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면가왕
복면가왕
MBC ‘복면가왕’ 25회 2015년 9월 20일 일요일 오후 4시 50분

다섯줄요약
13대 복면가왕의 자리에 도전하는 복면가수 8명이 새롭게 등장했다. 1라운드 듀엣곡 대결에서는 ‘캐리비안의 해적’과 ‘십오야 밝은 둥근 달’, ‘립스틱 짙게 바르고’와 ‘오매, 단풍 들겄네’, ‘윙윙윙 고추잠자리’와 ‘어디에서 나타났나 황금박쥐’, ‘소녀의 순정 코스모스’와 ‘패션피플 허수아비’가 맞붙어 각각 ‘십오야 밝은 둥근 달’, ‘오매, 단풍 들겄네’, ‘윙윙윙 고추잠자리’, ‘소녀의 순정 코스모스’가 승리해 2라운드에 진출했다. ‘캐리비안의 해적’의 정체는 성지루, ‘립스틱 짙게 바르고’는 별, ‘어디에서 나타났나 황금박쥐’는 김승진, ‘패션피플 허수아비’는 쌈디로 밝혀졌다.

리뷰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김연우)의 퇴장 이후 몇 주간 과도기를 거친 ‘복면가왕’은 이제 완전히 정상 궤도로 돌아온 듯하며, 한동안 지적받아왔던 1주차 방송과 2주차 방송 사이의 불균형도 어느 정도 해결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복면가왕’ 25회는 13대 복면가왕을 뽑기 위한 1주차 방송이었는데 한 시간 반쯤 되는 시간이 전혀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이전 방송이 김영철이나 정상훈과 같은 예능감이 뛰어난 출연자의 ‘원맨쇼’에 힘입어 재미를 살렸다면, 이번 주 방송은 쌈디 정도를 제외하면 예능프로그램에 익숙한 출연자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복면가수를 유추하는 과정만으로도 충분히 재미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었다.

무엇보다도 놀라운 것은 역시 ‘복면가왕’의 섭외력이다. 4월 달에 첫방송을 시작한 이후, 어느덧 방송회차가 25회에 이르면서 일각에서는 ‘복면가왕’이 기존의 패턴과 반전에 익숙해져버린 시청자들을 계속해서 놀라게 할 수 있을까하는 우려도 있었다. 그러나 이번 방송은 또다시 놀라운 섭외력으로 반전을 선사함으로써 ‘복면가왕’에 대한 우려는 시기상조임을 보여주었다.

이번 방송에서 정체가 밝혀진 네 명의 복면가수는 예능에서 줄곧 활약해온 쌈디를 제외하면 본업이 배우인 성지루는 물론 육아에 힘쓰느라 활동중단 중이었던 별, 80년대 최고의 하이틴 스타였으나 음반제작이 계속해서 미뤄지면서 활동이 어려웠던 김승진까지, 모두 예능에서 만나기 어려운 이들이었다. 특히나 의외의 노래실력을 선보여 반전을 선사하기 위해서는 ‘노래잘하는 비가수’의 출연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러한 점에서 성지루와 같은 유명 배우의 출연은 큰 의미가 있다. 가수건 가수가 아니건, 유명하건 별로 유명하지 않건, 혹은 어느덧 잊혀버린 이라 할지라도, 이러한 다양한 이들이 함께 서서 노래하는 것이 조금도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아마도 이 프로그램이 유일할 것이다.

주목할 만한 것은 섭외가 오기도 전에 먼저 자발적으로 출연의사를 밝혔다는 쌈디의 말이다. 또한 성지루의 경우에는 그의 주변 사람인 박해일과 매니저가 먼저 ‘복면가왕’측에 영상제보를 했다고 한다. 파급효과가 큰 연예인이 섭외 요청을 하기도 전에 먼저 출연하겠다고 하고, 노래 잘하는 연예인이라면 “‘복면가왕’에 출연해봐라”는 말을 일상적으로 들을 정도로 이 프로그램은 이제 대세이며 그 파급력은 어마어마하다. 당장 쌈디만 하더라도 이번 방송을 통해 랩만 할 줄 아는 것이 아니라 노래까지 잘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별은 ‘하하의 아내’, ‘드림이의 엄마’가 아닌 ‘가수 별’로서의 무대를 얻을 수 있었고, 김승진은 인기검색어를 장식하며 잠시 잊혔던 그의 존재감을 확인시켰다. 심지어 성지루는 사춘기 자녀와 가까워지고 싶다는 이유로 이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그만큼 이 프로그램은 그 자체로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아마도 이것이 ‘복면가왕’이 가진 진짜 섭외력의 비밀일 것이다.

수다포인트
– 자칭 ‘여러분’의 MC 김성주 씨, 어느덧 모르모트 MC가 되었네요.
– 산들 씨가 누군지 아는데 이름을 모르겠다는 그분의 정체는 도대체 누구일까?
– 아이들을 위해 ‘복면가왕’에 출연했다는 성지루 씨, 정말 멋진 아빠입니다.

김하늬 객원기자
사진. MBC ‘복면가왕’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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