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유진 기자]
김기리가 한창 JTBC ‘힙합의 민족2’에 열을 올릴 당시, 그는 연예계를 뒤흔든 ‘몸캠 논란’에 휘말렸다. 각종 메신저와 SNS를 통해 유포된 일명 ‘연예인 몸캠 리스트’에 김기리의 이름이 거론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김기리는 “애초에 ‘몸캠’을 촬영한 적이 없는데 그런 루머에 휘말리니까 정말 황당하더라”면서도 처음 받아본 대중의 무시무시한 관심에 “엄청난 공포를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 직장인 친구를 통해 루머를 접했다. 말도 안 되는 내용에 웃으며 넘겼지만, 어느 날 새벽 자신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걸 보고 곧바로 심각성을 느꼈다.
“‘무슨 일이지?’ 하면서도 확 무서운 느낌이 들더라고요. 누군가 제 SNS 게시물에 ‘음 여긴 아직 조용하구만’이라고 댓글을 남기고 어떤 사람은 ‘진짜에요?’ 이런 내용을 남겼는데 그런 댓글 하나하나가 정말 너무 무서웠어요.”
사실 김기리는 그때까지만 해도 ‘이러다 말겠지’ 하는 마음이 더 컸다. ‘힙합의 민족2’에서 한 팀을 이뤘던 모델 강승현에게 “별일 없어?”라는 안부 전화를 받았을 때도 몰래카메라를 기획할 정도로 여유가 넘쳤다.
“승현이 전화를 받자마자 바로 연기를 시작했어요. 목소리 깔고 ‘나 큰일났다’고 했죠. 승현이가 완전히 속아가지고 얼굴 제대로 확인 해보라면서 걱정해주더라고요. 전화 끊고 나서는 더 심각해보이려고 ‘힙합의 민족2’ 출연자 단체 채팅방에서 나가버렸어요. 이후엔 승현이 빼고 나머지 출연자들을 전부 초대해서 ‘몰카’하자고 말도 맞췄어요.(웃음)”
김기리는 이번 ‘논란’을 통해 강승현을 다시 봤다고 말했다. ‘몰카’라는 사실을 밝힌 뒤 입에 담지 못할 욕까지 들었지만 그는 “정말 너무 멋있었다. 저한테 아무 걱정하지 말고 잘 처리하는 일에만 신경 쓰라더니 다른 출연자한테 얘기도 안했더라. 심지어 몰래 연습실에 가니까 댄서들과 제 몫까지 무대 동선을 맞추고 있었다”며 강승현의 의리를 칭찬했다.
강승현처럼 멋진 친구들만 있는 건 아니었다. 유쾌한 ‘몰카’를 성공리에 마친 후 ‘힙합의 민족2’ 촬영에 임한 그는 곧 큰 상처를 받았다. 지나가는 스태프들의 속삭임과 더불어 그의 가까운 지인들까지 논란에 대해 물으며 그를 힘 빠지게 만들었다.
“이렇게 해서 정신병에 걸리는구나 싶었어요. 촬영해야 되는데 여기저기서 전화오고 난리가 난 거예요. 아는 기자들부터 친구들, ‘초인가족’ 스태프 까지 진짜냐고 물어보더라고요. 그로부터 며칠 후에 장도연 선배 만나서 서운하다고 했을 정도예요. 제 평소 이미지가 문제였는지 모르겠는데 제 자신을 다시 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됐어요. 저 같으면 안 물어보고 모르는 척 넘어갈 것 같은데 좀 실망스러웠죠.”
그런 와중에 무대를 기다리던 관객들까지 무대 아래서 ‘몸캠’을 언급했다. 정신이 혼미해질 지경이었지만 그는 ‘뼈그맨’ 정신을 발휘해 용감하게 마이크를 쥐고 외쳤다.
“‘저에 관한 소문 들으신 분 손들어 보실래요?’라고 하니까 반 정도 손을 들었어요. 그 분들에게 제가 그랬죠. ‘아쉽게도 기대하신 건 없다’고요. 반응이 정말 웃겼어요. 아쉬울 때 야유하는 방청객 소리로 반응하시더라고요.”
김기리의 ‘뼈그맨’ 정신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어떻게든 해명해야겠다고 생각한 그는 후배들과 ‘개그콘서트’ 윤기영 작가를 불러 모아 아이디어를 짰다. 여러 가지 의견이 쏟아진 가운데 ‘몸캠’을 ‘몸을 캔다’는 새로운 의미로 해석하기로 결정한 그는 소품실에서 삽이란 삽을 모조리 빌렸다. 그는 “원래는 흙 속에 얼굴만 내놓고 파묻힐 생각을 했는데 날이 추워서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결국 김기리는 티셔츠를 벗고 민소매를 입은 채 삽을 든 여러 후배들에게 삽질을 당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공개, 그의 ‘몸캠’을 의심했던 대중들에게 ‘뼈그맨’으로 인정받았다.
“늘 저는 제가 ‘개그맨’이라는 걸 인지하고 있어요. 그런 상황도 정말 힘들긴 했지만, 강력 대응과 같은 단어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생각해낸 방법인데 많은 분들이 즐겁게 봐주시고 상황도 더 잘 수습된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웃음)”
김유진 기자 you@tenasia.co.kr
그는 처음 직장인 친구를 통해 루머를 접했다. 말도 안 되는 내용에 웃으며 넘겼지만, 어느 날 새벽 자신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걸 보고 곧바로 심각성을 느꼈다.
“‘무슨 일이지?’ 하면서도 확 무서운 느낌이 들더라고요. 누군가 제 SNS 게시물에 ‘음 여긴 아직 조용하구만’이라고 댓글을 남기고 어떤 사람은 ‘진짜에요?’ 이런 내용을 남겼는데 그런 댓글 하나하나가 정말 너무 무서웠어요.”
사실 김기리는 그때까지만 해도 ‘이러다 말겠지’ 하는 마음이 더 컸다. ‘힙합의 민족2’에서 한 팀을 이뤘던 모델 강승현에게 “별일 없어?”라는 안부 전화를 받았을 때도 몰래카메라를 기획할 정도로 여유가 넘쳤다.
“승현이 전화를 받자마자 바로 연기를 시작했어요. 목소리 깔고 ‘나 큰일났다’고 했죠. 승현이가 완전히 속아가지고 얼굴 제대로 확인 해보라면서 걱정해주더라고요. 전화 끊고 나서는 더 심각해보이려고 ‘힙합의 민족2’ 출연자 단체 채팅방에서 나가버렸어요. 이후엔 승현이 빼고 나머지 출연자들을 전부 초대해서 ‘몰카’하자고 말도 맞췄어요.(웃음)”
강승현처럼 멋진 친구들만 있는 건 아니었다. 유쾌한 ‘몰카’를 성공리에 마친 후 ‘힙합의 민족2’ 촬영에 임한 그는 곧 큰 상처를 받았다. 지나가는 스태프들의 속삭임과 더불어 그의 가까운 지인들까지 논란에 대해 물으며 그를 힘 빠지게 만들었다.
“이렇게 해서 정신병에 걸리는구나 싶었어요. 촬영해야 되는데 여기저기서 전화오고 난리가 난 거예요. 아는 기자들부터 친구들, ‘초인가족’ 스태프 까지 진짜냐고 물어보더라고요. 그로부터 며칠 후에 장도연 선배 만나서 서운하다고 했을 정도예요. 제 평소 이미지가 문제였는지 모르겠는데 제 자신을 다시 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됐어요. 저 같으면 안 물어보고 모르는 척 넘어갈 것 같은데 좀 실망스러웠죠.”
그런 와중에 무대를 기다리던 관객들까지 무대 아래서 ‘몸캠’을 언급했다. 정신이 혼미해질 지경이었지만 그는 ‘뼈그맨’ 정신을 발휘해 용감하게 마이크를 쥐고 외쳤다.
“‘저에 관한 소문 들으신 분 손들어 보실래요?’라고 하니까 반 정도 손을 들었어요. 그 분들에게 제가 그랬죠. ‘아쉽게도 기대하신 건 없다’고요. 반응이 정말 웃겼어요. 아쉬울 때 야유하는 방청객 소리로 반응하시더라고요.”
“늘 저는 제가 ‘개그맨’이라는 걸 인지하고 있어요. 그런 상황도 정말 힘들긴 했지만, 강력 대응과 같은 단어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생각해낸 방법인데 많은 분들이 즐겁게 봐주시고 상황도 더 잘 수습된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웃음)”
김유진 기자 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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