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수정 기자]
육룡이나르샤
육룡이나르샤
SBS ‘육룡이 나르샤’ 12회 2015년 11월 10일 화요일 오후 10시

다섯 줄 요약
이인겸(최종원)은 이방원(유아인)이 자백하면 곤란해 질 것을 염려해 방원의 추국을 중지한다. 길태미(박혁권)는 서찰이 땅새(변요한)의 검체와 닮았다 여겨 땅새를 찾아간다. 한편 이성계는 방원을 구하기 위해 이인겸을 만나지만 뜻대로 되지 않고, 정도전(김명민)을 만나 정치를 하겠다고 선언하고, 도당에 입성해 방원의 결백을 밝힌다.

리뷰
정도전이 바꿔치기한 서찰로 방원은 누명의 내용만 변했을 뿐, 여전히 잡혀있는 신세였고, 이인겸은 여전히 판을 이끌어가고 있었다. 그 어느 곳에도 손닿지 않는 곳이 없던 이인겸의 견고한 세력은 도대체 구멍을 찾을 수가 없이 꽉 막혀 있는 듯했다. 외압에 굴하지 않는 꼴통이라는 별칭을 가진 자에게 방원의 수사를 맡겼지만, 올곧은 사람인 줄 알았던 그 또한 이인겸의 사람이었던 것. 그 때문에 수사는 갈 길을 또 잃은 듯했지만, 남꼴통은 사실 정도전의 사람, 남은(진선규)이었다는 또 한 번의 반전을 보여줌으로 모든 상황을 꿰뚫는 정도전의 책략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인겸의 손아귀에서 놀아날 것이 확실해져갈 때 남은의 등장, 서찰을 바꿔치기 한 자의 재등장 등으로 이 그림은 사실 정도전의 더 큰 손 안에 있었다는 것을 명백히 하고 있었다. 서찰을 바꿔치기 했을 때부터 정도전은 모든 상황을 만들어가고 있었던 것. 여기에 방원의 상황에 분노한 이성계의 개경 입성부터 정도전을 책사로 받아들여 정치판에 뛰어들기로 한 이성계의 결심까지. 조금은 지지부진한 듯 늘어지고 있던 전개는 정도전의 예상을 엎어버린 이성계의 등장으로 정도전의 책략은 물론 극의 전개에도 힘을 실었다.

타락해가는 나라의 현실에도, 정도전의 설득과 방원의 눈물어린 간청에도 움직이지 않았던 이성계였다. 방원이 몰래 도장을 찍어 통과시킨 안변책마저도 굳이 취소하려던 이성계라는 산이 드디어 움직였다. 그토록 피하려던 정치판으로 그를 움직이게 한 것은 내 사람들, 울타리 안에 있는 사람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이다. 사람을 진심으로 아낄 줄 아는 이성계는 방원의 억울한 체포로 각성하게 되었고, 도당에서 방원을 둘러싼 상황을 해결하고 이인겸에 맞선다. 어디로 튈지 모를 폭두, 철없이 여긴 방원의 행동은 결국 모두를 움직였다. 자식을 위하는 아버지의 마음을 움직였고, 정도전 역시 방원 때문에 이인겸에 맞서 이 큰 판을 뒤흔들기로 결심했었다. 모두를 뛰어넘은 정도전의 책략은 결국 방원을 구했고, 그를 제자로 삼기에 이른다. 반전에 반전을 더하는 전개는 끝까지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게 만들었고, 이는 앞으로 정도전이 이성계를 통해 보여줄 움직임을 더 보고 싶게 만든다. 여기에 이방원은 스승 정도전의 뜻대로 움직여 줄 것인지도 관심을 모은다. 정도전조차 예상할 수 없었던 폭두 이방원,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그림을 완성해 간 정도전. 드디어 뜻을 모은 용들의 움직임을 기대하게 하는 이유다.

수다포인트
– 헤어진 연인 같았던 땅새와 정도전의 대화. “나도 당신 잊을 거야, 당신도 날 잊어.”
– 길태미의 능력은 진화 중, 필체에서 검체 알아보기.
– 아무것도 모르는 땅새한테 누가 상황 설명 좀 해주면 안 되나요.

김지연 객원기자
사진. SBS ‘육룡이 나르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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