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틴탑 엘조가 지난 9일 서울 중구 중림동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슬기 기자 kelly@
틴탑 엘조가 지난 9일 서울 중구 중림동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슬기 기자 kelly@
무대 위 카리스마를 발산하던 틴탑의 엘조는 지웠다. 그 자리를 엉뚱한 4차원 드러머 서재훈으로 채워 넣었다. 엘조가 SBS ‘딴따라’(극본 유영아, 연출 홍성창 이광영)를 통해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냈다. 연예계 반대에 부딪힌 서울대생 ‘엄친아’ 서재훈에게서 ‘칼군무’를 뽐내던 틴탑의 래퍼는 찾아볼 수 없었다. 엘조는 ‘딴따라’를 통해 “연기 잘하는 신인의 발견”이라는 찬사까지 얻었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칭찬에 고개를 내저었다. “아직 연기 점수조차 매길 수 없다”면서 계속해서 연습하고, 배워나갈 것이라고 ‘모범생’같은 말을 했다. 하지만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딴따라 밴드를 이끌던 수장 지성을 통해 훌륭한 선배의 모습을 배웠고, 또래 친구들과 호흡하면서 연기의 즐거움을 깨달았다. 엘조의 연기 인생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10. 첫 지상파 드라마를 무사히 마쳤다.
엘조 : 처음부터 함께 하는 것이 아니라 중간 합류라서 부담감이 컸다. 다른 배우들에게 폐를 안 끼치고 싶었다. 드럼 연습도 열심히 했다. 고민이 컸다. 그런데 촬영 현장에 가니까 선배들이 연기에 대해 많이 도와주시더라.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마음을 편하게 가지고 연기할 수 있었다.

10. 연기는 만족하는가?
엘조 : 모니터를 많이 하는 편이다. 계속 약점을 찾았다. 발음, 자세, 표정 등 고칠 것 밖에 없더라. 그냥 들었던 생각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것. 고쳐야 할 부분이 너무 많다.

10. 서재훈은 엉뚱한 면모가 돋보인 캐릭터였다. 실제로는 되게 조용한 걸로 알고 있는데.
엘조 : 서재훈이 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 성격은 정말로 정반대다. 그런데 힘들 지는 않았다. 연기가 재미있었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으로 생활하는 게 매력적이었다.

10. 연기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엘조 : 아무래도 드럼이었다. 천재 드러머 역할이니까, 정말 드럼을 잘 쳐보여야 했다. 연주하는 곡을 셀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이 들었다. 몸에 곡의 박자가 스며들기를 바랐다. 해외 투어를 나갈 때는 드럼 스틱을 계속 돌리면서 연습을 했다. 그리고 캐릭터가 무조건 매력적으로 느껴졌으면 했다. 평범하지 않고, 시청자들에게 서재훈을 매력적인 캐릭터로 보였으면 해서 혼자서 상상을 많이 했다. 드럼 또라이, ‘드또’라는 별명이 생겼다. 그 부분은 만족한다.

틴탑 엘조 / 사진=조슬기 기자 kelly@
틴탑 엘조 / 사진=조슬기 기자 kelly@
10. 무대 위에서 춤이 아닌 드럼을 칠 때 색달랐을 것 같은데.
엘조 : 사실 큰 차이는 못 느꼈다. 연주나 퍼포먼스나 한 곡을 위해 열심히 연습해서 대중에게 보이는 것은 똑같으니까. 그런데 확실히 틴탑 활동 때보다는 조금 덜 힘든 건 있었다. (웃음)

10. 서재훈은 연예계 데뷔에 있어 부모님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힌다. 엘조의 데뷔 과정이 궁금하다.
엘조 : 작가님하고 사전 미팅을 했을 때 내 데뷔 과정을 말씀드렸다. 그 얘기를 반영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도 극 속 캐릭터처럼 엄마가 반대를 하시고, 아빠가 도와줬다. 그래서 엄마에 대한 마음을 공감해서 표현할 수 있었다. 나는 사춘기가 한 번도 온 적이 없다. 그 만큼 엄마 말을 잘 들으면서 살아왔다. 그래서 서재훈 캐릭터에 애착도 많이 가고, 이해하기도 편했다. 내가 연예인을 한다고 했을 때 엄마가 걱정을 많이 했다. 데뷔할 당시인 2009년과 2010년에 좋지 않은 일이 꽤 있었다. 아들에 대한 걱정이 크셨다. 지금은 내가 나온 장면을 몇 번씩이나 돌려보시면서 좋아한다. 극 속에서 연예계 반대를 하던 엄마가 나중에는 적극적으로 지원을 해주지 않나. 그때 엄마들은 역시 자식을 이겨낼 수 없다는 걸 느꼈다.

10. 만약 엘조의 자식이 연예인을 한다고 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엘조 : 나는 지지를 해줄 것 같다. 하고 싶은 거를 응원해주려고 한다. 다만 열심히 할 각오를 볼 것 같다. 연예인이 힘들다고 하지만, 세상에 힘들지 않은 직업은 없는 것 같다.

10. ‘딴따라’는 매니저의 고군분투기를 그렸는데.
엘조 : 무대에만 서는 입장이라 사실 배경을 잘 모른다. 관심이 많아졌다. 우리 회사도 많이 힘들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저희 대장, 사장님 생각이 많이 나더라.

틴탑 엘조 / 사진=조슬기 기자 kelly@
틴탑 엘조 / 사진=조슬기 기자 kelly@
10. ‘대상 배우’ 지성과의 호흡은 어땠나?
엘조 : 지성 선배와 둘이서 대사를 맞추는 장면이 있었다. 슛이 들어갈 때 대사를 맞추자고 해서 함께 호흡을 맞췄는데, 그때마다 선배가 많은 조언을 해줬다. 그걸 들으면서 정말 값진 연기 수업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 내가 만약 지성 선배 같은 위치에 있다면, ‘저렇게 성실하고 후배들을 잘 챙기는 배우가 될 수 있을까’를 생각했다. 마음이 깨끗하다는 걸 느꼈다. 그 전에는 연기 잘하는 배우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 존경하는 선배가 됐다.

10. 강민혁, 공명, 이태선 등 딴따라 밴드 그리고 혜리와도 많이 친해졌을 것 같다.
엘조 : 정말 많이 친해졌다. 시간 날 때마다 밥도 먹고, 영화도 보고, 대기 시간에도 함께 있으니까 가까워지더라. 요즘에는 볼링에 빠져서 볼링 얘기를 한창하고 있다.

10. 팬들이 열정적으로 엘조의 연기를 응원해줬다.
엘조 : 촬영을 할 때 서포트를 많이 해줬다. 너무 고맙다. ‘더쇼’나 팬미팅 촬영 때 팬들이 많이 찾아와줬다. 응원해준 팬들에게 정말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내가 보답하는 길은 더 열심히 활동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빨리 틴탑 활동이나 좋은 작품으로 찾아뵙고 싶다. 나는 일을 하는 게 좋다. 팬들에게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 하고 싶다.

10. 엘조가 서재훈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엘조 : 우선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르겠다. 서재훈과 너무 빨리 헤어지는 느낌이 든다. 그래도 다음 작품 준비하면서, 서재훈을 집에서 계속 볼 예정이다. 지금처럼 건강한 서재훈의 모습으로 남아줬으면 한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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