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장진리 기자]
경주로 수학여행을 간 정환과 덕선은 우연히 만나게 되고, 정환과 선우(고경표), 동룡(이동휘)는 덕선의 소원인 장기자랑 1등 상품 ‘마이마이’ 획득을 위해 장기자랑에 나선다. 임무 완수 후 숙소로 돌아가던 길, 이들은 동룡의 아버지이자 학생주임 선생님인 류재명(유재명)과 맞닥뜨리고, 덕선과 정환은 선생님을 피해 좁은 벽에 숨어들어간다. 서로의 숨결과 자신도 모르게 두근거리는 심장을 느끼는 두 사람. 두 사람의 두근거리는 심장 소리는 브라운관을 넘어 시청자들에게까지 전달됐다. 덕선-정환 뿐만 아니라 보는 시청자들까지 두근거리게 만든 ‘수학여행 벽신’은 안방 여심을 뒤흔들며 ‘어남류(어차피 남편은 류준열)’에 힘을 실었다. ‘응답하라 1988’의 흥미진진한 남편 찾기 여정의 시작을 알리는 위대한 첫발이었다. #버스 팔뚝신: 어디서 약 냄새 안 나요? 내 마음이 앓고 있잖아요
복잡하고 어려운 ‘응답하라 1988’ 속 남편 찾기에서 수많은 어린 양들을 ‘어남류’의 늪으로 이끌었던 장면이다. 버스를 탄 덕선이 짓궂은 남학생들 사이에서 어쩔 줄 모르는 것을 본 정환은 속앓이를 한다. 덕선과 다시 버스를 함께 탄 정환은 남학생들을 헤치고 덕선 뒤로 가 덕선을 지켜준다. 덕선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덕분에, 파도처럼 너울대는 승객들 속에서도 덕선 혼자만은 제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내가 너를 좋아해”라고 말하지 않아도 덕선을 품에 안 듯 곱게 보호하고 있는 정환의 사랑법은 너무도 순수해서 더 애절하다. 여기에 터질 듯한 핏줄이 부각된 카메라 기법은 여성 시청자들의 ‘로망’을 자극했고, 여심은 출구 없는 류준열의 매력에 봉쇄됐다. #맥도날드신: 오란다고 올 줄 알았으면 불러나 볼 것을. 여기 충정로다, 정환아.
짧은 치마를 입고 외출하는 덕선을 타박하던 정환은 자신을 불러내는 덕선의 전화에 한 달음에 달려왔다. 그러나 정환을 기다리는 것은 혼자가 아닌 친구 미옥(이민지), 자현(이세영)과 함께 있는 덕선. “여기 웬일이냐”는 덕선의 물음에 “네가 오라며”라고 퉁명스럽게 대꾸한 정환은 덕선 친구들에게까지 통 크게 햄버거 세트를 쐈다. 잠시 덕선이 자리를 비운 사이, 강남까지 나온 이유를 묻는 친구들에게 정환은 “덕선이 혼자 있는 줄 알고”라고 수줍게 고백한다. 사실 생각해보면 정환의 사랑법은 이렇게나 ‘돌직구’였다. #가로등신: 류준열도 이 장면을 좋아합니다 “덕선아 보고 있니”
덕선은 압구정 맥도날드까지 전화 한통에 한달음에 달려온 정환의 마음을 도통 알지 못하고, “너 내 마니또지? 그래서 나온 거지? 나도 다 알아”라고 헛다리를 짚었다. 답답해진 정환은 “나 네 마니또 아니야. 내 마니또 택이야. 가서 보여줘?”라고 대꾸하자, 덕선은 “그럼 왜 왔어?”라고 답답하게 되묻는다. 정환은 덕선의 볼을 그러쥐고 “잘 생각해봐. 내가 왜 왔는지”라고 말한다. 본격적으로 정환이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기 시작하면서 소꿉친구였던 두 사람의 관계에도 조금씩 균열이 생겼다. 덕선에게 한발짝 다가간 정환, 아직 정환의 마음을 알지 못한 덕선, 두 사람의 풋풋한 로맨스에 시청자들의 가슴도 첫사랑 진행 중이었다. 17일 진행된 네이버 브이 ‘응답하라 류준열’에서 류준열 역시 이 장면에 대해 “제가 좋아하는 장면 중 하나”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하지마 소개팅 신: ‘어남류’ 대부흥집회
‘하지마 소개팅 신’은 ‘응답하라 1988’의 명장면 중 하나로 꼽힌다. 덕선을 향한 정환의 본격적인 애정공세를 예고하며 ‘어남류’ 지지자들을 어깨춤 추게 만들었던 장면. “나 소개팅 해?”라고 묻는 덕선을 향해 “하지마, 소개팅”이라고 말하는 정환의 눈빛과 목소리는 너무도 절절해서 더욱 애달팠다. 덕선의 얼굴을 계속 쳐다보다 “하지마, 소개팅”이라고 내뱉는 류준열의 얼굴은 유난히도 첫사랑의 열병을 앓는 10대처럼 풋풋하고 절실했다. 정환이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이 대한민국으로서는 다행일지도. 정환이가 “하지마, 소개팅”이라고 했다면 소개팅뿐만 아니라 수많은 누나, 동생들이 선과 미팅을 줄줄이 포기해 이 땅의 솔로 비율을 더욱 높였을지도 모를 일이다. #침대신: 자꾸만 심쿵해
만화 같은 한 장면이 ‘응답하라 1988’을 통해 재현됐다. 보라와 덕선에게 자신의 방을 내줬던 정환은 화장실을 갔다가 습관처럼 자신의 방으로 향하고, 덕선 옆에서 잠을 청한다. 불현 듯 덕선의 얼굴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 일어났던 정환은 다시 조심스럽게 덕선 옆에 눕는다. 깨어있을 때는 오랜 시간 본 적 없던 덕선의 얼굴을 모두 눈에 담겠다 듯 조심스러운 정환과, 잠에서 깨 “이문세 콘서트에 같이 가자”고 조르는 덕선의 모습은 한 편의 꿈처럼 아름다웠다. 예고편부터 화제를 모았던 침대신의 반응은 가히 파괴적이었다. ‘하지마 소개팅 신’으로 시작된 ‘어남류 믿고 천국가자’는 시청자들의 믿음 전파가 더욱 거세졌다. #커밍아웃 고백신: 손가락도 연기한다
친구들의 장난에 택은 “나 덕선이 좋아해. 여자로서 좋아”라고 진심을 고백하고, 택을 평소 목숨처럼 소중히 여기던 정환은 심장이 툭 떨어진다. 택의 ‘커밍아웃 고백’에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정환의 얼굴은 ‘응답하라 1988’이 낳은 명장면이었다. 완벽하게 정환의 마음에 빙의된 류준열은 손가락까지도 정환이 되어 있었다. 택의 고백에 눈물이 고였다가, 입만 겨우 억지로 웃으며 분위기를 맞췄지만, 이내 갈길을 잃은 손가락으로 충격을 받은 정환의 모습을 표현하는 류준열의 연기는 정환의 첫사랑에 시청자들을 완전히 몰입시켰다. #광대 폭발신: 김정환의 인내심이 -1 하락하였습니다
택의 ‘커밍아웃 고백’으로 그의 마음을 알게 된 정환은 친구 택을 위해 덕선에게로 향하는 마음을 막으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사랑도 재채기와 같아서 숨길 수가 없다. 정환은 아버지 성균과 개그를 함께 하는 사랑스러운 덕선을 보면서도 무표정을 유지하려고 하지만, 자꾸만 무너지는 가슴은 어쩔 도리가 없다. 자꾸만 새어나오는 웃음, 자신도 모르게 올라가는 광대는 이미 정환의 것이 아니다. 류준열의 매력은 무표정과 웃을 때의 차이에서 더욱 극명하게 나타난다. 무표정에서는 어딘가 퉁명스럽고 서늘하지만, 웃을 때는 특유의 소년미(美)가 두드러진다. 시청자들이 정환, 그리고 류준열에게 더욱 빠질 수 있었던 이유다. #고백신: 정환아, 내 신경은 온통 너였어
‘응답하라 1988’ 방송 후 최고의 화제는 정환의 고백신이었다. “내 신경은 온통 너였어. 사랑해”라고 오랜 시간 말하지 못했던 자신의 진심을 전한 정환의 고백은 결국 덕선에게는 응답받지 못했다. 그러나 시청자들에게는 달랐다. 시청자들은 정환, 그리고 류준열의 고백에 뜨겁게 응답했다. 류준열의 연기는 덕선만을 바라본 정환의 진심에 모두 공감하게 했고, ‘정환의 첫사랑’을 ‘모두의 첫사랑’이라 느끼게 했다. 응답받지 못한 정환의 고백, 끝까지 “내가 덜 절실해서, 내가 더 망설여서”라고 자신을 자책한 정환의 따뜻한 사랑. 정환은 그렇게 ‘가슴 아픈 첫사랑’으로 쌍문동에 영원히 잠들게 됐다. 많은 이들에게 ‘응답하라 1988’은 어쩌면 정환의 첫사랑 실패기로 남을 것이다. #우산신: 풋풋했던 소년이여, 진짜 안녕
‘고백신’ 후 이어진 회상 장면에서는 지금까지 숨겨졌던 정환의 과거 모습이 공개됐다. ‘개정팔’이라는 별명이 당연할 정도로 퉁명스러운 소년의 뒤에 이런 모습이 있을 것이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88 서울올림픽’ 피켓걸로 발탁돼 마당에서 연습 중인 덕선의 모습을 보며 광대가 터지도록 미소 짓는 모습, “열두시 전에는 들어오겠다”던 덕선이 오지 않자 밤늦도록 방에 불을 켜고 기다리는 모습, 비가 쏟아지던 날 덕선에게 퉁명스럽게 우산을 건네고 “일찍 다녀”라고 말한 뒤 대문 뒤에서 뿌듯한 웃음을 짓던 모습까지, 류준열은 곧 김정환 그 자체였다. 18회 고백신 후 플래시백으로 회상 장면이 방송되며 시청자들은 이것이 정환과의 이별임을 직감했다. 그러나 시청자들도, 류준열도 아직 정환을 보내지 못했다. 17일 진행된 네이버 브이 ‘응답하라 류준열’에서 류준열은 “아직 정환을 보내지 못하겠다”고 눈물을 쏟았다. 그러나 이것이 류준열과의 끝은 아니기에, 새로운 류준열과의 만남을, 그리고 그의 부름에 행복하게 응답할 날을 기다린다.
장진리 기자 mari@
사진. tvN ‘응답하라 1988′ 방송 화면
시청자들을 1988년 쌍문동의 추억으로 젖어들게 했던 tvN ‘응답하라 1988’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쌍문동 사람들은 뿔뿔이 흩어졌지만, 사랑과 우정, 추억은 그 자리에 그대로 남아 있다. 누군가의 친구로, 누군가의 가슴 아픈 첫사랑으로, 누군가의 가족으로, 누군가의 이웃으로 남은 ‘응답하라 1988′ 속 쌍문동 사람들. 그들은 떠났지만, 아직 우리는 그들은 보내지 못했다. 여기 안방 여성 시청자들을 운동회 청군 백군 나뉘듯 편갈라 싸우게 만든 마성의 두 남자가 있다. 안방을 뜨겁게 응답하게 만든 ‘최택’ 박보검, 그리고 ‘김정환’ 류준열이다.#수학여행 벽신: ‘어남류’의 위대한 시작
경주로 수학여행을 간 정환과 덕선은 우연히 만나게 되고, 정환과 선우(고경표), 동룡(이동휘)는 덕선의 소원인 장기자랑 1등 상품 ‘마이마이’ 획득을 위해 장기자랑에 나선다. 임무 완수 후 숙소로 돌아가던 길, 이들은 동룡의 아버지이자 학생주임 선생님인 류재명(유재명)과 맞닥뜨리고, 덕선과 정환은 선생님을 피해 좁은 벽에 숨어들어간다. 서로의 숨결과 자신도 모르게 두근거리는 심장을 느끼는 두 사람. 두 사람의 두근거리는 심장 소리는 브라운관을 넘어 시청자들에게까지 전달됐다. 덕선-정환 뿐만 아니라 보는 시청자들까지 두근거리게 만든 ‘수학여행 벽신’은 안방 여심을 뒤흔들며 ‘어남류(어차피 남편은 류준열)’에 힘을 실었다. ‘응답하라 1988’의 흥미진진한 남편 찾기 여정의 시작을 알리는 위대한 첫발이었다. #버스 팔뚝신: 어디서 약 냄새 안 나요? 내 마음이 앓고 있잖아요
복잡하고 어려운 ‘응답하라 1988’ 속 남편 찾기에서 수많은 어린 양들을 ‘어남류’의 늪으로 이끌었던 장면이다. 버스를 탄 덕선이 짓궂은 남학생들 사이에서 어쩔 줄 모르는 것을 본 정환은 속앓이를 한다. 덕선과 다시 버스를 함께 탄 정환은 남학생들을 헤치고 덕선 뒤로 가 덕선을 지켜준다. 덕선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덕분에, 파도처럼 너울대는 승객들 속에서도 덕선 혼자만은 제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내가 너를 좋아해”라고 말하지 않아도 덕선을 품에 안 듯 곱게 보호하고 있는 정환의 사랑법은 너무도 순수해서 더 애절하다. 여기에 터질 듯한 핏줄이 부각된 카메라 기법은 여성 시청자들의 ‘로망’을 자극했고, 여심은 출구 없는 류준열의 매력에 봉쇄됐다. #맥도날드신: 오란다고 올 줄 알았으면 불러나 볼 것을. 여기 충정로다, 정환아.
짧은 치마를 입고 외출하는 덕선을 타박하던 정환은 자신을 불러내는 덕선의 전화에 한 달음에 달려왔다. 그러나 정환을 기다리는 것은 혼자가 아닌 친구 미옥(이민지), 자현(이세영)과 함께 있는 덕선. “여기 웬일이냐”는 덕선의 물음에 “네가 오라며”라고 퉁명스럽게 대꾸한 정환은 덕선 친구들에게까지 통 크게 햄버거 세트를 쐈다. 잠시 덕선이 자리를 비운 사이, 강남까지 나온 이유를 묻는 친구들에게 정환은 “덕선이 혼자 있는 줄 알고”라고 수줍게 고백한다. 사실 생각해보면 정환의 사랑법은 이렇게나 ‘돌직구’였다. #가로등신: 류준열도 이 장면을 좋아합니다 “덕선아 보고 있니”
덕선은 압구정 맥도날드까지 전화 한통에 한달음에 달려온 정환의 마음을 도통 알지 못하고, “너 내 마니또지? 그래서 나온 거지? 나도 다 알아”라고 헛다리를 짚었다. 답답해진 정환은 “나 네 마니또 아니야. 내 마니또 택이야. 가서 보여줘?”라고 대꾸하자, 덕선은 “그럼 왜 왔어?”라고 답답하게 되묻는다. 정환은 덕선의 볼을 그러쥐고 “잘 생각해봐. 내가 왜 왔는지”라고 말한다. 본격적으로 정환이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기 시작하면서 소꿉친구였던 두 사람의 관계에도 조금씩 균열이 생겼다. 덕선에게 한발짝 다가간 정환, 아직 정환의 마음을 알지 못한 덕선, 두 사람의 풋풋한 로맨스에 시청자들의 가슴도 첫사랑 진행 중이었다. 17일 진행된 네이버 브이 ‘응답하라 류준열’에서 류준열 역시 이 장면에 대해 “제가 좋아하는 장면 중 하나”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하지마 소개팅 신: ‘어남류’ 대부흥집회
‘하지마 소개팅 신’은 ‘응답하라 1988’의 명장면 중 하나로 꼽힌다. 덕선을 향한 정환의 본격적인 애정공세를 예고하며 ‘어남류’ 지지자들을 어깨춤 추게 만들었던 장면. “나 소개팅 해?”라고 묻는 덕선을 향해 “하지마, 소개팅”이라고 말하는 정환의 눈빛과 목소리는 너무도 절절해서 더욱 애달팠다. 덕선의 얼굴을 계속 쳐다보다 “하지마, 소개팅”이라고 내뱉는 류준열의 얼굴은 유난히도 첫사랑의 열병을 앓는 10대처럼 풋풋하고 절실했다. 정환이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이 대한민국으로서는 다행일지도. 정환이가 “하지마, 소개팅”이라고 했다면 소개팅뿐만 아니라 수많은 누나, 동생들이 선과 미팅을 줄줄이 포기해 이 땅의 솔로 비율을 더욱 높였을지도 모를 일이다. #침대신: 자꾸만 심쿵해
만화 같은 한 장면이 ‘응답하라 1988’을 통해 재현됐다. 보라와 덕선에게 자신의 방을 내줬던 정환은 화장실을 갔다가 습관처럼 자신의 방으로 향하고, 덕선 옆에서 잠을 청한다. 불현 듯 덕선의 얼굴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 일어났던 정환은 다시 조심스럽게 덕선 옆에 눕는다. 깨어있을 때는 오랜 시간 본 적 없던 덕선의 얼굴을 모두 눈에 담겠다 듯 조심스러운 정환과, 잠에서 깨 “이문세 콘서트에 같이 가자”고 조르는 덕선의 모습은 한 편의 꿈처럼 아름다웠다. 예고편부터 화제를 모았던 침대신의 반응은 가히 파괴적이었다. ‘하지마 소개팅 신’으로 시작된 ‘어남류 믿고 천국가자’는 시청자들의 믿음 전파가 더욱 거세졌다. #커밍아웃 고백신: 손가락도 연기한다
친구들의 장난에 택은 “나 덕선이 좋아해. 여자로서 좋아”라고 진심을 고백하고, 택을 평소 목숨처럼 소중히 여기던 정환은 심장이 툭 떨어진다. 택의 ‘커밍아웃 고백’에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정환의 얼굴은 ‘응답하라 1988’이 낳은 명장면이었다. 완벽하게 정환의 마음에 빙의된 류준열은 손가락까지도 정환이 되어 있었다. 택의 고백에 눈물이 고였다가, 입만 겨우 억지로 웃으며 분위기를 맞췄지만, 이내 갈길을 잃은 손가락으로 충격을 받은 정환의 모습을 표현하는 류준열의 연기는 정환의 첫사랑에 시청자들을 완전히 몰입시켰다. #광대 폭발신: 김정환의 인내심이 -1 하락하였습니다
택의 ‘커밍아웃 고백’으로 그의 마음을 알게 된 정환은 친구 택을 위해 덕선에게로 향하는 마음을 막으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사랑도 재채기와 같아서 숨길 수가 없다. 정환은 아버지 성균과 개그를 함께 하는 사랑스러운 덕선을 보면서도 무표정을 유지하려고 하지만, 자꾸만 무너지는 가슴은 어쩔 도리가 없다. 자꾸만 새어나오는 웃음, 자신도 모르게 올라가는 광대는 이미 정환의 것이 아니다. 류준열의 매력은 무표정과 웃을 때의 차이에서 더욱 극명하게 나타난다. 무표정에서는 어딘가 퉁명스럽고 서늘하지만, 웃을 때는 특유의 소년미(美)가 두드러진다. 시청자들이 정환, 그리고 류준열에게 더욱 빠질 수 있었던 이유다. #고백신: 정환아, 내 신경은 온통 너였어
‘응답하라 1988’ 방송 후 최고의 화제는 정환의 고백신이었다. “내 신경은 온통 너였어. 사랑해”라고 오랜 시간 말하지 못했던 자신의 진심을 전한 정환의 고백은 결국 덕선에게는 응답받지 못했다. 그러나 시청자들에게는 달랐다. 시청자들은 정환, 그리고 류준열의 고백에 뜨겁게 응답했다. 류준열의 연기는 덕선만을 바라본 정환의 진심에 모두 공감하게 했고, ‘정환의 첫사랑’을 ‘모두의 첫사랑’이라 느끼게 했다. 응답받지 못한 정환의 고백, 끝까지 “내가 덜 절실해서, 내가 더 망설여서”라고 자신을 자책한 정환의 따뜻한 사랑. 정환은 그렇게 ‘가슴 아픈 첫사랑’으로 쌍문동에 영원히 잠들게 됐다. 많은 이들에게 ‘응답하라 1988’은 어쩌면 정환의 첫사랑 실패기로 남을 것이다. #우산신: 풋풋했던 소년이여, 진짜 안녕
‘고백신’ 후 이어진 회상 장면에서는 지금까지 숨겨졌던 정환의 과거 모습이 공개됐다. ‘개정팔’이라는 별명이 당연할 정도로 퉁명스러운 소년의 뒤에 이런 모습이 있을 것이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88 서울올림픽’ 피켓걸로 발탁돼 마당에서 연습 중인 덕선의 모습을 보며 광대가 터지도록 미소 짓는 모습, “열두시 전에는 들어오겠다”던 덕선이 오지 않자 밤늦도록 방에 불을 켜고 기다리는 모습, 비가 쏟아지던 날 덕선에게 퉁명스럽게 우산을 건네고 “일찍 다녀”라고 말한 뒤 대문 뒤에서 뿌듯한 웃음을 짓던 모습까지, 류준열은 곧 김정환 그 자체였다. 18회 고백신 후 플래시백으로 회상 장면이 방송되며 시청자들은 이것이 정환과의 이별임을 직감했다. 그러나 시청자들도, 류준열도 아직 정환을 보내지 못했다. 17일 진행된 네이버 브이 ‘응답하라 류준열’에서 류준열은 “아직 정환을 보내지 못하겠다”고 눈물을 쏟았다. 그러나 이것이 류준열과의 끝은 아니기에, 새로운 류준열과의 만남을, 그리고 그의 부름에 행복하게 응답할 날을 기다린다.
장진리 기자 mari@
사진. tvN ‘응답하라 1988′ 방송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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