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육룡이 나르샤’(극본 김영현 박상연, 연출 신경수)가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다. 이방원(유아인)과 정도전(김명민)의 대립이 격해질수록 흥미도 극대화되는 분위기다.
지난 2월 29일 방송된 ‘육룡이 나르샤’ 43회에서도 이방원과 정도전의 권력싸움, 두뇌싸움이 쉴 새 없이 펼쳐졌다. 이방원은 정도전이 놓은 덫에 걸려 명나라로 떠났다. 목숨까지 위험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이방원은 스스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며 조선으로 금의환향했다. 그가 세운 커다란 외교적 성과는, 이방원은 정계 인물들에게 각인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정도전 역시 이방원이 조선을 비운 사이, 새 나라를 위해 쉴 새 없이 노력했다. 그 중 하나가 병제개혁이다. 이성계(천호진)로부터 군권을 위임 받은 정도전은 사병을 혁파하고, 조선의 모든 병사를 중앙군에 편입시키기 위한 개혁의 움직임을 시작했다. 사병혁파에 대한 불만을 품은 공신들은 정도전이 소집한 훈련에 자신의 사병들을 내놓지 않았다. 정도전은 이들을 추포했다.
그 중에는 조영규(민성욱)도 있었다. 한양에 도착하자마자 소식을 전해들은 이방원은 곧바로 조영규가 압송된 곳으로 달려왔다. 그리고 정도전과 마주섰다. 이방원은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가 머지 않아 보여줄 피의 전쟁의 서막과도 같은 불안함이 감돌았다.
이런 가운데 이방원과 함께 명에 다녀온 사신단 전원이 추포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방원이 명에서 자신을 세자로 ‘참칭’했다는 것이다. 신덕왕후 강씨(김희정)는 자신의 아들인 세자를 지키기 위해, 이성계를 자극했다. 결국 이방원은 조선으로 금의환향하자마자 크나큰 위기에 처한 것이다.
이때 이방원이 상상을 초월하는 행동을 했다. 동생이자 세자인 이방석 앞에서 자리를 펴고, 상투를 푼 채 석고대죄를 한 것이다. 눈물을 쏟아내며 세자에게 충성을 다하겠다고 말한 이방원. 이방원의 눈물에 놀란 세자 이방석은 “형님의 사람들을 풀어주십시오”라며 아버지 이성계에게 애원했다. 그 상황에서도 이방원은 정도전을 향해 일순간 비릿한 조소를 보이며 긴장감을 높였다.
이어진 독대 장면에서 이방원과 정도전의 기싸움, 두뇌싸움은 더욱 치열해졌다. 왕이 되고자 하는 이방원의 꿈을 사사로운 욕심이라고 말한 정도전은 신라시대 비담과 덕만의 이야기를 꺼내며 이방원을 자극했다. 이방원은 “비담과 저는 또 한 가지가 다르다. 비담은 패배자다”며 외쳤다. 그리고 자신의 독수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이방원의 독수는 곧 밝혀졌다. 이른바 ‘표전문 사건’이 벌어진 것. 명나라에서는 정도전이 즉각 명나라로 올 것을 명령했다. 두 사람의 긴장감 넘치는 투샷을 끝으로 이날 방송은 마무리됐다.
조선으로 돌아온 이방원. 정도전은 쉴 새 없이 달려들었다. 정도전이 놓은 몇 가지 덫과 독수들은 이방원을 하나씩 옭아매고 있다. ‘육룡이 나르샤’ 속 이방원은 ‘킬방원’이라고 불릴 만큼, 위협적인 인물이다. 달려드는 정도전의 움직임이 이방원의 심기를 건드리고 있다. 이방원의 코털을 제대로 건드린 것이다. 제대로 자극 받은 이방원이, 정도전을 향해 어떤 독수들을 내놓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은영 인턴 기자 young@
사진. ‘육룡이 나르샤’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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