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싱어
히든싱어
JTBC ‘히든싱어4’ 2회 2015년 10월 10일 토요일 오후 11시

다섯줄 요약 ‘히든싱어4’ 2회의 원조가수는 SG워너비의 명품보컬리스트 김진호였다. ‘Timeless’, ‘내 사람’, ‘라라라’, ‘살다가’로 이어지는 명곡의 향연 속에서 히든싱어 역대 최고의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모창가수 5인과 대결을 펼친 김진호는 2라운드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시고 말았지만 그의 노래를 사랑하는 모창가수들과 끝까지 함께 감동의 무대를 펼쳤다. ‘히든싱어4’ 최초의 모창능력자 우승자는 ‘내 사람 김진호’ 김정준으로 결정되었다.

리뷰
몇 시즌을 거듭해오면서 이제 원조가수의 탈락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것이 되었지만 시즌4가 시작된 지 단 2회 만에 원조가수의 탈락이 일어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변은 일어나고야 말았고, SG워너비의 김진호가 ‘히든싱어4’의 첫 원조가수 탈락자가 되었다.

원조가수의 탈락이 충격적이기는 하였지만 사실 ‘히든싱어4’ 2회는 역대 시즌을 통틀어도 손꼽을 만큼 재미와 감동이 고루 갖춰진 방송이었다. 진짜 가수를 가려내는 이 음악 추리쇼의 관건은 결국 원조가수와 비슷한 모창능력자를 얼마나 섭외할 수 있는지에 달려있다. 모창능력자들의 싱크로율이 떨어져 원조가수를 가려내기 쉬워지면 방송의 긴장감도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러한 점에서 ‘히든싱어4’ 김진호편은 대단히 성공적이었다. 그야말로 히든싱어 역사상 최고의 싱크로율이라 할 만큼 모창능력자들의 능력이 뛰어났는데, 오히려 세월이 흐르면서 창법이 변한 김진호보다 모창능력자들의 목소리가 음원에 훨씬 가깝게 들릴 정도였다. 물론 이전 시즌에도 조성모 편이나 이재훈 편의 우승자와 같이 놀라울 정도로 비슷한 모창능력자들이 있었지만, 이번 회는 다섯 명의 모창능력자들이 고루 뛰어나 역대 최고의 추리게임을 만들어내었다.

그런가 하면 이번 회는 ‘가수가 진짜 가수가 되는 시간’이라는 ‘히든싱어4’의 캐치프레이즈에 걸맞은 감동을 선사하였다. 이번 회의 우승자인 ‘내 사람 김진호’ 김정준은 김진호의 탈락에 먼저 눈물을 보이고, 김진호처럼 노래하고 싶었다고 말하였으며, 김진호에게 그가 선택하는 것에 대해 많은 팬들이 뒤에서 응원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 달라 하였다. 진정성 있는 응원의 메시지는 원조가수인 김진호 뿐만 아니라 시청자들까지도 감격하게 하였다. 여기에 예전의 자신은 어울리지 않는 화려한 포장지에 맞춰가려 노래하였으며, 이제야 비로소 진짜 목소리로 노래하고 있다는 김진호의 고백과 그가 그의 진짜 목소리로 팬들과 함께 부른 ‘가족사진’ 무대는 커다란 감동으로 다가왔다. 이전과는 달라진 목소리에 비록 탈락의 고배를 마시게 되었지만 그의 탈락이 초라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자신의 목소리로 편안히 노래하는 지금의 모습이 충분히 아름답기 때문이다. 세월이 흐른 뒤에야 자신의 목소리를 찾을 수 있었던 가수가 진심으로 부르는 노래. ‘히든싱어’ 무대 위에서 김진호는 그야말로 ‘진짜 가수’였다.

사실 이번 방송에서 가장 돋보였던 것은 김진호의 태도였다. 방송 초반에 원조가수가 탈락하게 되면 다소 어색한 분위기가 이어지기 마련인데, 김진호는 초반 탈락에 당황할 법도 하였지만 오히려 자신의 탈락에 눈물 흘리는 팬을 달래주었고, 결과에 집착하기 보다는 자신의 노래를 사랑해주는 팬들을 만나게 된 것에 진심으로 기뻐하는 모습이었다. 함께 노래하는 내내 모창능력자들의 눈을 마주쳐가며 독려하는 모습도 보기 좋았다. 이번 회 방송이 원조가수의 탈락 이후에도 감동을 유지해갈 수 있었던 것은 김진호의 이러한 태도 덕분이었다.

오랜 시간동안 시즌4를 기다려왔던 시청자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단 2회 만에 재미와 감동, 최고의 노래까지 그 어떤 것도 빠짐없었던 무대를 만들어낸 ‘히든싱어4’, 앞으로의 여정이 더욱 기대되는 바이다.

수다포인트
- 김진호 씨의 긴장 여부는 땀샘 폭발 정도로 파악할 수 있군요.
– 역대 최고의 싱크로율 자랑하는 모창능력자 분들, 김진호 씨는 눈을 뜨게 하고 김용준 씨는 가사를 까먹게 합니다.
– 원조가수가 또다시 2라운드에서 탈락, 이쯤 되면 정말 마의 2라운드라고 해야겠어요.
– 최종라운드 ‘살다가’ 무대 때 전현무 씨 표정=내 표정. 어쩜 이렇게들 노래를 잘하시는지…

김하늬 객원기자
사진제공. JTBC ‘히든싱어4’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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