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배우 금현지가 인터뷰를 위해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를 찾았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금현지가 인터뷰를 위해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를 찾았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신예 배우 금현지는 영화 ‘웰컴 투 동막골'(감독 박광현) 속 강혜정을 보고 반해 연기자의 꿈을 키웠다. 열다섯 때의 일이다.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연기자가 되기 위한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어디서, 또 어떻게 하는지도 모른 채 막연하게 키운 ‘연기자의 꿈’은 그렇게 이어졌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있었고 실제로 평범한 삶을 위해 애도 써봤지만, 다시 마음에 불을 지핀 건 영화 ‘레미제라블'(감독 톰 후퍼)이었다. 극장에서 나온 순간 깊고 강렬한 여운에서 좀처럼 벗어나기 힘들었다. 금현지는 꽁꽁 감춰둔 꿈을 조심스럽게 끄집어냈다.

지난해 좋은 기회를 얻어 연극 ‘옥탑방 고양이’의 무대에 서게 됐다. 워낙 영화를 좋아하는 탓에 연극은 생각해본 적 없었지만, 관객과 호흡하는 무대의 맛을 알아버렸다. 지난해를 ‘옥탑방 고양이’에 매진했고, 올해 또 6개월의 연장 공연에 돌입한다. “아직 배울 것이 많다”는 금현지는 출발선에 섰고, 달릴 일만 남았다.

10. ‘옥탑방 고양이’로 매일 관객을 만나고 있다.
금현지 : 2월 5일이 마지막 공연이고 또 다시 6개월의 대장정을 시작한다. 감정을 이어가는 것이 조금은 편해진 것 같다.

10. 어떻게 연극으로 데뷔하게 됐나.
금현지 : 사실 연극을 할 것이라고는 생각 못 했다. 어려운 장르라고만 생각했고, 나와는 맞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서 연습할 때도 걱정이 컸다. 그동안 방송 연기만 배웠으니까 에너지가 작다는 소리를 들었고, 1시간 50분 동안 감정을 이어가는 것도 쉽지 않았다. 발성 연습을 정말 많이 했다.

10. ‘옥탑방 고양이’는 드라마로도 인기를 얻은 작품인 만큼 대중들에겐 친숙하다.
금현지 : 스토리 자체가 예쁜 연극이다. 무엇보다 연극이 처음이라 배우들끼리 서로 견제하고 경계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더라. 오히려 잘 도와줘서 신기할 정도였다. 지금 팀과도 정이 많이 들었다.

10. 같은 작품으로 다시 6개월 연장한 이유도 분명 있을 것 같다.
금현지 : 주위에서 ‘질리지 않느냐’고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매일 다른 느낌이고, 아직 찾을 것이 많다고 생각한다.

10. 처음보단 많이 수월해졌겠지만 그래도 여전히 적응이 안 되거나, 낯선 것이 있다면?
금현지 : 사실 공연 첫 무대 때보다 연습을 할 때가 더 떨렸다. 모든 걸 처하는 것이라 많이 혼났고(웃음), 그래서 주눅이 들었다.

10. 첫 공연 때는 어땠나. 기억이 안 난다는 배우들도 있던데.
금현지 : 또렷하게 기억난다. 그동안은 매번 최종 오디션까지 올라가서 떨어지는 식이었다. ‘옥탑방 고양이’의 연습을 하고 있으면서도 그 불안함이 컸다. 첫 공연을 올리고 나니까, ‘이번엔 잘 했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벅찼다.

배우 금현지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금현지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10. 장기 공연인 만큼 습관도 생겼겠다. 예를 들어 목 관리를 하기 위한 노하우랄지.

금현지 : 공연을 기복 없게 하기 위해서 대본을 항상 본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깊어지려고 노력한다. 또 체력적으로도 관리를 해야 해서 운동도 꾸준히 하는 편이다. 싫어하는데 마스크를 꼭 쓰고 다닌다. 힘이 없으면 무대에서 쥐어 짜야 하기 때문에 체력관리는 필수다.

10. 극중 가장 몰입하게 되는 장면이 있나.
금현지 : ‘정은’이가 아빠와 이야기를 하는 장면이 있다. 무뚝뚝한 아빠가 정리해고를 당하면서 서울에 왔고, 대화를 나누는데 실제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나서 매번 펑펑 운다.

10. 부모님이 공연을 보셨나.
금현지 : 정말 좋아하시더라. 아빠가 그렇게 크게 웃는 걸 처음 봤다. 부모님이 꽤 앞에 앉아계셔서 얼굴을 다 봤는데, 묘한 기분이었다.

10. 꽤 긴시간 정은이로 살았다. 스스로 달라지는 점을 느낄 것 같다.
금현지 : 초반에는 감정신을 하다가 몰입이 안되면 다른 생각을 하면서 운다거나 그랬는데, 어느 날 연기를 하는데 그 아이(정은)의 마음이 돼 울고 있더라. 조금은 깊어졌구나를 느꼈다.

10. ‘정은’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겠다.
금현지 : 가끔 정은이를 떠올리면 눈물이 날 때가 있다. 또 그를 표현하는 건 나니까 잘 하지 못하면 미안하다는 생각도 든다.

10. 더불어 연기의 맛도 알아가는 거겠지.
금현지 : 연기를 할 때는 정말 재미있는데 끝이 없는 것 같다. 완벽하게 캐릭터가 될 수는 없고 깊어지는 방법밖에 없는데 하면 할수록 어렵다.

배우 금현지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금현지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10. 할 거라고 생각도 못한 연극인데, 애정이 느껴진다.
금현지 : 연기를 위해서는 꼭 해봐야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옥탑방 고양이’에 참여하면서 제작진, 선배들이 다양한 표현법을 알려주셨다. 하나를 표현하더라도 평이하지 않고 다양하더라. 정말 많은 걸 배웠다. 관객과 호흡하는 장면도 있는데 관객들이 행복하게 웃는 모습을 보면서 ‘연기하는 이유’를 알았다.

10. 연기자의 꿈은 언제부터 꿨나.
금현지 : 15살 때 영화 ‘웰컴 투 동막골’ 속 강혜정을 보고 연기자를 꿈꿨다. 소름이 돋고 나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했다. 시간이 흘러 고3 때, 연기 학원을 다니고 오디션을 보면서 본격적으로 시작해보려고 했다.

10. 그렇다면 꿈의 시작인 강혜정이 롤모델이겠다.
금현지 : 강혜정도 좋아하고, 인생 영화이기도 한 ‘만추’ 속 탕웨이도 동경한다. 스크린에 나오는 모습이 참 좋더라.

10. YG엔터테인먼트 연습생 이력이 눈에 띄었다.
금현지 : 스물두 살까지 YG엔터테인먼트의 연기자 연습생으로 있었다. 이후 나왔고, 본가인 부산에 있으면서 오디션 기회를 찾았다. 사실 포기하려고도 했는데 그때 영화 ‘레미제라블’을 봤다. 다시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10. 지금 이렇게 웃으면서 말하지만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것 같다.
금현지 : 배우라는 꿈을 가졌다고 했을 때, 아무도 응원을 해주지 않았다. 아마 우려나 걱정이 앞섰던 것 같다. ‘너 잘될 거야’라는 말을 해준 이가 없어서 외로웠다. 두근거림을 다시 느끼고 ‘이걸 하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한 이후부터는 스스로 마음을 다잡았다.

10. 어렵게 다시 시작한 만큼 ‘옥탑방 고양이’이는 더없이 소중한 작품이겠다.
금현지 : 정말이다. 만약 오후 1시에 오라고 하면 오전 10시부터 간다. 혼이 나도, 욕을 먹어도 현장에 있는 게 즐겁다.

10. 올해의 계획은 어떤가?
금현지 : 어떤 역할을 맡든지 믿고 보는 배우가 되고 싶다. 우선 상반기에는 ‘옥탑방 고양이’를 다른 팀과 다시 시작하는 만큼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또 다른 분위기와 색깔이 나올 것 같으니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다. 저 역시 더 정은이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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