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손예지 기자]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포스터 / 사진제공=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포스터 / 사진제공=JTBC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이하 스포트라이트)’에서 40년 전에도 최 씨 일가가 기업들에게 자금 출연을 강요한 정황을 포착했다.

20일 방송되는 ‘스포트라이트’에서는 최순실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53개 대기업이 774억 원을 출연하도록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것에 대해 조명한다. 검찰은 박근혜 대통령도 사실상 피의자 신분으로 인정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대기업 총수 7명과 만나 기부를 독려했고, 총수들은 그 자리에서 기업의 민원과 숙원사업 등을 전달했다고 한다. 공교롭게도 대통령 독대 후 기업들은 혜택을 받았다. 구속 수감됐던 SK 최태원 회장과 CJ 이재현 회장은 광복절 특별 사면됐고, 비자금 수사 결과 신동빈 롯데 회장도 불기소로 마무리됐다.

‘스포트라이트’ 취재 결과, 박 대통령과 최 씨 일가는 40년 전에도 동일한 방식으로 기업 돈 뜯기를 한 걸로 드러났다. 제작진은 이런 정황을 뒷받침하는 영상을 단독 발굴했다고 전했다. 제작진에 따르면 1975년 고 최태민은 당시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했던 박근혜 대통령을 만난 뒤 대한구국선교단을 설립했다. 구국선교단은 다음해 대한구국봉사단으로 이름이 바뀐 1978년 새마음봉사단이 되었고, 박근혜 대통령이 총재에 취임했다. 최태민은 명예총재에 올랐다.

제작진은 1978년 박근혜 총재가 운영위원들에게 위촉장을 주는 영상을 발굴했다. 운영위원 중 낯익은 얼굴도 있었다. 당시 이명박 현대건설 사장과 이건희 삼성물산 부회장, 김석원 쌍용그룹 회장, 김우중 대우 사장 등 재계 주요 인물들이었다.

당시 운영위원의 역할에 대해서도 파헤쳐졌다. 중앙정보부의 최태민 수사보고서에 따르면 봉사단은 운영비 명목으로 60여 명의 재벌 기업인들에게 1인당 찬조비 2천만~5천만 원씩을 받았다. 박근혜 총재와 최태민이 기업인으로부터 모금을 받은 것이었다. 결국 최태민이 최순실 로 바뀌었을 뿐 미르재단도 40년 전과 동일한 방식으로 기업 모금을 한 것이라는 것.

취재 결과에 따르면 1990년에도 최태민은 박근혜 당시 육영재단 이사장을 등에 업고 기업 모금을 했다. ‘근화보 운영기금 확보’에는 포항제철 박태준 회장과 아남산업 김향수 회장, 한국화장품 임충헌 사장, 대농그룹 박용한 회장, 대우그룹 김우중 회장이 협찬 그룹사 명부로 기재돼 있다. 서류에 기재된 이들의 기부 액수는 10억 8천만 원. 근화보는 새마음봉사단 후신인 근화봉사단이 제작한 신문으로 박정희 대통령 일대기와 정권 정당성을 홍보하는데 주안점을 두었다. 당시 근화보의 발행인과 편집인은 박근혜 육영재단 이사장. 당시 육영재단 핵심 관계자는 “한 달 동안 열 몇 군데를 타진하려 다녔는데 노태우 정권 때 효과가 좋았다. 그리고 추려진 게 이 회사들이다”고 밝혔다. 당시 육영재단과 근화봉사단 등 박근혜 이사장과 관련된 11개 재단의 돈줄은 최태민이 관리한 걸로 알려졌다. 그 중 일부는 박근혜 대통령의 선거 자금으로 활용된 정황도 포착됐다.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는 20일 오후 9시 40분에 방송된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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