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KBS2 ‘완벽한 아내’ 고소영 / 사진=방송 화면 캡처
KBS2 ‘완벽한 아내’ 고소영 / 사진=방송 화면 캡처
10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왔다. 드레스를 입고 스테이크만 먹을 것 같던 이 언니, 물불 가리지 않고 망가졌다. ‘완벽한 아내’를 만난 고소영의 얘기다.

고소영은 지난 27일 첫 방송된 KBS2 ‘완벽한 아내’(극본 윤경아, 연출 홍석구 김정민)에서 세파에 찌든 드센 아줌마 심재복으로 첫 등장했다.

극 중 심재복은 복이 지지리도 없었다. 전셋집을 알아봐야 했지만 남편 구정희(윤상현)는 일을 핑계로 나 몰라라했고, 심재복은 홀로 집을 알아보며 고군분투했다. 남편의 보증으로 재정난을 겪고 있던 탓에 집을 구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로펌에서 수습사원으로 일하는 신세였지만 정규직 전환을 꿈꾸며 열심히 일했다. 두 아이를 친구네 집에 맡긴 후 야근도 마다하지 않았다. 하지만 심재복은 돌봐야 할 가정이 있는 아줌마라는 이유로 최종 불발됐다.

집 안에서도 행복한 일이 없었다. 여느 아내처럼 남편에게 “욕실 바닥에 물 튀지 말고 씻어라”라고 잔소리를 하면서도 구정희가 불편하게 목욕을 하는 모습을 보고 마음 아파했다. 다시금 관계를 회복하고자 구정희에게 뽀뽀하며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마라. 영업부로 옮긴지 얼마 안 됐지 않냐. 적응하면 잘할 거다”라고 응원했다. 하지만 자신과의 잠자리를 거부하는 구정희에게 실망하며 과거 첫사랑을 떠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더 있었다. 구정희가 회사의 젊은 사원 정나미(임세미)와 외도를 한 것. 소문만 들었던 심재복은 추적 끝에 정나미의 집을 찾아갔고, 그곳에서 두 사람의 애정행각을 목격했다. 심지어 극 후반 정나미와 대면하며 새로운 이야기 전개를 예고했다.

이날 고소영은 심재복 그 자체였다. 이혼상담을 하러 온 의뢰인에게 똑 부러지는 주부 포스를 뽐내는가 하면, 자신을 괴롭히는 변호사 강봉구(성준)에게 돌직구를 날려 웃음을 자아냈다. 만원 엘리베이터에 뻔뻔하게 몸을 구겨 넣는 모습은 의심할 여지없이 억척 주부였다.

남편의 외도를 두 눈으로 직접 보면서도 충격에 빠지는 고소영의 모습은 너무 사실적이어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고소영은 “숨지 말고 나가” “그러려면 애초에 숨질 말았어야지”라고 바뀌는 마음을 붙잡으며 눈빛에 혼란스러움을 담아냈다.

특히 고소영은 부부로 호흡하는 윤상현에게 잔소리를 하면서도 그를 위로하는 여느 주부와 같은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실제로도 한 남편의 아내이자 두 아이의 엄마인 고소영은 자신과 닮은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내 앞으로를 더욱 기대케 만들었다.

KBS2 ‘완벽한 아내’ 고소영 / 사진제공=KBS
KBS2 ‘완벽한 아내’ 고소영 / 사진제공=KBS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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