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장진리 기자]
연말시상식
연말시상식
2015년은 지나고, 부정하고 싶지만 어쨌든 새해는 왔다. 2015년 한 해 연예계를 정리하는 3대 연말시상식 역시 끝났다. 평가는 엇갈린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올해도 “혹시나” 했던 시청자들의 기대는 “역시나”로 돌아왔다는 것이다. 정말 연말시상식에 대한 기대는 포기해야 하는 것일까. ‘피할 수 없다면 즐기겠다’는 시청자들을 위해 다가올 2016년 연말시상식에서는 적어도 평온한 마음으로 TV 앞에 앉을 수 있는 ‘꿀팁’을 준비했다.

#대상 후보가 하루아침에 사라져도 당황하지 않는다.

연기대상에서 대상 후보가 하루아침에 바뀌는 것은 매우 당연한 일이다. 전날 공식 보도자료로 4명의 대상 후보를 대대적으로 발표했어도, 바로 다음날인 시상식 현장에서는 후보가 10명으로 늘어날 수 있다. 첫 대상후보에는 있었던 배우가 시상식 당일 대상후보에서 갑작스럽게 사라져도, 또 단 하루 만에 해외 촬영을 떠나도 그렇게 놀랄 필요는 없다. 해마다 계속되는 ‘방송사 변심 법칙’에 따르면 이런 일들은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기 때문. 또한, 대상 후보는 하늘이 내리는 것이라 시상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방송사 역시 감히 확인할 수 없는 영역이다. 시청자가 놀라는 만큼 현장에서 모니터를 본 후 황당함, 놀라움을 감출 수 없는 방송사의 여린 마음을 품어주기 위해 시청자들은 1년간 수행에 정진함이 마땅하다.

#‘우리 오빠들’이 생중계로 욕을 먹어도 화내지 않는다.

톱 가수들이 총출동하는 연말 가요시상식 라인업에 이름만 올릴 수 있어도 감읍할 일인데, 무려 3분짜리 무대라니 방송사 방향으로 절을 해도 모자랄 일이다. 연말 무대에 설 수만 있다면 노래가 4분 11초짜리인 것은 문제도 되지 않는다. 3분이면 ‘스낵면’ 하나를 끓이고, ‘3분 카레’, ‘3분 짜장’ 등을 데워 밥 한 끼를 준비할 수 있는 매우 긴 시간이다. 절대로 불평불만하지 않는다. 꽃으로 때리면 톱으로 복수하고 싶을 만큼 사랑하는 오빠들이라도 전국 생중계로 욕도 먹을 수 있다. 오빠들을 위해 연말을 통으로 갖다 바치는 연말시상식 스태프들의 고귀한 희생 봉사 정신을 생각한다면 “얘넨 왜 또 뮤지컬을 하고 있어?”라고 욕하는 것쯤은 웃어넘길 수 있다. 정말 못 참을 때면 전생에 우리가 그 스태프 분들께 무엇을 잘못했나 곰곰이 생각해보자.

#공동 대상 수상은 연예계의 트렌드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정(情)이 넘치기로 유명한 민족이다. 집에 제사나 잔치가 있을 때는 이웃들과 꼭 음식을 나눠 먹었고, 그것도 없다면 콩 한 쪽이라도 나눠 먹어야 마음이 편하다. 생활에 배어 있는 습관이 연말시상식이라고 다르겠는가. 모름지기 귀한 상은 나눠야 제 맛이다. 오래 전부터 우수상, 최우수상 등 본상 주요 부문을 스타들에게 고루고루 나눠주며 ‘다다익선’ 정신을 발휘해 왔던 방송사들은 올해 대상까지 공동으로 안기며 ‘따뜻한 정(情)의 힘’을 몸소 실천했다. 이 얼마나 훈훈한 현장인가. 이제 시청자들은 공동 대상 수상이 ‘연예계의 트렌드’가 될 것임을 명심하며, 훈훈한 공동 수상의 당위성을 널리 퍼뜨려야 한다.

장진리 기자 mari@
사진. 네이버 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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