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멤버
리멤버
SBS ‘리멤버-아들의 전쟁’ 12월 16일 (수) 밤 10시

다섯줄요약
아버지의 결백을 밝히기 위해 동호(박성웅)에게 자신의 능력을 내걸은 진우(유승호). 본격적으로 재판 준비에 들어간 동호는 서재혁과의 접견에서 재혁을 몰아붙이던 중 자술서에 대한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다. 이는 서재혁(전광렬)이 도저히 버틸 수 없는 협박을 당한 것. 박동호에게 한 방 먹은 규만은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파티가 있었던 서촌 별장을 다시 찾고, 그들을 뒤따른 진우는 진실을 알게된다.

리뷰
답답할 정도로 이상한 행동을 하는 서재혁에게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아들을 두고 협박하는 아버지의 부성을 이용해 검찰은 거짓 자백을 만들어냈다. 이 거짓자백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을 초래했고 결국 서재혁은 누명을 쓰게 되었다. 박동호의 변호로 상황을 뒤집을 수 있게 되었지만 아직 갈길은 멀어 보인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알츠하이머에까지 걸려 서재혁은 수세에 몰렸다.

박동호는 자신이 어린시절 그랬던 것처럼 서진우를 자신의 분신으로 키우고 싶어 한다. 그를 돕기 위해서라기보다는 그를 이용해 자신의 사욕을 채우기 위해 치밀한 계획을 세우는 것으로 보이지만 말이다. 하지만 서진우의 과잉 기억 증후군을 이용한 박동호의 범행 추리는 섬세한 연출과 함께 극의 긴장감을 높였다. 앞으로 펼쳐질 서진우-박동호 콤비의 활약이 더욱 기대 되는 이유도 여기 있다.

‘리멤버’라는 드라마 제목에 맞게 모든 것을 기억하는 진우의 능력은 일종의 환상성을 가진다. 이 환상성을 이용한 박동호와의 콤비플레이는 사건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또 알츠하이머를 앓는 서진혁의 기억도 앞으로의 사건 전개에 거대한 암초로 활용 될 것으로 보인다. 기억이라는 소재로 치밀하게 연결된 극의 중심 모티브가 균형을 맞추고 있어 탄탄한 구성력이 돋보인다.

전광렬은 공허한 눈빛과 억울한 분노를 자유자재로 오가며 서재혁보다 더욱 서재혁 같은 모습을 보였다. 또 박동호와 유승호의 자연스러운 호흡도 극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다만 박성웅의 미친 연기력을 조금은 반감시키는 사투리가 계속 되고 있어 아쉬움을 남는다. 하지만 영화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그들의 연기는 시청자들의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특히 연기력과 더불어 영화와 같은 연출과 구성 또한 큰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선정성과 잔인성을 포함하고 있기는 하지만 드라마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구성으로 흥미진진한 전개가 계속 된다. 다만 아직은 사건의 실마리를 모아가는 과정이다보니 여주인공 박민영의 분량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단지 유승호에게 똑같은 톤의 조언만 반복하고 있어 검사라는 직업이 무색한 상황. 앞으로의 활약을 조금 더 기대 해 봐야 할 상황이다.

남규만의 싸늘한 표정과 잔인한 웃음은 시청자들의 소름을 돋게한다. 그가 만들어낸 잔인한 상황이 이 모든 사건의 발단이 되었다. 안하무인의 태도를 넘어 사람조차 아닌 것 같은그의 태도는 서진우의 분노를 폭발 시켰다.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사람에 대한 멸시, 가진 자의 그릇된 오만이 모든 사람들을 망가뜨리고 있는 것이다. 이 모든 전개를 관통하며 점점 사건을 긴장감 있게 좁혀 나가고 있는 박동호의 행보가 극의 재미를 높여주고 있다. 앞으로 펼쳐질 박동호의 활약은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낼까?

수다포인트
– 박동호 사무실의 수임료는 선불입니다!(궁서체)
– 남궁민의 더러운 연기가 더 더럽게 보이는 것은 그의 미친 연기력 때문
– 깊이가 다른 유승호의 눈매. 당장이라도 울 것 같은 그의 눈빛

이현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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