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손예지 기자]
Mnet ‘힛 더 스테이지’, JTBC ‘걸스피릿’ 포스터 / 사진제공=Mnet, JTBC
Mnet ‘힛 더 스테이지’, JTBC ‘걸스피릿’ 포스터 / 사진제공=Mnet, JTBC
“정형화된 ‘아이돌’의 모습은 잊어라!”, “숨겨진 열정과 재능을 폭발시키는 전혀 다른 음악경연” 각각 예능계를 점령한 경연 프로그램 대열에 나란히 이름을 올린 Mnet ‘힛 더 스테이지’와 JTBC ‘걸스피릿’이 내건 슬로건이다.

‘힛 더 스테이지’는 댄스에 일가견이 있는 8인의 아이돌 멤버가 각각 전문 댄스 크루와 팀을 이뤄 춤으로 실력을 겨루는 프로그램이다. 아이돌이 안무 구상과 선곡, 콘셉트를 비롯한 무대 전체를 디렉팅한다는 점에서 그간의 댄스 경연 프로그램과 차별성을 둔다.

‘걸스피릿’은 데뷔 후에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던 여자 아이돌 보컬들의 숨겨진 실력을 확인할 수 있는 경연 프로그램이다. 데뷔 5년 이내의 아이돌 메인 보컬로 이루어진 12인의 멤버들은 매주 순위에 따라 다양한 콘셉트의 공연을 펼치며, 마음껏 실력을 발산한다.

두 프로그램의 공통점은 ‘아이돌’의 ‘숨은 실력자’를 조명한다는 데 있다. 이들은 왜 아이돌 재발견에 나섰을까?

막대사탕을 흔들며 ‘키싱 유(Kissing You)’를 부르던 소녀시대 효연은 사실 락킹, 팝핀 등 다양한 장르의 댄스에 능통한 실력자다. 씨스타의 래퍼로 알려진 보라 역시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발레를 시작해, 방송 안무는 물론이고 현대 무용, 탭댄스까지 섭렵했다. 레이디스코드의 소정은 데뷔 전 Mnet ‘보이스코리아’로 실력을 알렸다. 당시 소정은 오직 목소리와 가창력만으로 심사위원들로부터 만장일치 합격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기존의 음악방송 프로그램에서는 이들이 제 실력을 온전히 발휘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아이돌’하면 자동으로 ‘칼군무’가 떠오르는 흐름에 맞춰, 아이돌 멤버들은 오차 없이 완벽한 퍼포먼스를 선보이기 위해 합을 맞춘다. 노래 역시 마찬가지다. 팀의 콘셉트에 맞춰진 3분짜리 노래를, 그마저도 10명 남짓한 멤버들이 나눠 불러야 한다.

아이돌 원석들이 숨어있을 수밖에 없었던 것은 필연이었고, 그러므로 그들을 발굴하는 일이 필요했다. ‘힛 더 스테이지’와 ‘걸스피릿’이 그 일을 해내는 중이다.

‘힛 더 스테이지’ 호야(왼쪽 위, 아래), ‘걸스피릿’ 러블리즈 케이 / 사진제공=Mnet, JTBC 방송화면
‘힛 더 스테이지’ 호야(왼쪽 위, 아래), ‘걸스피릿’ 러블리즈 케이 / 사진제공=Mnet, JTBC 방송화면
‘힛 더 스테이지’ 최정남 PD는 “프로그램 기획 단계에서 K-POP 가수들 중 춤 담당 멤버들을 먼저 찾았다. 팀 내에서 인지도는 조금 낮을지언정 춤 실력으로만 봤을 때는 뛰어난, 숨겨진 원석 같은 멤버들이 많이 있었다. 우리나라 스타들 중 이렇게 춤을 잘 추는 멤버가 있었다는 것을 방송으로 보여주고 싶었다”며 기획의도를 밝혔다.

아이돌에게도 이런 경연 프로그램은 대환영이라는 반응이다. ‘힛 더 스테이지’를 통해 발군의 실력을 뽐낸 호야와 ‘걸스피릿’에서 타고난 음색과 보컬 실력을 재조명받고 있는 케이의 소속사 울림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호야의 경우, 7년차가 돼 가는데 콘서트 말고는 ‘호야의 무대’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힛 더 스테이지’를 통해 대중에게도 호야의 실력을 보여주고 춤에 대한 열정을 보여줄 수 있어 좋은 기회인 것 같다”고 밝혔다. 또 “케이는 러블리즈의 메인 보컬이다. 걸그룹이 라이브를 잘한다는 인식이 많이 없는데, 경연 순위를 떠나서 ‘걸스피릿’을 통해 실력적인 부분을 많이 보여줄 수 있어 그 자체로 좋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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