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음원 논란… 박명수가 알아야할 것

[텐아시아=손예지 기자]

개그맨 박명수가 불법 음원 사용 논란에 휩싸였다. 사과문을 게재했으나, 되레 논란에 불을 붙이는 모양이 됐다. 무엇이 잘못됐을까?

박명수가 DJ로 참석한 공연에서 네덜란드 출신 유명 DJ 하드웰의 음원을 불법 다운로드해 사용한 사실이 17일 세상에 알려졌다.

하드웰이 박명수의 디제잉 영상에서 자신의 ‘하드웰 온에어’ 중 쥬웰즈 앤 스팍스의 ‘Grande Opera’ 음원을 불법 다운로드해 재편집해 사용했음을 발견, 이를 트위터를 통해 공개·비판한 것.

해당 논란은 빠르게 퍼졌고 박명수 역시 자신의 SNS를 통해 사과문을 게재했다.

다음은 박명수 사과문 전문.

일단 선곡이 잘못된건 맞습니다.
대형클럽 옥타곤에선 불법 다운 파일은 음질저하로
사용치 않고 aiff 파일을 대부분 사용합니다.
순간적으로 선곡을 하다보니 실수가 있었습니다.
앞으론 좀 더 선곡에 신경쓰겠습니다
하드웰과 원작자도 제가 정말 좋아하는 분들입니다.
더 좋은 set으로 보답하겠습니다.

그러나 박명수의 사과문으로도 논란은 쉽게 사그러들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박명수의 사과문을 통해서는 그가 진짜 잘못한 일에 대한 이야기가 없다.

지망생 아닌 프로페셔널 DJ로 활동 중인 박명수가 불법 음원을 사용했다는 것은 당연히 잘못한 일이다. 그러나 박명수는 이에 대해 “음질 저하로 불법 다운 파일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틀렸다. 불법 음원이 불법인 이유는 음질 때문이 아니라 저작권 법을 어긴 것이기 때문이다.

사과문에는 입장이 모호하게 표현됐으나 다른 DJ의 믹스셋을 그대로 사용한 것 역시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믹스셋이란 DJ들이 자신들만의 음악 리스트를 만들어 1~2시간 분량으로 편집해 놓은 음원을 뜻한다. 박명수는 하드웰이 만든 믹스셋을 재편집해 사용했고, 이를 “순간적인 선곡 실수”라 설명했다.

박명수가 과연 진정성있게 디제잉에 임했는지에 대한 의혹으로까지 이어진다. 프로 DJ였다면 하기 힘든 실수고, “하드웰과 원작자를 정말 좋아한다”고 해서 용납될 수도 없는 일이다.

논란이 계속되자 박명수는 18일 방송된 KBS 쿨FM ‘박명수의 라디오쇼’를 통해 “잘못된 선곡에 있어서 많은 질타를 해 주시는데 잘못된 선곡은 제 불찰”이라고 다시 사과했다.

“신중하지 못한 점은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다. 진정 어린 사과가 중요한데, 제가 잘못한 것”이라고 사과문에 대한 질타도 언급했다. 박명수는 “같은 디제잉하는 분들 입장에서 걱정하고 많이 꾸짖으셨는데 앞으로 신중하게 임하도록 하겠다”며 거듭 사과의 뜻을 전했다.

박명수는 개그맨으로 데뷔했으나, 음악에 대한 애정으로 음원도 출시한 바 있는 어엿한 음악인이다. 뿐만 아니라 디제잉까지, 나이와 상관 없이 꾸준히 새 장르에 대해 배우고 도전하는 모습으로 대중의 응원을 받았다. 앞으로도 박명수가 새로운 도전을 이어나갈 계획이라면, 각 분야에 임하면서 보다 진정성 있고 책임감 있는 태도를 보일 필요가 있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