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룡이나르샤11회
육룡이나르샤11회
SBS ‘육룡이 나르샤’ 11회 2015년 11월 9일 월요일 오후 10시

다섯줄 요약
이방원(유아인)은 이인겸(최종원)의 계략에 휘말려 안변책 통과를 위해 홍인방(전노민)과 뒷거래를 한 혐의로 체포된다. 이성계(천호진)의 첫째 아들 이방우(이승효)는 함주에서 온 안변책 철회 장계를 올리지 않고 이성계를 찾아가 이 사실을 알린다. 이인겸은 홍인방의 필체로 쓰여진 서찰을 이방원의 침소에 넣어 증거를 확보하려 계획하지만, 정도전(김명민)은 이를 바꿔치기 한다.

리뷰
이인겸은 뜻대로 방원을 잡아들여 홍인방과 길태미(박혁권)를 압박하였고, 안변책의 통과를 취소시킬 수 있는 상황으로 흘러가는 듯했다. 홍인방과 같은 사람이 되지 않겠노라 늘 외치던 방원이었지만 괴로운 고문 앞에서는 약하고, 어린 인간일 뿐. 방원이 할 수 있는 것은 힘들지만 버티는 것밖에는 할 수 없었다. 정도전 또한 방법뿐만 아니라 방원을 구해줄 결심도 확실하지 않았다.

방원의 체포로 정도전의 고민은 시작되고, 연희는 방원의 희생으로 대업에 좀 더 가까워질 수 있기에 정도전이 대업 앞에서 흔들리지 않기를 바란다. 하지만 고려에서 억울하게 희생되는 백성에 대한 땅새의 분노어린 외침, 희망에 너무 시달려서 그리 된 것이라며 정도전의 평정지계에 큰 희망을 두었던 방원을 구해주길 청하는 분이의 말들은 정도전을 결심하게 했다. 아직은 마음 속 벌레에 잠식당하지 않으며, 다른 위정자들과 같아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 정도전 자신임을 인지한 것.

이인겸은 이성계와 홍인방 뒤에 누군가 있을 것이라 확신하고 그 그림자 같은 존재가 펼칠 다음 수를 압박하는 듯했다. 방원을 구하기로 결심한 정도전은 이인겸이 계획한 거짓 증거를 바꿔놓는다. 반전의 결과를 보여주고 후에 과정을 펼쳐 보여 시청자를 이해시키던 이전의 전개들과는 달리, 이번에는 정도전이 서찰을 바꾼 것을 보여주고 그 내용을 극적으로 공개하여, 내용이 공개되기 직전까지도 도대체 무슨 내용으로 전세를 역전시킬 것인가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땅새(변요한)가 남겼던 “백윤(김하균)을 죽였소. 다음은 누구요.”가 쓰인 서찰이 읽혀지자 이인겸을 비롯한 도당의 모든 관료들은 당황한다. 상상하지 못한 내용의 서찰의 공개를 둘러싼 관료들의 생각을 들려주는 것으로 상황을 설명해준다. 이성계를 살인 배후로 모함한 것, 사실이든 아니든 이성계가 알게 되면 일어날 일에 대한 두려움, 애초에 이 모든 사건 자체가 거짓이었음을 밝힐 것인가에 대한 고민 등 그 무엇도 도당에서는 감당할 수 없을 것을 알았던 정도전의 선택은 다음 수를 뛰어넘어 이인겸에게 유리하게 흘러가던 판을 완전히 뒤집는 맞불을 놓은 것이 되었다.

이인겸의 뜻대로 순탄하게 흘러갈 것 같던 계획은 이인겸 스스로를 곤란하게 만들었고, 결국 이성계를 개경으로 불러들이게 되었다. 방원이 고달픈 고문에서 끝까지 버텨만 준다면, 이 위기를 넘고 아버지 이성계와 스승 정도전으로 인해 풀려나게 될 듯 보인다. 마음 속 벌레 대신 두려움을 선택한 정도전, 고민 끝에 그가 보여준 한 수는 모두를 당황시킴과 동시에 보는 이에겐 통쾌함을 선사해주었다. 끝없는 수 싸움과 그 끝에 오는 시원함. 이인겸으로 대표되는 썩은 고려를 향해 앞으로 정도전이 보여줄 책략들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수다포인트
– 학창시절 우리를 괴롭히던 청산별곡이 땅새의 노래와 어우러지니 웬만한 유행가 못지않게 귀에 쏙쏙 들어오네요!
– 논어 인용하고 스스로 감탄하는 길태미. 귀여워서 미워할 수가 없다니까요!
– 분이(신세경)의 옥중 고백이라니! 역시 낭만적이야.

김지연 객원기자
사진. SBS ‘육룡이 나르샤’ 방송화면 캡처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