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수정 기자]
류세라 콘서트
류세라 콘서트
“언니 노래 라이브로 들을 수 있어요?”라고 물었던 팬의 대답에 류세라는 답했다. “꼭 그렇게 만들게.” 류세라는 약속을 지켰다. 단독 콘서트를 개최한 류세라 콘서트의 모든 장면 하나 하나가 멋진 장면이었다.

류세라는 지난 19일 서울 홍대 롤링홀에서 자신의 첫 솔로 단독 콘서트 ‘류세라 퍼스트 콘서트’를 개최했다. 약 600여 명의 관객이 모여 류세라의 진짜 홀로서기를 함께 지켜봤다.

이번 콘서트는 류세라가 걸그룹 나인뮤지스 탈퇴 이후 팬들 앞에 처음으로 공식적으로 나선 자리였다. 그동안 류세라는 유튜브와 SNS를 통해 팬들과 소통했지만, 류세라가 자신의 노래를 직접 라이브로 들려주는 자리는 처음이었다. 류세라와 팬들은, 이날 콘서트를 통해서 그동안 보고 싶었던 마음을 마음껏 표현하며 감동적인 시간을 만들었다.

콘서트 내내 류세라와 관객의 소통은 끈끈하고 또 친근하게 이어졌다. 류세라는 오프닝으로 ‘룰라바이(Lullaby)’를 부르며 무대 위가 아닌 객석 끝에서 등장했다. 갑작스런 등장에 관객은 술렁이며 류세라의 모습을 반가워했다. 감미로운 곡으로 분위기를 부드럽게 잡은 류세라는 무대에 올라 팬들의 얼굴 한 명 한 명 살펴보며 음미했다.

관객석에서 등장한 류세라 오프닝 무대
관객석에서 등장한 류세라 오프닝 무대
이날 류세라는 ‘굳이 사랑이’, ‘체인지 더 월드(Change the world)’ 등 지난 8월 발표한 자신의 앨범 수록곡을 비롯해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한 자작곡을 불렀다. 비교적 느린 템포의 감미로운 노래를 주로 들려준 류세라는 ‘세라리따’ 무대에서는 댄서들과 함께 춤도 뽐냈다. 오랜만에 무대 위에서 춤을 추는 류세라의 모습에 관객들도 큰 환호로 화답했다. 친동생 류지웅도 무대에 올라 듀엣곡 ‘하지만 이별’을 소화하며 누나의 콘서트를 응원했다.

가장 큰 응원군은 역시나 팬이었다. 류세라는 한 곡이 끝날 때마다 팬들과의 이야기 시간을 가졌다. 팬들은 류세라의 행동 하나하나, 말 하나하나에 격려를 보내기도, 때로는 장난을 치면서 즐거운 시간을 만들었다.

하이라이트는 사연을 읽는 시간이었다. 류세라가 공연 전에 모집해 추첨한 사연을 읽고 신청곡을 들려줬다. 암 투병을 했던 팬, 4수생, 40대 중년팬, 난치병을 앓고 있는 팬 등 류세라는 저마다 사연을 지닌 팬들의 이야기를 소개하며 직접 무대 위로 초대했다. 휘트니 휴스턴 ‘그레이티스트 러브 오브 올(Greatest love of all)’, 오아시스 ‘왓에버(Whatever)’, 봄여름가을겨울 ‘브라보 마이 라이프’,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OST ‘마이 페이버릿 띵스(My Favorite Things)’까지 다양한 곡이 류세라의 키보드 반주로 재탄생됐다. 무대에 올라온 팬은 눈물을 흘렸고, 류세라는 뜨거운 포옹으로 응원했다.

앙코르곡 ‘보다’에서는 무대 대형 화면에 가사가 뜨면서 류세라와 관객이 함께 노래를 부르는 시간이 됐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하나가 돼가는 모습이었다.
류세라 콘서트
류세라 콘서트
팬들을 향한 류세라의 선물 공세는 계속됐다. 류세라는 이날 콘서트를 열기 전 콘서트를 보지 못하는 팬들을 위해 서울 건대 입구 근처에서 버스킹을 열기도 했다. 콘서트가 끝난 뒤에는 팬 한 명 한 명 사진을 찍는 시간을 마련해 소통했다. ‘골져스 아티스트 류세라 공연기념 150919’라고 적힌 수건도 선물하는 센스까지 발휘했다. 팬을 위한 예쁜 마음이 곳곳에 가득한 콘서트였다.

류세라는 엔딩 무대를 가지기 전, 객석을 다시 한 번 지그시 바라봤다. “지금 이 시간은 지나가지만, 영원히 기억할 거예요”라고 말한 류세라는 “조금만 더 바라보고 있을게요”라며 울컥했다. 그 울컥한 모습에는 류세라가 무대와 팬을 얼마나 그리워했을지 가늠하게 되는 모습이었다. 류세라가 가수 류세라로 무대에 서기까지 얼마나 많은 기다림과 용기와 의지가 필요했을까. 자신을 버티게 해준 팬들을 바라보는 류세라의 눈빛이 따뜻하면서도 힘이 있었다. 류세라는 다음 앨범도 약속했다. 그는 “힘들겠지만 이제는 저를 기다려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걸 확실히 알기 때문에 더 재미있고, 더욱 더 다양하게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지난 8월 발표한 앨범부터 콘서트까지, 류세라는 모든 것을 직접 해냈다. 흔한 기획사의 도움 없이 직접 발로 뛰었다. 앨범 디자인, 뮤직비디오 편집, 앨범 비닐 포장, 택배, 공연장 대관, 밴드 섭외 등등 모두 직접 했다. 어떻게 가능할까 싶었다. 그 힘을 콘서트에서 확인했다. 류세라를 끝까지 응원하는 팬들의 눈빛과 목소리 힘의 원천이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류세라의 눈빛과 목소리는 어느 때보다 햇살 같이 따뜻했다. 소중함을 알고, 그것을 꼭꼭 담아 간직하려는 눈빛들. ‘보다’ 가사 중 “소중한 것들만, 고운 것들만, 좋은 것들만, 아름다운 것들만 눈에 보인다”는 가사가 와닿았다.

아쉽게도 류세라의 앨범 수록곡은 음원사이트를 통해서 들을 수 없다. 그러나 유튜브(https://www.youtube.com/user/TheRyuSera)를 통해 일부 감상할 수 있다. 류세라는 결코 쉽지 않는 길을 택했지만, 돌고 돌아 무대 위로 돌아왔다. 지금을 만들었던 힘이 있는 한, 류세라는 계속 나아갈 것이다.

박수정 기자 soverus@
사진. 류세라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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