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한혜리 기자]
유능한 탐정의 곁엔 유능한 조수가 있다. 마치 셜록과 왓슨의 관계처럼 말이다. 그럼 탐정 홍길동의 유능한 조수는 누구일까.
영화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감독 조성희)은 겁 없고, 정 없고, 기억 없고, 친구도 없지만 사건 해결은 99%의 성공률을 자랑하는 탐정 홍길동(이제훈)이 20년간 해결하지 못한 단 하나의 사건을 추적하는 이야기다. 고전소설 속 정의로운 의적이 ‘탐정’이란 옷을 입고 새롭게 재탄생했다.
의적 홍길동이 탐정으로 변신했으니, 홀로 세상을 구하던 홍길동에게 유능한 조수가 필요해졌다. 홍길동의 복수 여정에 어린 동이(노정의)와 말숙(김하나)이 불청객처럼 끼어들었고 방해꾼인 줄 알았던 이들은 홍길동의 훌륭한 조수가 됐다. 왓슨이 셜록을 다그칠 때처럼 거짓말을 반복하는 홍길동을 무섭게 다그쳤고, 왓슨이 셜록의 수사를 돕는 것처럼 능청스러운 연기로 홍길동을 도왔다. 이보다 더 유능한 조수가 어디 있겠는가.
여기서 눈에 돋보이는 것은 당연히 여덟 살 말숙이었다. 말숙은 그 어떤 배우보다 훌륭한 ‘신스틸러’였다. 어른을 당황시키는 말숙의 한 마디 한 마디가 웃음 포인트로 작용했고, 관객들은 이 귀염둥이에게 시선을 빼앗겨 버렸다. 말숙은 홍길동의 마음을 두드린 것처럼 관객들의 마음을 두드렸다. 말숙 역할을 맡은 김하나는 첫 연기도전임에도 불구하고 영화 안에서 어른 만큼의 제 몫을 다 하고 있었다. 이제훈과 의외의 합으로 관객들을 즐겁게 했다.
말숙이 극의 소소한 재미를 이끌어냈다면 이제훈은 ‘탐정 홍길동’의 중심이었다. 중심 스토리를 이끄는 이제훈은 마치 물 만난 물고기같이 자유롭게 연기했다. 순식간에 바뀌는 그의 표정 연기에 놀라울 정도였다. ‘탐정 홍길동’ 속 홍길동은 마치 tvN 드라마 ‘시그널’의 박해영(이제훈)을 떠올리게 했지만, 그보다 더 자유롭고 역동적으로 움직인다. 자유롭게 움직이는 이제훈은 첫 원톱 주연의 영화의 부담감을 완벽히 떨쳐내고 ‘탐정 홍길동’을 의젓하게 이끌어가고 있었다.
영화는 마치 만화를 보는 것 같다. 화면의 색감, CG, 대사, 배경 등 모든 것이 만화적 느낌을 띠고 있다. 이러한 만화적 요소들은 영화를 자칫 유치하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탐정 홍길동’에서의 만화적 요소들은 극적 효과를 불러일으키며 영화를 더욱 흥미롭게 만든다. 앞서 공개된 만화 같은 포스터를 보면서 ‘어린이 영화’가 탄생할까 싶은 우려도 잠시, 적당히 빠른 속도감과 꼼꼼히 짜인 전개로 기대 이상으로 괜찮은 ‘어른 만화’가 탄생했다. 만화적 요소가 영화에서 효과를 제대로 발휘하기 위해선 ‘타이밍’이 중요하다. ‘탐정 홍길동’은 적절한 타이밍에 만화적 특수 효과와 요소를 배치하여 영화의 스릴과 역동적인 ‘맛’을 살렸다. 덕분에 ‘탐정 홍길동’은 꽤 볼만한 ‘한국형 히어로’ 영화가 됐다.
배우들부터 영화 속 장치까지 여러 재미를 갖춘 이 영화는 여운을 남기는 엔딩으로 속편을 기대하게 했다. 그 반증으로 지난 25일 기자들에게 첫 선을 보이는 언론 시사회 현장에서는 속편이 제작되길 기대하는 질문들이 쏟아졌다. 첫 시사부터 속편을 기대케 하는 영화는 매우 드물다. 그만큼 ‘탐정 홍길동’은 관객을 만족시킬 정도로 잘 짜인 영화였다. 그러니 ‘탐정 홍길동’은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 대한 걱정은 잠시 접어둬도 될 것 같다. 5월 4일 개봉.
한혜리 기자 hyeri@tenasia.co.kr
영화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감독 조성희)은 겁 없고, 정 없고, 기억 없고, 친구도 없지만 사건 해결은 99%의 성공률을 자랑하는 탐정 홍길동(이제훈)이 20년간 해결하지 못한 단 하나의 사건을 추적하는 이야기다. 고전소설 속 정의로운 의적이 ‘탐정’이란 옷을 입고 새롭게 재탄생했다.
의적 홍길동이 탐정으로 변신했으니, 홀로 세상을 구하던 홍길동에게 유능한 조수가 필요해졌다. 홍길동의 복수 여정에 어린 동이(노정의)와 말숙(김하나)이 불청객처럼 끼어들었고 방해꾼인 줄 알았던 이들은 홍길동의 훌륭한 조수가 됐다. 왓슨이 셜록을 다그칠 때처럼 거짓말을 반복하는 홍길동을 무섭게 다그쳤고, 왓슨이 셜록의 수사를 돕는 것처럼 능청스러운 연기로 홍길동을 도왔다. 이보다 더 유능한 조수가 어디 있겠는가.
여기서 눈에 돋보이는 것은 당연히 여덟 살 말숙이었다. 말숙은 그 어떤 배우보다 훌륭한 ‘신스틸러’였다. 어른을 당황시키는 말숙의 한 마디 한 마디가 웃음 포인트로 작용했고, 관객들은 이 귀염둥이에게 시선을 빼앗겨 버렸다. 말숙은 홍길동의 마음을 두드린 것처럼 관객들의 마음을 두드렸다. 말숙 역할을 맡은 김하나는 첫 연기도전임에도 불구하고 영화 안에서 어른 만큼의 제 몫을 다 하고 있었다. 이제훈과 의외의 합으로 관객들을 즐겁게 했다.
영화는 마치 만화를 보는 것 같다. 화면의 색감, CG, 대사, 배경 등 모든 것이 만화적 느낌을 띠고 있다. 이러한 만화적 요소들은 영화를 자칫 유치하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탐정 홍길동’에서의 만화적 요소들은 극적 효과를 불러일으키며 영화를 더욱 흥미롭게 만든다. 앞서 공개된 만화 같은 포스터를 보면서 ‘어린이 영화’가 탄생할까 싶은 우려도 잠시, 적당히 빠른 속도감과 꼼꼼히 짜인 전개로 기대 이상으로 괜찮은 ‘어른 만화’가 탄생했다. 만화적 요소가 영화에서 효과를 제대로 발휘하기 위해선 ‘타이밍’이 중요하다. ‘탐정 홍길동’은 적절한 타이밍에 만화적 특수 효과와 요소를 배치하여 영화의 스릴과 역동적인 ‘맛’을 살렸다. 덕분에 ‘탐정 홍길동’은 꽤 볼만한 ‘한국형 히어로’ 영화가 됐다.
배우들부터 영화 속 장치까지 여러 재미를 갖춘 이 영화는 여운을 남기는 엔딩으로 속편을 기대하게 했다. 그 반증으로 지난 25일 기자들에게 첫 선을 보이는 언론 시사회 현장에서는 속편이 제작되길 기대하는 질문들이 쏟아졌다. 첫 시사부터 속편을 기대케 하는 영화는 매우 드물다. 그만큼 ‘탐정 홍길동’은 관객을 만족시킬 정도로 잘 짜인 영화였다. 그러니 ‘탐정 홍길동’은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 대한 걱정은 잠시 접어둬도 될 것 같다. 5월 4일 개봉.
한혜리 기자 hyeri@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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