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 기자]
단독 콘서트를 준비 중인 걸그룹 다이아(위)·러블리즈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텐아시아DB
단독 콘서트를 준비 중인 걸그룹 다이아(위)·러블리즈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텐아시아DB
‘단독 콘서트 개최’로 새롭게 성장사(史)를 쓰는 걸그룹들이 많아졌다.

걸그룹은 단독 콘서트 개최가 힘들다는 편견에 시달린다. 상대적으로 팬덤이 약한 걸그룹이 보이그룹에 비해 객석을 채우기 힘들기 때문이다. 실제 아이콘이 데뷔 무대를 가졌던 15,000석의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을 채운 걸그룹은 지금까지 소녀시대와 카라, 단 두 팀뿐이었다. 그런데 최근 이러한 고정관념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2~3년차 걸그룹들이 늘어나고 있다.

다이아는 오는 24~25일 서울 광장동 예스24 라이브홀에서 팬클럽 1기 창단식과 함께 단독 콘서트를 진행한다. 크리스마스에 열리는 콘서트답게 다이아 멤버들은 다채로운 무대와 다양한 콘셉트로 친구·연인·가족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따뜻한 연말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가요 관계자들에 따르면, 다이아는 다음 앨범에 수록될 유닛곡 2곡을 이번 콘서트를 찾은 팬들 앞에서 최초로 공개할 예정이다.

러블리즈는 내년 1월 13일부터 15일까지 3일간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첫 번째 단독 콘서트를 연다. 데뷔 2년 만에 단독 콘서트를 개최하는 러블리즈는 그동안 선보이지 않았던 수록곡 무대들을 비롯해 8명의 멤버 각각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새로운 무대들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지난여름 마마무·오마이걸·에이프릴은 걸그룹도 충분히 단독 콘서트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마마무는 지난 8월 13~14일 양일간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데뷔 2주년 첫 단독 콘서트를 열었다. 마마무가 준비한 콘서트 티켓은 오픈 1분 만에 매진됐다. 같은 달 20~21일 블루스퀘어에서 콘서트를 개최했던 오마이걸 역시 3분 만에 모든 티켓이 매진되는 기염을 토했다. 또, 데뷔 1주년을 맞아 강남구 백암아트홀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었던 에이프릴은 지난 10월 일본으로 건너가 첫 해외 단독 콘서트를 가졌다.

지난여름, 단독 콘서트를 개최했던 걸그룹 마마무(위)·오마이걸 / 사진제공=RBW, WM엔터테인먼트
지난여름, 단독 콘서트를 개최했던 걸그룹 마마무(위)·오마이걸 / 사진제공=RBW, WM엔터테인먼트
이처럼 신인급 걸그룹들의 단독 콘서트 개최가 많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MBK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롱런할 수 있는 걸그룹이 되기 위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완전체 무대뿐만 아니라 개인 또는 듀엣 무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각자 조금씩 성장을 경험한다”며 “이렇게 자생력이 길러지게 되면 그 다음 공연에서 훨씬 더 풍부한 모습을 보여주는 아티스트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미 단독 콘서트 개최 경험이 있는 오마이걸 소속사 WM엔터테인먼트 관계자 역시 “많은 걸그룹이 단독 콘서트 개최를 꿈꾼다”며 “2시간 가까이 무대를 채우고, 팬들과 호흡하는 방법을 직접 경험하면 실력적인 측면에서도 크게 성장한다”고 전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최근 걸그룹들은 전 국민을 상대로 마케팅을 하지 않고, 수는 적을지언정 공고한 팬덤을 구축해 일체감을 느끼면서 함께 커가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며 “수익적으로는 아쉬울 수 있어도 아이돌들이 응집된 팬들과 함께 소통하고 서로 커가는 것을 기대한다면 단독 콘서트 개최는 나쁘지 않은 마케팅 전략이다”고 분석했다.

이어 “다만 콘서트 콘텐츠의 내실을 갖추는 것이 필수”라고 조언했다. 그는 “과도한 MD상품을 판매한다든지, 유료 이벤트를 팬들을 상대로 빈번하게 여는 것은 팬심을 이용한 상술로 지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