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리멤버-아들의 전쟁’ 1월 20일 수요일 오후 10시

다섯줄요약
아버지의 재판에서 위증했던 사람들을 한 명씩 단죄하기 시작한 서진우(유승호). 남규만(남궁민)은 일호그룹의 전자 렌지 폭발 사고의 책임을 미소 전구 측에 전가해 하청업체는 도산 위기에 놓이게 된다. 박동호(박성웅)는 미소 전구 사장의 아들에게 진우의 명함을 건네고 서진우와 법정에서 한판 승부를 벌인다. 한편 석규는 홍무석에게 서촌 여대생 살인사건 재판의 의심스러운 부분에 대해 캐묻고 홍무석을 뒷조사하기 시작한다.

리뷰
복수의 칼날을 빼든 서진우의 눈빛은 매섭게 빛났다. 그동안 아버지를 괴롭혀온 사람들에 대한 뒷조사를 철저히 진행해온 만큼 단계를 나눠 그들을 천천히 처리하고 있다. 반면 박동호는 사건 후 남규만을 배신하고 서진우를 도울 줄 알았는데 아직은 아니다. 어떤 의중을 품고 있는지 미지수인 상황. 하지만 “한번 배신한 놈은 또 배신할 수 있다”며 그를 견제하는 남규만의 행동이 앞으로의 변수를 예고하고 있다.

남궁민의 악역 연기는 날이 갈수록 물이 오른다. 시청자들은 그의 눈빛에 오싹한 기분마저 느끼고 있다. 강자인 아버지에게는 한없이 굽신대고 그 외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악하게 군림하는 남규만의 행태는 소름이 돋을 지경이다. 일호그룹의 얼굴이라며 가식의 탈을 쓰고 젠틀을 연기하는 그의 웃음에 시청자들의 분노는 더욱 치솟고 있다. 반면 유승호는 온화한 웃음 뒤에 숨겨진 냉철한 카리스마를 뽐내며 남규만을 향한 강한 경고를 날리고 있다.

서재혁(전광렬)의 죽음과 함께 서촌여대생 살인 사건은 별 수확 없이 마무리 된 모양새다. 이제는 아버지의 억울한 옥살이가 아닌 남규만의 악행과 그와 연관된 정경 유착의 꼬리를 찾는 과정으로 극의 중심이 옮겨갔다. 특히 홍무석 검사의 일호그룹 방패막을 한 과거들이 어떤 식으로 밝혀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상황. 또 일호그룹의 하청업체 죽이기 사건까지 추가되면서 해결해야 할 사건들은 그야말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진실을 알면 알수록 더욱 분노가 들끓는다. 남규만, 일호그룹의 횡포는 한국 사회에서 볼 수 있는 최악만을 총망라하고 있는 듯하다. 그만큼 대기업의 횡포가 보여주는 잔인한 현실은 단순히 극적 재미만을 위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멀쩡한 회사, 죄 없는 아버지를 한순간에 죄인으로 낙인 찍을 수 있는 우리 대기업의 파워에 치가 떨릴 지경. 현시점에 한창 이슈가 되고 있는 모 간장 회장님이 묘하게 연상되는 것은 기분 탓일까?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수다포인트
- 비서 안수범의 중얼거림이 싸늘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 일호그룹 방패막이 노릇, 검사에게 정의란 없는 것인가?
– 썩어 빠진 법밖에 기댈 곳이 없는 한국의 현실

이현민 객원기자
사진. SBS‘리멤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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