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와이프’ 화면 캡처 / 사진=tvN 제공
‘굿와이프’ 화면 캡처 / 사진=tvN 제공
tvN ‘굿와이프’ 16회 2016년 8월 27일 오후 8시25분

다섯줄요약
이태준(유지태)에 맞서 서중원(윤계상)을 변호하게 된 김혜경(전도연). 혜경은 사건을 조사하면서 중원과 판사들 사이 돈거래 정황을 알게 되고, 태준이 파놓은 함정에 중원이 걸려든 척하며 검찰 기소 취하를 받아낸다. 서중원의 판사 매수 재판이 끝난 3개월 후, 태준·혜경은 쇼윈도 부부로 살고 태준은 국회의원 출마를 선언한다.

리뷰
‘당신이 가장 소중합니다!’
에필로그에 나온 이 문장에서는 ‘굿와이프’가 전도연의 성장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명확히 전달해준다. 지금껏 여주인공 혜경은 이태준의 교통사고 죄를 대신 뒤집어쓰고, 십여 년 간 남편·아들·딸을 위해 내 삶을 잃어버린 채 살아왔다. 변호사 생활을 시작한 초반에도 이타심이 가득하고 상냥한 변호사로 살았고, 그토록 자신을 실망시킨 태준과도 부부니까 다시 잘해보려는 마음이 있었다. 그러나 극이 전개될수록 그녀는 진실에 눈을 떴고, 내 감정이 무엇인지도 깨달았다. 남을 위한 삶을 살기 앞서 내 자신이 가장 소중하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래서 그녀는 태준과 이혼하고 중원을 선택하기로 결정했다.

여주인공의 결정은 바뀌지 않을 줄 알았고, 예상 가능한 결말이 나오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우리의 예상은 보기 좋게 틀렸다. 주인공 혜경이 이토록 실리적인 결정을 하리라곤 미처 생각 못했다. 최종회 혜경은 중원과 여전히 좋아 지내는 듯하면서도 태준과 이혼하지 않는 ‘쇼윈도부부’의 삶을 택했고, 그 결과로 태준을 자신의 변호사 일에 이용하는 영리함을 보여주었다. 혜경과 태준이 필요에 따라 서로가 서로를 이용하는 형식적인 부부 사이가 된 것이다. 한국 드라마라면 혜경과 중원이 결혼해 행복하게 잘 살았다는 해피엔딩, 실제 현실에서는 일어나기 쉽지 않는 이상적인 결말을 보여주었겠지만, ‘굿와이프’는 끝까지 시청자의 뻔한 예상은 틀렸다며 허를 찌르는 결말을 내놓았다. 굿와이프의 결말은 어찌 보면 등장인물들 각각 큰 손해 없이 챙길 수 있는 건 어느 정도 챙겨낸 한국 드라마상 ‘가장 합리적인 결말’로 평가되지 않을까 싶다. 이런 결말을 낸 데에는 ‘실리’를 중시하는 미국 드라마, 미국 문화도 어느 정도 작용되었을 것이다.

마지막 회에서 혜경의 활약은 단연 돋보였다. 혜경은 물 만난 고기마냥 재판장을 주름잡았다. 그녀는 서중원의 변호를 위해서 뛰어난 변론 실력을 보여주었고, 태준이 파놓은 함정에 일부러 미끼를 무는 고단수적인 면모를 드러냈다. 혜경은 함정에 걸려들지 않기 위해선 ‘결백’만이 통한다며 중원의 진실을 영리하게 밝혔다. ‘재판은 공과 같다’는데 혜경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의 흐름을 끝까지 주시해 태준의 공격을 막았다. 태준의 공격이 이번 수사는 ‘중원의 처벌’이 아니라 ‘판사의 비리’에 초점이 맞추어져 그가 MJ로펌을 이용했다는 반전까지, 굿와이프는 끝까지 법정 싸움의 재미 또한 놓치지 않았다.

이제야 혜경이 사이다 변호사로서 활약을 본격적으로 접해보나 싶었는데, 보자마자 이별이다. 혜경이 김단의 도움 없이도 변호사로서 주체적으로 통쾌하게 이기는 모습을 더 보고 싶은데, 앞으로 태준이 국회의원에 출마해 어떻게 될지도 궁금한데, 태준-혜경-중원 사이는 어떻게 달라졌을지 알고 싶은데 드라마가 끝났다. 열린 결말을 보여준 ‘굿와이프’. 여전히 주인공들이 더 보고 싶고 다음 내용이 궁금한 결말을 보여줬으니 ‘굿와이프 시즌2’ 제작 기대해본다.

수다포인트
– 김서형·윤계상, 매력적이고 훈훈한 남매였습니다. 좋은 케미 보여준 두 분께 감사합니다.
– 왜 이리 드라마가 짧게 느껴지죠? 전도연이 변호사로 성장하는 모습 더 보고 싶은데.
– 김서형과 썸남은 어떻게 되었는지 더 보고 싶은데.
– 끝나는 게 정말 아쉬운 드라마.
– 3개월 후 법정에 선 전도연, 그런데 또 상대 검사석에 전석호가 앉아 있네요. 전석호 또 지나요?

이윤미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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