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어 마이 프렌즈’ 화면 캡처 / 사진=tvN 제공
‘디어 마이 프렌즈’ 화면 캡처 / 사진=tvN 제공
tvN ‘디어 마이 프렌즈’ 9회 2016년 6월 10일 금요일 오후 8시 30분

다섯줄 요약
장난희(고두심)는 어릴 적 왜 자신을 죽이려했냐고 묻는 박완(고현정)에게 화만 내고, 완을 피한다. 결국 집에 온 난희에게 완은 어릴 적부터의 감정을 꺼내며 절규하고, 난희는 분노하는 완을 말리며 둘은 서로에게 감정을 드러낸다. 완은 서연하(조인성)와 통화하며 이제야 이별에 대한 사과를 하고, 결국 연하가 보고 싶어 공항으로 향한다. 오충남(윤여정)은 조희자(김혜자)에게 이성재(주현)를 양보하고, 희자와 성재는 여행지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

리뷰
어릴 적 남편의 불륜으로 약을 먹고 죽을 결심을 했던 난희는 세상에 어린 딸을 남기고 죽을 수 없어 함께 죽을 마음으로 완에게도 약을 먹였다. 먹기 싫어도 엄마의 뜻을 따라 약을 마셨던 완은 그 때부터 또 버려질까 또 죽게 될까 하는 마음에 엄마의 말을 잘 듣고 어긋남이 없는 딸이 되었다. 그렇게 인생의 트라우마로 자리 잡은 엄마에게 이제야 그 때 왜 그랬냐고, 엄마가 낳았으니 엄마 맘대로 죽여도 되냐는 완의 절규는 왠지 모를 시원함마저 안겨 준다.

이제야 드러난 과거의 상처, 장애인이 된 연하를 버리고 막 살아보겠다고 동진을 만났던 것이라며 뱉어내는 완의 감정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부릅뜬 완의 눈에서는 살기가 느껴졌고, 결국 노트북을 던지고 유리병을 깨고 그 위로 자신의 손이 다치는 줄도 모르고 내리친다. 말을 돌리고, 애먼 화를 내고 피하려던 난희는 그런 딸을 온 몸으로 끌어안았다. 연하를 버린 것이 자신의 이기심 때문만이 아니라 만만한 엄마 탓을 해야 했던 것이었음을 알고 있으면서도 분노가 그치지 않는 완, 그저 딸을 안으며 ‘피 나, 하지 마. 이제 다 알았으니까 싫으면 싫어해’라는 엄마 난희. 이 싸움이 어떻게 끝날까, 과연 이 상처를 씻어낼 수 있을까 싶기도 했다. 다음날 아침 차분해진 완과 난희였지만, 안절부절 못하며 아침을 먹고 가라는 난희를 뒤로 하고 완은 돌아간다. 후에 완의 집에 와서도 여전히 망설이는 난희에게 ‘한두 번 싸워, 어색하게 왜 그러세요’라는 완의 말은 끝없어 보였던 감정의 골도, 어렵기만 한 화해의 순간도 한 끗 차이였음을 느끼게 한다. 세상의 모든 모녀가 그런 것처럼.

우리의 모습과 어딘가 닮아있는 이 모녀 관계는 많은 생각을 안겨준다. 치열하게 싸우면서도 결국 받아들이며 사랑할 수밖에 없는 관계임을. 포장되지 않은 이 날 것 같은 싸움이 우리의 진짜 모습이 아니었을까. 이제껏 눌러두었던 완의 감정이 탁 터지는 순간, 평소처럼 또 살아가는 둘은 여느 드라마의 갈등이 해소되는 순간들처럼 아름답거나 거창하지는 않았지만, 그래서 진짜 같았고 이는 우리의 속마저 풀리는 느낌을 전해준다.

가장 깊숙한 곳에 있던 이야기, 그로 인한 상처를 밖으로 꺼냄으로 둘은 한 걸음 더 가까워졌고, 이는 완이 연하를 떠나온 것도 3년 만에 얘기할 수 있게 해준다. 급기야 연하가 보고 싶은 마음에 공항으로 향하는 완. 상처도 엄마도 미안한 마음도 모두 떨쳐낸 그녀가 다시 연하에게 돌아가게 될까.

수다포인트
-애틋한 마음 고스란히 느껴지는 영원(박원숙) 이모의 어깨 연기!
-제삿날이 석균(신구) 아저씨의 운수 좋은 날이 될 것 같은 예감이 드는군요.
-충남의 교수 친구들은 정말 교수가 맞을까요?

김지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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