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디어 마이 프렌즈’ 방송화면 캡처
사진=’디어 마이 프렌즈’ 방송화면 캡처
tvN ‘디어 마이 프렌즈’ 1회 2016년 5월 13일 금요일 오후 8시 30분

다섯줄 요약
박완(고현정)은 엄마 장난희(고두심), 남편을 먼저 보내고 자식들에 치여 혼자 살기로 결심한 조희자(김혜자), 구두쇠 고집불통 남편 김석균(신구)과 떠나는 세계 여행을 꿈꾸며 버티는 문정아(나문희)를 이끌고 뜻하지 않게 그들의 동문회에 가게 된다. 난희와 사이가 틀어진 이영원(박원숙)이 동문회에 등장하고, 풀리지 않은 앙금으로 결국 난희와 영원은 머리채를 잡기에 이른다.

리뷰
초등학교 선후배들의 동문회는 흡사 마을잔치였다. 그곳에 모이기까지 소개된 난희, 희자, 정아, 오충남(윤여정) 등의 모습은 바로 가까이 어딘가에 살아있는 그 누구의 엄마, 누구의 할머니, 또 누군가의 삶이었다. 이들을 소개하는 목소리는 난희의 딸이지만 그 모두의 딸이자 조카 그 이상인 존재로 보이는 박완. 박완 역 고현정의 빠른 호흡과 담백한 목소리로 이어가는 내레이션은 그들의 삶에 더 집중하게 하는 힘이 있었다.

처음부터 몰아치는 인물 소개에 이어 동문회 현장은 우리 동네 팔팔한 어르신들의 수다 판 한 가운데에 있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한다. 쏟아내는 대사들과 장면이 정신없이 펼쳐지는 감도 없지 않아 있었다. 하지만 정신없어 오히려 더 진짜 같았으며, 흔히 드라마에서 그려지는 노년층의 모습과는 달리 유쾌했다. 또한 그 많은 대사들은 흘려보낼 것 하나 없이 귀에 쏙쏙 꽂힌다. 과연 ‘시니어 어벤저스’라 불릴만한 존재들이었다. 논하는 것이 낭비인 그들의 연기는 어느 샌가 넋을 놓고 바라보게 만들고 있었다.

눈만 마주치면 옥신각신 하는 난희.완 모녀, 매 순간이 잔소리인 석균과 그런 남편을 세계 여행의 꿈 하나 믿고 참는 아내 정아, 몇 십 년이 지나도 풀리지 않는 감정의 골과 결국 터져버린 싸움. 첫 회는 특별한 에피소드 없이 인물 소개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며 흘러갔지만 그 모든 이야기가 우리네 이야기와 닮아있어 특별하고, 그래서 더 집중하게 했다. 안 물어보고 안 궁금한 이야기, 재미없을 것이라 여긴 그들의 이야기도 젊은이들의 삶과 다를 것이 없다는 것, 어느 연령대의 특별한 이야기가 아니라 그들도 똑같이 살고 있음을 말해주려는 것이 아닐까. 엄청난 기운을 뿜어내고 있는 그들의 연기만이 특별할 뿐. 볼수록 기운이 빠지는 것 같은 느낌은 그 연기를 한 자리에 모아놓고 볼 수 있음을 다행으로 여기며 우리가 감당해야 할 몫인 듯하다.

수다포인트
-“너 애태우려고” 정작 애가 타는 건 완이가 아니라 전국의 시청자들!
-‘안 오면 죽은 거’ 이토록 쿨한 동문회라니!
-욕도 사근사근하게 귀여운 김혜자 배우님(feat. 개그지 XXX)
-괜스레 나는 엄마 생각

김지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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