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줄요약
부당 해고 집단 소송을 맡은 김혜경(전도연). 혜경은 상대 회사 측 변호인으로 손동욱(유재명)을 다시 만나게 된다. 동욱은 여전히 재판에서 능수능란하게 변론하지만, 김단(나나)이 분식회계 정보와 증인을 확보함으로써 혜경이 원하는 보상과 합의를 이끌어낸다. 혜경은 이태준(유지태)이 서중원(윤계상)의 판사 뇌물 수수 혐의를 수사 중인 것을 알게 된다. 혜경은 태준에게 이혼합의서를 내밀고, 중원에게 함께 하고 싶다고 고백한다.
리뷰
전도연이 변했다. 손동욱 변호사가 혜경에게 발전이 빨라 재미있다며 스카우트 제의까지 할 만큼 혜경은 실력 있는 변호사로 성장하고 있다. 이제 혜경은 양심과 사회 정의 지키기, 의뢰인의 권익 챙기기 딜레마적인 상황에서 의뢰인을 먼저 생각하는 변호사가 되어 동욱 변호사를 당황스럽게 만든다. 이번 재판에서도 김단의 고단수 스킬(분식회계 정보를 캐낸 스킬)이 부당 해고 합의 도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긴 했지만, 김단이 잘 차려준 밥상 위에서 맛있게 음식을 먹으며 동욱에게 물만 먹인 혜경도 무시할 수 없는 역할을 했다.
혜경은 더 이상 인간적이고 상냥하기만 한 변호사는 아니지만,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도 않는 솔직한 여자가 되었다. 혜경은 중원을 태준이 수사하는 것을 알고서도, 딸 서연(박시은)의 연락두절에 태준과 잠시 다시 가족으로 뭉치게 되었는데도, 중원과 헤어져야 할 수많은 이유를 생각해보고서도, 결국 중원을 포기하지 않기로 했다. 이런 혜경을 불륜녀라고 욕할 수도 있겠지만,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감정·삶이 가장 중요한 것이므로, 혜경의 결정은 현재 감정 변화에 따른 명확한 선택이었다. 혜경이 또다시 감정을 억누르고 과거 삶으로 돌아간다면 태준과 가족들은 잠시나마 평화로운 삶을 살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혜경의 삶은 불행해질 테고, 엄마의 불행을 지켜봐야 하는 아들·딸 또한 계속 괜찮게 지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엄마도, 아빠도, 아들도, 딸도 모두 남의 시선·편견과 상관없이 자신의 감정대로 움직일 때 행복하기 마련이다. 어찌 보면 혜경이 중원과 함께 있으면 진짜 내가 되는 것 같아 좋다는 감정과, 서연이 소년원 오빠를 두었든 안 두었든 상관없이 친구가 좋아서 친하게 지내는 감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소년원 오빠를 둔 친구’, ‘새로운 남자와의 사랑’이란 편견이 뭐든 당사자인 내가 좋고, 부모의 승낙·이혼 등으로 상황 정리가 확실하다면 그게 큰 문제가 될 수 있을까 싶다.
혜경이 태준에게 이혼합의서를 내밀며 부부 관계를 정리하는 주체적인 여성으로 성장하고 있다면, 김단은 이미 능력자이면서도 쿨한 여성상을, 명희는 이지적이고 카리스마 있는 여성상을 보여준다. 보통 한국 드라마라면 시누이가 남동생의 연인으로 가당치 않은 짝, 애 딸린 유부녀 혜경을 쥐 잡듯이 괴롭히는 내용이 나왔겠지만, ‘굿와이프’의 명희는 흔하디흔한 막장극 속 못된 시누이 캐릭터와 차원이 다른 고상함과 품위와 예의를 드러낸다. 이처럼 세 여자 주인공이 걸크러쉬의 매력을 한껏 드러내고 있으니, 저절로 혜경·김단·명희를 응원하게 된다.
하지만 세 여성과 중원 앞에 위기의 내일이 예고되고 있다. 태준이 중원에게 ‘뇌물 수수 혐의 수사’란 미끼를 던지면서 명희 말대로 로펌이 망하고, 모두가 망하는 극단적인 결과까지 나올 수 있는 위기 상황이 찾아오고 있는 것이다. 태준이 던진 미끼에 중원은 걸려들게 될까? 어떤 식으로든 위기는 닥쳐오겠지만, 혜경과 중원에게 이 위기가 스쳐 지나가길 바랄 뿐이다.
수다포인트
– 김서형과 유지태 신경전, 어깨깡패 유지태 앞에서도 전혀 꿀리지 않는 김서형 언니 포스 짱!
– 미모 甲, 몸매 甲, 능력까지 甲인 나나. 어디서라도 로펌에 무슨 일이 생기면 나나가 출동하지요.
– 유재명, 능수능란한 변호사 연기에 엄지 척!
이윤미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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