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유진 기자]
김혜수, 한석규 / 사진제공=SBS ‘낭만닥터 김사부’
김혜수, 한석규 / 사진제공=SBS ‘낭만닥터 김사부’
‘김사부의 첫사랑’은 무엇보다 한석규의 농익은 멜로 눈빛이 포인트였다. 의사로서의 낭만 뿐만 아니라 첫사랑의 낭만까지 지니고 있던 그는 첫사랑과의 재회 순간, 10년의 감정을 폭발시키며 마지막까지 시청자들을 빠져들게 했다.

지난 17일 오후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번외편은 ‘김사부의 첫사랑’으로 꾸며졌다. 번외편은 돌담병원을 찾아온 이영조(김혜수)와 그를 발견하고 혼란스러워하는 김사부(한석규)의 모습으로 시작됐다.

번외편의 제목을 떠나, 영조를 바라보는 김사부의 눈빛은 충분히 두 사람의 관계를 짐작하게 했다. 김사부는 영조와 재회한 첫 장면에서 애틋하면서도 아련하고, 당황스러우면서도 그리운 감정을 담아 눈을 맞췄다. 그 어떤 장면보다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두 사람의 스토리에 더욱 궁금증을 자아냈다.

두 사람은 과거 캠퍼스 커플이었으나, 각자 의사로서 다른 미래를 준비하면서 멀어졌고 결국 이별했다. 10년 전 얘기였다. 영조는 사실 에이즈 양성 환자의 수술을 부탁하기 위해 김사부를 찾은 것이었지만, 김사부와의 로맨스 이야기가 배경에 깔리면서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냈다. 특히 김사부는 최근 동료들을 잃고 힘들어하는 영조에게 묵묵히 어깨 한 쪽을 빌려주며 애틋함을 더했다.

마음과 다르게 헤어지게 된 두 사람이기에 그 사이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그리움이 내제돼 있었고, 오랜만에 나타나 김사부에게 힘든 수술을 부탁하는 이영조와 이를 돕고자 하는 김사부의 마음은 더 감동적으로 그려질 수 있었다. 김사부에게 지난 일을 털어놓고 어깨에 잠시 기댄 것만으로 힘을 얻은 영조의 모습을 통해 두 사람의 감정은 더 분명하게 드러났다.

‘낭만닥터 김사부’ 연출을 맡은 유인식 PD는 이날 방송을 앞두고 종방연 현장에서 번외편을 언급하며 “대본에는 ‘김사부가 영조를 한 번도 본 적 없는 눈빛으로 바라본다‘라고 써 있었다. 한석규는 정말 보여준 적 없는 눈빛으로 이를 멋지게 소화했다. 두 사람의 재회가 따뜻한 선물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유 PD의 말대로 ‘낭만닥터 김사부’는 냉철할 정도로 이성적이고, 고집스러운 신념을 가진 괴짜 김사부의 모습으로 끝나지 않았다. 혼자 있을 땐 올드팝을 듣고 후배들을 따뜻하게 챙기는 진짜 사부의 모습과 더불어 첫사랑 이야기를 통해 낭만 가득 로맨티스트의 면모까지 보여주며 말그대로 선물같은 엔딩을 선사했다.

김유진 기자 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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