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주리 기자]
'육룡이 나르샤' 전무후무 '낭만 이방원'..유아인 아니면 누가하리
‘육룡이 나르샤’ 전무후무한 이방원 캐릭터가 탄생했다. 배우 유아인을 통해서다.

지난 27일 방송된 SBS 창사25주년 특별기획 ‘육룡이 나르샤’(극본 김영현 박상연/연출 신경수) 8회에서 신조선 대업에 불을 당기는 이방원(유아인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뜻을 이루기 위해 행동하는 대범함과 야망 넘치는 모습, 한편으로는 불안에 떠는 아이 같은 얼굴을 갖고 있는 이방원은 변화무쌍해서 더 종잡을 수 없는 인물이었다. 유아인은 시시각각 변하는 이방원의 복잡한 심리를 섬세하게 연기하며 시청자들을 TV 속으로 빨려 들게 만들었다.

이날 이방원은 정도전(김명민 분)의 뜻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도당 3인방을 척결하고 새로운 나라를 만들자는 제안, 그리고 새 나라의 왕으로 이성계(천호진 분)를 선택했다는 정도전의 말은 이방원을 놀라게 했다. 이방원은 고뇌에 빠졌다. 이성계는 절대 움직이지 않을 것이고, 너무 약해 새 나라의 주인이 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에 이방원은 이성계를 설득하려 찾아갔다. 이방원은 이성계의 치부인 조소생(안길강 분)과의 일화를 꺼내며, 이인겸(최종원 분)에게 고개 숙였던 이성계의 과거를 알고 있음을 고백했다. 이방원은 약한 이성계의 모습에 분노하고, 또 존경했던 아버지로 인해 상처 받았음을 눈물로 호소했지만, 끄떡하지 않는 이성계에 좌절했다.

그러나 이방원은 이성계와는 달랐다. 부패한 세상을 바꾸고 싶은 욕망이 컸다. 자신이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뀔 수 없다고 판단해 결단을 내렸다. 그리고 즉각 행동했다. 정도전의 결의가 담긴 안변책에 이성계의 도장을 몰래 찍은 것이다. 이방원의 대담함과 비범함이 돋보이는 대목이었다.

이날 유아인 폭발하듯 다양한 감정을 쏟아냈다. 능청스럽게 아버지를 대하다가도 단번에 표정을 바꾸어 차가운 말을 쏟아냈고, 또 자신의 감정에 취해 씩씩대며 눈물을 흘렸다. 특히 억지로 꾸며내지 않은 유아인의 눈물 연기는 이날의 압권이었다. 작은 행동, 얼굴 표정 하나하나에 설득력 있는 감정선을 보여주며 캐릭터에 깊이를 더했다.

무엇보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유아인의 연기는 이방원 캐릭터의 복합적인 매력을 더욱 신선하고 매력적으로 와 닿게 만들었다. 그간의 이방원과는 확실히 차별화된 이방원의 모습이었다. 카리스마 넘치면서도 아이 같고, 또 야망을 품었지만 낭만도 품은 이방원은 색달랐다. 50부작 긴 호흡 속에 입체적인 이방원을 그려내는 유아인의 연기를 보는 재미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육룡이 나르샤’는 조선의 기틀을 세운 철혈 군주 이방원을 중심으로 한 여섯 인물의 야망과 성공 스토리를 다룬 팩션 사극이다. 매주 월, 화요일 오후 10시 방송.

김주리 기자 yuffie5@

사진. 방송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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