명해서 그 재미를 훼손하지 않고 영화로 옮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편집할 때도 원작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의 틀을 잘 옮기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원작과의 차별점에 대해 김 감독은 “원작은 복수를 시작하거나 죽음을 위장하는 상황들이 즉흥적으로 선택됐다. 각색으로 넘어오는 과정에서는 후반 반전이 읽히기 때문에 그 구역에 긴장감을 유지하기 위해 연인 캐릭터를 추가적으로 넣었다”면서 “캐릭터 백그라운드가 다양해진 것이 원작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고 설명했다.
제목을 ‘이와손톱’에서 ‘석조저택 살인사건’으로 바꾼 것에 대해 김휘 감독은 “원작 제목은 물고 할퀴고, 온힘을 다해 시도한다는 뜻인데, 영화는 사건에 더욱 집중을 시켜야할 필요성이 있었다. 장르와 색깔을 부각시킬 수 있는 제목을 생각하다가 ‘석조저택 살인사건’이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석조저택 살인사건’은 절묘한 미스터리와 독특한 내러티브로 그간 한국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서스펜스 스릴러의 등장을 알렸다. 극에 흐르는 긴장감과 의문의 살인 사건에 숨겨진 속임수로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단서들을 의심하고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사건과 재판 과정이 교차 편집되면서 넘치는 긴장감을 보여줬다. 서스펜스와 미스터리가 완벽하게 조화됐다.
배우 고수가 26일 오후 서울 성동구 행당동 CGV 왕십리에서 열린 영화 ‘석조저택살인사건’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고수는 정체불명의 운전수 최승만 역을 맡았다. 수려한 외모의 고수는 얼굴에 큰 흉터를 새겨 넣는 등 과거를 알 수 없는 최승만을 더욱 완벽하게 표현하기 위해 많은 부분에서 노력을 기울였다.
고수는 “최승만은 판을 짜는 인물”이라면서 “심적으로나 외적으로나 변화가 있다. 그 변화를 전체 흐름에 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표현하려고 했다. 우리 영화는 끝까지 봐야지 해결이 되는 영화다. 그런 것을 관객들에게 친절하게 때로는 복잡하게 전달하는데 고민도 하고 신경도 많이 썼다”고 했다.
김주혁은 속내를 알 수 없는 경성 최고의 재력가 남도진 역을 맡았다. 완벽한 수트핏을 자랑하는, 럭셔리한 비주얼을 뽐냈다. ‘공조’에 이어 또 다시 악역을 선보이게 된 김주혁은 “‘공조’는 혁명가라고 생각하고 역할을 만들었고, ‘석조저택 살인사건’은 사이코패스적인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다. 결 자체가 분명히 달랐다”고 전했다.
배우 박성웅, 김주혁, 고수, 문성근, 김휘 감독이 26일 오후 서울 성동구 행당동 CGV 왕십리에서 열린 영화 ‘석조저택살인사건’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건을 무마하려는 변호사 윤영환 역을 맡아 오랜만에 영화를 선보이게 된 문성근은 “띄엄띄엄 하니까 매 작품마다 신인 같은 느낌이 든다. 민망하다. 좋은 후배들 사이에서 누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다. 앞으로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영화 많이 만들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한 “박성웅과 주로 연기했다. 워낙에 힘이 좋은 양반이라서 밀려서는 안 돼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돈이 권력이니까 돈에 아주 충실한 사람을 하고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유죄를 입증하려는 검사 송태석 역의 박성웅은 “법대를 나와서 많은 분들이 기대를 했겠지만, 모의재판에도 못 서서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다른 작품을 통해서 법정에 설 때가 많아서 수월하게 할 수 있었다. 무림계의 고수 문성근 선배와 많이 붙었는데, 비기기만 하면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현장에서 잘 끌어주셔서 좋은 장면들이 많이 나온 것 같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