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 기자]
⇒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10. 아직도 교복이 잘 어울린다.
김고은: 입을 수 있을 때까지 입어볼 생각이다. (웃음) 지금 내 나이가 한 살 먹는데 굉장히 민감한 나이다. 전에는 아이돌을 봐도 나랑 한두 살 차이였는데, 지금은 열 살 가까이 차이가 나더라. 그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좀 가슴이 아프다.
10. 극 중 혜지는 미술을 통해 답답한 감정을 해소한다. 김고은은 어떻게 스트레스를 해소하는지 궁금하다.
김고은: 노래방에 간다. 한국에 노래방 없었으면 어떻게 했을까 싶다. 중국에 살 때도 일주일에 한 번씩 한인들 모여 사는 동네에 있는 노래방에 갔었다. 다 큰 다음에도 친구들이랑 노래방 가고, 혼자서도 노래방 가고 그런다. (웃음)
10. 그래서 ‘계춘할망’ 엔딩 크레딧 OST를 부른 건가? (웃음)
김고은: 끝까지 안 하겠다고 했었다. 한 번 뮤지컬을 한 적이 있었는데, 목 상태가 안 좋은 날은 스트레스를 이루 말할 수가 없더라. 그런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나서 나와 뮤지컬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노래는 나한테는 포기할 수 없는, 사랑하는 취미다. 그런데 억지로 나한테 노래를 시키면 일이 되는 거니 감독님한테 내 취미를 빼앗지 말아 달라고했따. 명색이 배우인데 노래를 자꾸 시키면 좀 그렇다고 말했는데.
10. 말했는데?
김고은: 감독님이 그렇게 포기하시고, 몇 달 있다가 완성본을 봤다. 영화를 보면서 엄청 울었는데 시선이 따갑더라. 옆을 쓱 봤더니 감독님께서 노래 한 번 해달라고 하시더라. 완성본을 보니까 왜 그런 부탁을 하시는지 알겠더라. 그래서 부르겠다고 했었다. 대신 내가 노래를 부르는 영상을 뮤직비디오로 만드는 건 반대했다. 내가 OST를 부르겠다고 결심한 이유도, 엔딩 크레딧에 나와야 하는 노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기 전에 노래와 그 배경을 만난다면 감동이 절감된다고 생각했다.
10. 그 마지막 노래가 확실히 감성을 건드리더라. 이성경이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김고은이 노래를 잘 부른다고 괜히 말한 게 아니더라.
김고은: 앞으로 배우들이랑 노래방 가면 안 되겠다. (웃음) 성경 언니와 ‘치인트’로 친해졌는데, 언니도 노래를 좋아한다. 노래방도 좋아하고. 그래서 둘이 만나면 노래방을 간다.
10. 최근에는 어떻게 시간을 보내고 있나?
김고은: ‘태양의 후예’를 몰아봤다. 이틀이 사라졌다. 원래 드라마를 1회부터 안 보면 아예 안 보는 스타일이다. 1초도 안 본다. ‘태양의 후예’도 그랬다. 그 시기에 나는 ‘치인트’ 때문에 볼 수가 없었으니까. 그런데 며칠 전, 우연히 ‘태양의 후예’ 스페셜 방송이 재방송되는 걸 봤다. 3분 정도 봤나? 안 되겠다 싶어 바로 IPTV로 1회를 틀었다. 그리고 이틀이 사라졌다. (웃음)
10. ‘은교’ 이후 김고은이 출연했던 작품들을 보면 대중들이 김고은이란 배우를 느끼기에는 조금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전작인 ‘치인트’부터 대중들과 친해지려고 노력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번 ‘계춘할망’도 마찬가지고.
김고은: 그전에는 내가 대중에게 어떻게 보이는가에 초점을 둔 것이 아니라 내가 어떻게 하면 더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스스로 내 연기가 남이 보기엔 부족하다고 생각했고, 그 자리에 머무를 순 없으니 계속 발전하고 싶었다. ‘신인’이란 타이틀을 벗어나고 싶었다. 그렇게 5년을 달려오고, 이제 난 신인이 아니란 마음가짐으로 책임감 있게 작품에 임했던 것이 ‘치인트’였다.
10. 여전히 ‘은교’의 김고은만 기억하고, 그때의 연기가 가장 좋았다고 사람들도 꽤 많다. ‘은교’가 김고은의 발목을 잡고 있는 건 아닐까?
김고은: 오히려 대표작이 있는 거에 감사하다. 데뷔작이 대표작이 되었기 때문에 그래서 더 나를 내던질 수 있었다. 계속 칭찬받는 연기를 할 수 있었지만, 그럼 발전이 없으므로 더 나를 내던졌던 것 같다. 연기하면 할수록 어렵다는 선배님 말씀이 맞는 것 같다. ‘은교’ 때는 정말 아무것도 몰랐다. 카메라가 뭔지도 모르고, 감정만 부여잡은 채 감독님과 3~4시간 얘기하고, 한 신 찍으면 미션 클리어였던 시기다. 그 기억들이 정말 소중하고, 계속 꺼내 볼 수 있는 기억들인 것 같다. ‘은교’라는 첫 단추를 정말 잘 끼웠다고 생각한다.
10. 김고은은 김고은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건가?
김고은: 늘 지금까지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단 얘기를 했다. 그 이유는 내가 시간이 지나고, 내가 생각하는 기준이나 가치가 바꿀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냥 ‘좋은 배우’가 되어야겠다고만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관객들을 설득하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 내가 연기하는 인물에 설득당했으면 좋겠고, 구구절절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내 연기가 관객들을 모두 설득하는, 설득력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10. 추상적이었던 목표가 점차 구체적으로 바뀌는 과정인가보다.
김고은: 이제 신인이 아니니까? 다들 나보고 신인이 아니라고 그런다. (웃음) 신인일 땐 뭐든지 다 해보고 싶었는데 말이다. 사실 지금도 크게 달라진 건 없다. 남은 20대의 시간은 해보지도 않고, 난 못한다고 생각하기보단 과감하게 이것저것 해보고 싶다. 책임감 없이 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그래도 20대가 그렇게 안정적이고 체계적일 필요는 없는 나잇대니까 그것에 맞게 살고 싶다. 대신 많은 도전을 하면서 기복을 없애고 싶다. 내 목표는 그거다.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10. 아직도 교복이 잘 어울린다.
김고은: 입을 수 있을 때까지 입어볼 생각이다. (웃음) 지금 내 나이가 한 살 먹는데 굉장히 민감한 나이다. 전에는 아이돌을 봐도 나랑 한두 살 차이였는데, 지금은 열 살 가까이 차이가 나더라. 그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좀 가슴이 아프다.
10. 극 중 혜지는 미술을 통해 답답한 감정을 해소한다. 김고은은 어떻게 스트레스를 해소하는지 궁금하다.
김고은: 노래방에 간다. 한국에 노래방 없었으면 어떻게 했을까 싶다. 중국에 살 때도 일주일에 한 번씩 한인들 모여 사는 동네에 있는 노래방에 갔었다. 다 큰 다음에도 친구들이랑 노래방 가고, 혼자서도 노래방 가고 그런다. (웃음)
10. 그래서 ‘계춘할망’ 엔딩 크레딧 OST를 부른 건가? (웃음)
김고은: 끝까지 안 하겠다고 했었다. 한 번 뮤지컬을 한 적이 있었는데, 목 상태가 안 좋은 날은 스트레스를 이루 말할 수가 없더라. 그런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나서 나와 뮤지컬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노래는 나한테는 포기할 수 없는, 사랑하는 취미다. 그런데 억지로 나한테 노래를 시키면 일이 되는 거니 감독님한테 내 취미를 빼앗지 말아 달라고했따. 명색이 배우인데 노래를 자꾸 시키면 좀 그렇다고 말했는데.
10. 말했는데?
김고은: 감독님이 그렇게 포기하시고, 몇 달 있다가 완성본을 봤다. 영화를 보면서 엄청 울었는데 시선이 따갑더라. 옆을 쓱 봤더니 감독님께서 노래 한 번 해달라고 하시더라. 완성본을 보니까 왜 그런 부탁을 하시는지 알겠더라. 그래서 부르겠다고 했었다. 대신 내가 노래를 부르는 영상을 뮤직비디오로 만드는 건 반대했다. 내가 OST를 부르겠다고 결심한 이유도, 엔딩 크레딧에 나와야 하는 노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기 전에 노래와 그 배경을 만난다면 감동이 절감된다고 생각했다.
10. 그 마지막 노래가 확실히 감성을 건드리더라. 이성경이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김고은이 노래를 잘 부른다고 괜히 말한 게 아니더라.
김고은: 앞으로 배우들이랑 노래방 가면 안 되겠다. (웃음) 성경 언니와 ‘치인트’로 친해졌는데, 언니도 노래를 좋아한다. 노래방도 좋아하고. 그래서 둘이 만나면 노래방을 간다.
김고은: ‘태양의 후예’를 몰아봤다. 이틀이 사라졌다. 원래 드라마를 1회부터 안 보면 아예 안 보는 스타일이다. 1초도 안 본다. ‘태양의 후예’도 그랬다. 그 시기에 나는 ‘치인트’ 때문에 볼 수가 없었으니까. 그런데 며칠 전, 우연히 ‘태양의 후예’ 스페셜 방송이 재방송되는 걸 봤다. 3분 정도 봤나? 안 되겠다 싶어 바로 IPTV로 1회를 틀었다. 그리고 이틀이 사라졌다. (웃음)
10. ‘은교’ 이후 김고은이 출연했던 작품들을 보면 대중들이 김고은이란 배우를 느끼기에는 조금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전작인 ‘치인트’부터 대중들과 친해지려고 노력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번 ‘계춘할망’도 마찬가지고.
김고은: 그전에는 내가 대중에게 어떻게 보이는가에 초점을 둔 것이 아니라 내가 어떻게 하면 더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스스로 내 연기가 남이 보기엔 부족하다고 생각했고, 그 자리에 머무를 순 없으니 계속 발전하고 싶었다. ‘신인’이란 타이틀을 벗어나고 싶었다. 그렇게 5년을 달려오고, 이제 난 신인이 아니란 마음가짐으로 책임감 있게 작품에 임했던 것이 ‘치인트’였다.
10. 여전히 ‘은교’의 김고은만 기억하고, 그때의 연기가 가장 좋았다고 사람들도 꽤 많다. ‘은교’가 김고은의 발목을 잡고 있는 건 아닐까?
김고은: 오히려 대표작이 있는 거에 감사하다. 데뷔작이 대표작이 되었기 때문에 그래서 더 나를 내던질 수 있었다. 계속 칭찬받는 연기를 할 수 있었지만, 그럼 발전이 없으므로 더 나를 내던졌던 것 같다. 연기하면 할수록 어렵다는 선배님 말씀이 맞는 것 같다. ‘은교’ 때는 정말 아무것도 몰랐다. 카메라가 뭔지도 모르고, 감정만 부여잡은 채 감독님과 3~4시간 얘기하고, 한 신 찍으면 미션 클리어였던 시기다. 그 기억들이 정말 소중하고, 계속 꺼내 볼 수 있는 기억들인 것 같다. ‘은교’라는 첫 단추를 정말 잘 끼웠다고 생각한다.
김고은: 늘 지금까지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단 얘기를 했다. 그 이유는 내가 시간이 지나고, 내가 생각하는 기준이나 가치가 바꿀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냥 ‘좋은 배우’가 되어야겠다고만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관객들을 설득하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 내가 연기하는 인물에 설득당했으면 좋겠고, 구구절절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내 연기가 관객들을 모두 설득하는, 설득력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10. 추상적이었던 목표가 점차 구체적으로 바뀌는 과정인가보다.
김고은: 이제 신인이 아니니까? 다들 나보고 신인이 아니라고 그런다. (웃음) 신인일 땐 뭐든지 다 해보고 싶었는데 말이다. 사실 지금도 크게 달라진 건 없다. 남은 20대의 시간은 해보지도 않고, 난 못한다고 생각하기보단 과감하게 이것저것 해보고 싶다. 책임감 없이 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그래도 20대가 그렇게 안정적이고 체계적일 필요는 없는 나잇대니까 그것에 맞게 살고 싶다. 대신 많은 도전을 하면서 기복을 없애고 싶다. 내 목표는 그거다.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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