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정시우 기자]
트럼보
트럼보

영화 ‘트럼보’의 주인공 달튼 트럼보가 블랙리스트에 오른 사연에 귀추가 주목된다.

‘트럼보’는 할리우드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는 스타 작가 달튼 트럼보가 블랙리스트에 오르게 되자 가짜 이름으로 재능을 팔아 두 번의 아카데미를 수상하며 할리우드를 발칵 뒤집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

할리우드의 황금기, 최고 몸값을 자랑하는 스타 작가였던 달튼 트럼보는 냉전 시대 정치적 스캔들에 휘말려 영화계 블랙리스트인 ‘할리우드 10’에 오르며 작가 활동이 금지된다.

이 사건의 배경에는 공산주의자를 탄압하는 이른바 ‘매카시즘’의 광풍이 있었다. 당시 미국은 2차 세계대전이 연합군의 승리로 끝난 이후 냉전이 지속되면서 공산주의자들을 탄압했고, 공산당원으로 의심받는 사람들을 색출하기 위해 ‘반미활동 조사위원회(HUAC)’가 생겼다.

할리우드도 예외는 아니었다. 1947년 9월, ‘반미활동 조사위원회’는 41명의 증인을 청문회에 소환했는데 여기에는 최고의 작가였던 달튼 트럼보를 비롯한 작가들과 로버트 테일러, 게리 쿠퍼 등 유명한 배우들, 애니메이션의 전설이라 불리는 월트 디즈니, 워너브러더스의 사장 잭 워너, MGM의 사장 루이스 B 메이어, 이후 대통령이 되는 로널드 레이건까지 많은 사람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 중 트럼보를 비롯한 동료 작가들은 위원회에서 증언을 거부했고, 이른바 ‘할리우드 10’으로 불리며 블랙리스트에 올라 작품 활동이 금지되었다. 이들은 증언 거부로 인해 감옥에 수감되거나 생계유지가 어려워 큰 고통을 겪었다.

트럼보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당시 B급 영화를 제작하던 킹 브라더스와 손을 잡고 가짜 이름으로 글을 쓰게 되고, 이로 인해 다른 블랙리스트의 작가들도 함께 활동할 수 있게 된다.

이후 이는 공공연하게 ‘블랙마켓’이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에게 알려졌고, 현재 할리우드에서는 ‘블랙리스트’(할리우드에서 미제작된 최고의 시나리오 목록)는 아직 영화화되지 않은 시나리오들 중 할리우드 제작자들 사이에서 호평을 받은 작품을 지칭하는 중의어로 사용하고 있다.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인 ‘슬럼독 밀리어네어’ ‘킹스 스피치’ ‘소셜 네트워크’를 비롯해 박찬욱 감독의 ‘스토커’ 등이 블랙 리스트로 유명한 작품들이다.

‘트럼보’는 4월 7일 관객을 만난다.

정시우 기자 siwoorain@
사진제공. ㈜프레인글로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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