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호 기자]
윤종신 유희열
윤종신 유희열
가수 윤종신과 편곡자 유희열의 조합, 좋지 않았던 적이 있던가.

지난 20일 0시, ‘월간 윤종신’ 10월호 ‘기억의 주인’이 발매됐다. 영화 ‘이터널 선샤인’을 모티브로 한 이 노래는 윤종신이 작사와 작곡을 맡았으며 유희열과 박인영이 편곡에 참여했다.

유희열이 ‘월간 윤종신’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 유희열은 지난 2012년 발표된 ‘월간 윤종신’ 12월 호 ‘메리 크리스마스 온리 유(Merry Christmas Only You)’의 작사와 작곡, 편곡에 이르기까지 제작 전반을 총괄했다. 그의 표현을 따르자면, ‘메리크리스마스 온리유’에는 에스몬드 패밀리, 폴 앙카, 플래터스, 빙 크로스비 그리고 이병헌(?)까지 유희열이 느끼고 영향 받은 캐럴과 올드 팝 여러 팀의 색깔이 섞여있단다. 잘은 몰라도, 유희열 특유의 끈적함과 윤종신표 느끼함이 만나 색다른 화학작용을 일으켰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윤종신과 유희열의 첫 만남은 지난 199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윤종신은 군에서 막 제대한 유희열을 꼬셔 “1년 동안 의자에 족쇄 채우고 건반만 치게 했다”고. 그렇게 탄생된 앨범이 바로 윤종신 5집 앨범 ‘우(愚)’다. 타이틀곡 ‘환생’은 복고적인 사운드와 창의적인 편곡으로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명곡으로 회자되고 있다.

신곡 ‘기억의 주인’에서도 두 사람의 찰떡궁합은 돋보인다. 달라진 게 있다면, 이번 ‘기억의 주인’에서는 유희열의 창의성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윤종신의 색깔을 뒷받침해주는 데 주력한 모습이다. 고즈넉한 진행은 전작 ‘여자 없는 남자들’ ‘행복한 눈물’을 떠올리게 하고, 하이라이트에서는 윤종신 특유의 탁성이 여지없이 빛을 발한다. 여기에 유희열은 담담한 편곡과 따스한 피아노 연주로 힘을 보탰다. 감정의 고조를 이끄는 스트링 편곡은 필시 박인영의 솜씨일 테다. 든든한 편곡자들을 배경으로, 윤종신의 보컬도 물 흐르듯 흐른다.

3년 만에 재회한 윤종신과 유희열의 합작 ‘기억의 주인’은 각종 온라인 음원사이트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은호 기자 wild37@
사진. 미스틱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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