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배역은 상관없어요. 다양한 연기를 보여주고 싶어요.”
배우 구재이는 지난달 종영한 KBS2 주말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극본 구현숙, 연출 황인혁) 이후 진행된 텐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유쾌한 매력을 뽐냈다. 극 중 도도하고 차가운 이미지는 어디에도 없었다. 그는 호탕하게 웃으며 연기에 대해 진솔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구재이는 극 중 대기업 미사어패럴의 맏딸 민효주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남편 이동진(이동건)이 기업 대표 자리에 오르지 못하고 좌천된 후 분노하다가 이혼을 통보했고, 이후 이동진이 나연실(조윤희)를 만나 진정한 사랑을 깨닫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이동진을 되찾기 위해 애썼지만 힘들었다. 결국 손에서 모든 것을 놓아버린 그는 극 말미 외국으로 떠나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악행을 저지를 정도의 못된 악녀는 아니었지만 민효주는 꽤 얄미웠다. 자신이 차버린 이동진의 주변을 맴돌았고, 나연실의 자존심을 밟는 행동도 일삼았다. 두 사람을 갈라놓기 위해 나연실을 좋아하는 홍기표(지승현)를 이용하기도 했다. 방송 이후 구재이는 식당에서 만난 아주머니들로부터 “왜 이렇게 동진이를 방해 하냐”는 핀잔을 받기도 했다고. 하지만 민효주 캐릭터를 향한 구재이의 애정은 깊었다.
“악녀였지만 정말 안쓰러웠어요. 엄마가 돌아가시고 혼자인 상태에 새엄마와 이복동생들이 우리 집에 들어왔잖아요. 상처가 많아서 삐뚤어지지 않았나 싶어요. 이동진에게 먼저 이혼하자고 얘기를 꺼냈던 것 역시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었을 거예요. 민효주 방식의 발버둥이었는데, 방법이 잘못됐죠.”
가정에서뿐 아니었다. 극엔 각양각색의 커플들이 알콩달콩 매력을 뽐내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는데, 이 부분에서도 구재이는 웃을 수 없었다.
“촬영할 때 외로웠어요. 소속감이 없는 느낌이었죠. 로맨스는 고사하고 가족 구성원 안에서도 민효주는 겉도는 인물이었어요. 그래도 다들 각자의 매력으로 로맨스를 펼치는 모습을 보면서 사랑스러웠어요. 특히 아츄커플!”
대학시절 무용을 전공했던 구재이는 우연히 모델로 데뷔했다. 이후 2014년 KBS2 ‘드라마 스페셜-습지생태보고서’를 통해 연기에 발을 들였다. 주·조연 가리지 않고 다수의 작품을 통해 연기 경력을 쌓던 그가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을 만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무엇보다 구재이는 이번 작품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연기를 시작한지 얼마 안됐어요. 제대로 연기를 한 작품이 3~4작품뿐이에요. 게다가 장편은 처음이었죠. 극의 흐름에 따라 처음부터 끝까지 변화하는 인물을 연기하면서 책임감과 동시에 자신감이 생겼어요.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은 제가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도록 힘을 준 작품이에요.”
충분히 자신감을 가져도 됐다. 일상생활에서는 제대로 소리를 질러본 적도 없다는 구재이는 첫 장편 드라마에서 분노에 소리치는 악역 연기를 흐트러짐 없이 소화해냈다. 극이 후반부로 갈수록 울 일도 많았다. 뒤늦게 전남편 이동진에 대한 마음을 깨달아 그의 행복을 보며 질투했고, 평생을 원수로 지냈던 새엄마(박준금)의 속마음도 알게 됐다. 구재이는 캐릭터에 깊히 동화된 듯, 눈물을 흘리는 게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고 고백했다.
“눈물을 흘리는 게 감정적으로 힘들긴 했지만, 상황에 놓이면 눈물이 날 수밖에 없었어요. 내가 연기하는 캐릭터가 너무 안쓰러워서 절로 눈물이 나더라고요.”
구재이는 늘씬한 몸매와 도회적 외모로 모델 시절부터 대중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바 있다. 큰 강점임과 동시에 연기적 고민을 불러일으키는 부분이기도 하다. 실제로 구재이 역시 자신을 도도하고 시크한 차도녀(차가운 도시여자) 이미지로 보는 대중들의 시선을 잘 알고 있었다.
“내가 가진 이미지는 버릴 수 없겠지만 실제론 유쾌해요. 친구들은 극 중 째려보는 등 나름 도도한 제 모습을 보면서 ‘아이고 귀엽다’ 그래요. 본모습이 아닌 걸 알거든요. 하하. 엉뚱하다고도 하는데, 그런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어요. 여형사 같은 전문직 캐릭터도 하고 싶어요.”
최근 구재이는 패션앤 ‘팔로우미8’ 진행자로 돌아왔다. 지난 2012년 시즌1때 MC로 활약했던 그가 다시금 복귀한 것. 그는 서지혜·이주연·차정원·정채연과 만나는 녹화 시간이 마냥 행복하다고 말했다.
“일주일에 3~4번 정도 촬영을 해요. 여자 5명이 모이니 할 얘기가 정말 많아요. 기 싸움에 대해 걱정하는 분이 계신데, 전혀요. 시간이 가는 걸 모르겠어요. 다양한 분야에 대한 팁을 얻기도 하고 주기도 해요.”
진행자로서 능력까지 겸비한 구재이가 예능에서 활약하는 모습도 볼 수 있을까. 구재이는 “나영석 PD님의 프로그램들을 재미있게 본다. 최근 ‘신서유기3’을 잘 챙겨봤다. 야외에 돌아다니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출연해보고 싶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을 하고 싶은 것이 사실이지만 구재이는 연기를 끝까지 해보고 싶다고 전했다. 어떤 배역이든 상관없이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고 싶다는 구재이의 목소리에 힘이 있었다.
“연기를 평생 업으로 삼고 싶어요. 예전엔 용기가 많이 없었어요. 이번 작품을 통해 자신감도 생겼으니 내 안에서 다양한 모습을 꺼내보고 싶어요.”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배우 구재이는 지난달 종영한 KBS2 주말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극본 구현숙, 연출 황인혁) 이후 진행된 텐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유쾌한 매력을 뽐냈다. 극 중 도도하고 차가운 이미지는 어디에도 없었다. 그는 호탕하게 웃으며 연기에 대해 진솔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구재이는 극 중 대기업 미사어패럴의 맏딸 민효주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남편 이동진(이동건)이 기업 대표 자리에 오르지 못하고 좌천된 후 분노하다가 이혼을 통보했고, 이후 이동진이 나연실(조윤희)를 만나 진정한 사랑을 깨닫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이동진을 되찾기 위해 애썼지만 힘들었다. 결국 손에서 모든 것을 놓아버린 그는 극 말미 외국으로 떠나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악행을 저지를 정도의 못된 악녀는 아니었지만 민효주는 꽤 얄미웠다. 자신이 차버린 이동진의 주변을 맴돌았고, 나연실의 자존심을 밟는 행동도 일삼았다. 두 사람을 갈라놓기 위해 나연실을 좋아하는 홍기표(지승현)를 이용하기도 했다. 방송 이후 구재이는 식당에서 만난 아주머니들로부터 “왜 이렇게 동진이를 방해 하냐”는 핀잔을 받기도 했다고. 하지만 민효주 캐릭터를 향한 구재이의 애정은 깊었다.
“악녀였지만 정말 안쓰러웠어요. 엄마가 돌아가시고 혼자인 상태에 새엄마와 이복동생들이 우리 집에 들어왔잖아요. 상처가 많아서 삐뚤어지지 않았나 싶어요. 이동진에게 먼저 이혼하자고 얘기를 꺼냈던 것 역시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었을 거예요. 민효주 방식의 발버둥이었는데, 방법이 잘못됐죠.”
가정에서뿐 아니었다. 극엔 각양각색의 커플들이 알콩달콩 매력을 뽐내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는데, 이 부분에서도 구재이는 웃을 수 없었다.
“촬영할 때 외로웠어요. 소속감이 없는 느낌이었죠. 로맨스는 고사하고 가족 구성원 안에서도 민효주는 겉도는 인물이었어요. 그래도 다들 각자의 매력으로 로맨스를 펼치는 모습을 보면서 사랑스러웠어요. 특히 아츄커플!”
대학시절 무용을 전공했던 구재이는 우연히 모델로 데뷔했다. 이후 2014년 KBS2 ‘드라마 스페셜-습지생태보고서’를 통해 연기에 발을 들였다. 주·조연 가리지 않고 다수의 작품을 통해 연기 경력을 쌓던 그가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을 만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무엇보다 구재이는 이번 작품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연기를 시작한지 얼마 안됐어요. 제대로 연기를 한 작품이 3~4작품뿐이에요. 게다가 장편은 처음이었죠. 극의 흐름에 따라 처음부터 끝까지 변화하는 인물을 연기하면서 책임감과 동시에 자신감이 생겼어요.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은 제가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도록 힘을 준 작품이에요.”
“눈물을 흘리는 게 감정적으로 힘들긴 했지만, 상황에 놓이면 눈물이 날 수밖에 없었어요. 내가 연기하는 캐릭터가 너무 안쓰러워서 절로 눈물이 나더라고요.”
구재이는 늘씬한 몸매와 도회적 외모로 모델 시절부터 대중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바 있다. 큰 강점임과 동시에 연기적 고민을 불러일으키는 부분이기도 하다. 실제로 구재이 역시 자신을 도도하고 시크한 차도녀(차가운 도시여자) 이미지로 보는 대중들의 시선을 잘 알고 있었다.
“내가 가진 이미지는 버릴 수 없겠지만 실제론 유쾌해요. 친구들은 극 중 째려보는 등 나름 도도한 제 모습을 보면서 ‘아이고 귀엽다’ 그래요. 본모습이 아닌 걸 알거든요. 하하. 엉뚱하다고도 하는데, 그런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어요. 여형사 같은 전문직 캐릭터도 하고 싶어요.”
최근 구재이는 패션앤 ‘팔로우미8’ 진행자로 돌아왔다. 지난 2012년 시즌1때 MC로 활약했던 그가 다시금 복귀한 것. 그는 서지혜·이주연·차정원·정채연과 만나는 녹화 시간이 마냥 행복하다고 말했다.
“일주일에 3~4번 정도 촬영을 해요. 여자 5명이 모이니 할 얘기가 정말 많아요. 기 싸움에 대해 걱정하는 분이 계신데, 전혀요. 시간이 가는 걸 모르겠어요. 다양한 분야에 대한 팁을 얻기도 하고 주기도 해요.”
진행자로서 능력까지 겸비한 구재이가 예능에서 활약하는 모습도 볼 수 있을까. 구재이는 “나영석 PD님의 프로그램들을 재미있게 본다. 최근 ‘신서유기3’을 잘 챙겨봤다. 야외에 돌아다니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출연해보고 싶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을 하고 싶은 것이 사실이지만 구재이는 연기를 끝까지 해보고 싶다고 전했다. 어떤 배역이든 상관없이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고 싶다는 구재이의 목소리에 힘이 있었다.
“연기를 평생 업으로 삼고 싶어요. 예전엔 용기가 많이 없었어요. 이번 작품을 통해 자신감도 생겼으니 내 안에서 다양한 모습을 꺼내보고 싶어요.”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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