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도깨비’ OST 커버/ 사진제공=CJ E&M
‘도깨비’ OST 커버/ 사진제공=CJ E&M

“저는 누구의 어떤 것도 뺏은 적이 없습니다.” “모두가 아프니 나도 아프다.”


가수 헤이즈와 한수지가 서로 다른 입장으로 SNS에 남긴 글이다. 접점이 없어 보이는 두 사람은 tvN 드라마 ‘도깨비’로 만났고, OST를 통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시작은 한수지의 글이었다. 그는 지난 10일 SNS에 “나는 얼굴이 없다…일상의 모습은 그대로”라는 글을 올렸다. 또 지난 21일에는 “마음이 아프다”라는 글을 게재했다가 지웠다. 이를 확인한 네티즌들은 다양한 추측을 내놨다.

한수지는 ‘도깨비’의 오프닝 타이틀 음악인 ‘라운드 앤드 라운드(Round and round)’의 가창자이다. 첫 회 방영 후부터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50초 가량의 이 곡은 헤이즈의 목소리를 더해 3분 30초로 완성됐다. ‘도깨비’의 마지막 OST로 주목을 받았다. 인기 절정인 순간 나온 곡이었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발매 당시 OST 제작사 CJE&M 측은 “한수지의 50초 버전을 3분 30초의 풀버전으로 편곡했다. 기존 버전 뒤에 늘어난 부분을 헤이즈와 한수지가 추가적으로 녹음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의 컬래버레이션으로 곡을 완성했다고 덧붙였지만, 실제 발표된 음원에서 한수지는 피처링으로 이름을 올렸다.

‘라운드 앤드 라운드’의 공개 후 한수지의 글이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떠올랐고, 이를 접한 헤이즈가 25일 자신의 SNS에 답답함을 토로하는 글을 게재하며 확산됐다.

헤이즈는 “스스로 떳떳하지 못한 행동은 여태껏 한 적도, 앞으로도 할 일이 없다. 다른 가수가 재녹음한 버전으로 곡을 발매해야 했던 이유에 대해서는 나도 모르겠다. 나는 드라마 관계자도 아니고 OST 기획자도 아니다”고 밝혔다.

논란이 커지자, CJE&M 측도 진화에 나섰다. 관계자는 “당초 곡을 구상했을 때부터 한수지 부분 외에 다른 목소리의 가창자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고 해명, “시청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원곡자와 OST 제작진이 모여 한수지의 50초 버전에 대한 발매와 방법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어 한수지도 썼다 지운 ‘나도 아프다’에 대해 ‘빼앗겼다’는 의미가 아니었다고 설명하며, “모두의 아름다운 추억을 상처 입혀 더 아프고 미안하다”고 전했다.

실로 ‘도깨비’에게 미안해야 할 상황이다. ‘도깨비’ 종영이 채 일주일도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 논란의 중심에 섰고, 극에 대한 시청자들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 같은 일이 발생해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