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날짜: 1월 6일(화) 오후 2시
공개장소: 롯데시네마 건대입구
감독: 이한
제작: 조이래빗
배급: NEW
개봉: 1월 21일
줄거리: 전쟁으로 사랑하는 동생과 동료들을 잃은 군인 한상렬(임시완)은 부산의 포로수용소 근처 부대로 전입을 온다. 고아들이 모인 보육원을 책임지게 된 한상렬은 아이들에게서 동생의 모습을 엿보고, 자원봉사자 선생님 박주미(고아성)와 함께 어린이 합창단을 만들어 노래를 가르치기 시작한다. 합창단 아이들 중엔 동구(정준원)와 순이(이레) 남매도 있다. 한편 전쟁으로 한 쪽 손을 잃은 갈고리(이희준)는 집 잃은 아이들을 이용해 돈벌이에 나선다.
첫느낌: ‘오빠생각’은 ‘완득이’ ‘우아한 거짓말’ 등을 연출한 이한 감독의 6번째 작품이다. 다문화 가정, 결손 가정, 장애인 등에 관심을 보여 온 감독에게 전쟁이란 비극 속에서 고아가 된 아이들은 분명 마음을 잡아끄는 소재였을 게다. 영화는 각자의 이유로 혼자가 된 외로운 사람들이 ‘음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마음을 나누는 과정을 밟아간다.
영화적 야심이 큰 작품이라거나, 신선한 창작 욕구에 대한 고민이 큰 영화는 아니다. 영화는 삭막한 세상, 그래도 함께하면 살만하다는 소소하지만 따뜻한 메시지에 천착한다. 이야기만 놓고 보면 그다지 신선할 건 없다. 등장인물 대부분이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긴 하나 관습적인 계산에 맞춰 배치된 느낌이 없지 않고, 씬과 씬 사이의 구조가 그리 리드미컬하지 못하며, 예상을 빗겨가는 의외의 설정도 없다. 인물들의 행동에 설득력을 실어줄 디테일의 빈약함은 특히나 아쉽다. ‘착한영화’라는 미명 아래 영화는 더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스스로 붙들어 맨 느낌이다.
하지만 ‘오빠생각’은 배우의 매력이 어떻게 장르 영화를 구원하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다. 이 영화에서 아역 배우들은 이야기의 단조로움을 생기 넘치게 보이게 하는 마법을 부린다. 무엇보다 이들이 흘리는 눈물은 가짜로 주조된 조미료가 아니라, 100% 순수하게 뿜어져 나오는 천연의 ‘짠내’ 같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아역들이 등장하는 장면에서 만큼은 영화에 대한 논리적 잣대를 슬며시 내려놓게 된다. ‘소원’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을 통해 이미 그 가능성을 인정받은 이레는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배우다. 이 영화의 진짜 ‘오빠’인 동구를 연기한 아역 정준원의 발견도 흥미롭다.
그리고 관객들이 이 영화에서 가장 궁금해 할 임시완. 영화 ‘변호인’과 드라마 ‘미생’에서 확인한 그의 놀라운 재능들이 ‘오빠생각’에서는 다소 희미하다. 임시완의 연기가 별로라기보다, 캐릭터 자체의 한계가 크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임시완이기에 빛을 발하는 몇몇 장면들이 있다. 가령 구태의연하거나 교훈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다소 ‘오글거리는’ 대사들이 임시완이라는 필터를 거치는 순간, 어떤 힘을 얻는다. 케케묵은 대사들을 이토록 그럴싸하게 혹은 믿게끔 만들어 내는 배우는 드물다. ‘오빠생각’은 임시완이 연기가 진일보했음을 보여주지는 못하지만, 다음 행보를 주목하게 만든다.
관람지수: 10점 만점에 6점
TEN COMMENTS, ‘준원 오빠’ 같은 오빠가 있으면 좋겠다!
정시우 기자 siwoorain@
사진제공.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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