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A4 바로가 랩을 만드는 과정 '음악적 팀워크'

[텐아시아=박수정 기자]

조슬기

그룹 B1A4(비원에이포)는 셀프프로듀싱 아이돌이다. 리더 진영이 타이틀곡을 비롯해 앨범 전반을 프로듀싱하고, 신우도 매앨범 자작곡을 수록한다. 자신들의 음악 색깔을 직접 만들어나간다. B1A4 음악을 만드는 데 있어서 맏형들의 자작곡은 단단한 토대를 만든다. 여기에 메인보컬 산들의 가창력, 막내 공찬의 음색이 색깔을 칠한다. 그중 래퍼 바로의 랩은 킬링파트를 만들어낸다. 마치 네 보컬이 만들어내는 달콤한 케이크에 래퍼 바로라는 커피를 마시는 느낌을 자아낸다. 환상의 조화.

바로는 B1A4의 모든 랩을 직접 쓴다. 자신의 이야기를 자신이 노래한다. 진영과 신우가 각자의 자작곡의 밑그림을 그리면 바로가 그에 맞춰 랩을 메이킹하는 것. 여기엔 작곡자의 의도에 맞추면서 자신의 색깔을 넣어야 하는 과제가 주어진다. 바로는 어떻게 진영과 신우와 소통할까.

바로는 최근 한 음악방송에서 텐아시아와 만나 랩메이킹 과정에 대해 들려줬다. 바로는 “형들이 작업하는 것을 계속 들어본다. 편곡 된 것, 안 된 것, 멜로디 바뀐 것 모두 들어본다. 랩으로 노래의 한 부분을 만들어야 하니까 노래랑 익숙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이 노래를 즐겨듣고 항상 듣던 노래처럼 익숙해지면 형들이 어떤 느낌을 써줬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랩 부분에서 색다른 내용이 나왔으면 좋겠다거나 랩보다는 멜로디컬한 랩을 많이 만들어달라고도 한다”고 말했다.

신우는 “바로랑 작업할 때 저 같은 경우는 크게 주문하지 않는다”며 “대략적인 느낌, 곡의 상황에 대한 설명을 던져주면 바로가 잘 알아서 메이킹을 잘 해 온다”고 전했다. 신우는 B1A4 새 앨범 ‘스윗걸(SweetGirl)’에서 CD로만 들을 수 있는 히든트랙이자 자작곡 ‘행복하자’ 녹음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하기도 했다. 바로가 ‘행복하자’ 가이드를 녹음할 때 입으로 기계음을 넣었던 것. 신우는 “’행복하자’에는 바로의 랩이 두 번 등장한다. 브릿지 랩 같은 경우에는 입으로 스크래치하는 것을 후렴구에 넣는 게 어떨까 싶어서 바로한테 시켜봤다”며 “문득 꽂혔다. 가이드 해보니까 괜찮았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입으로 스크래치해볼까”라며 웃었다.

B1A4 공식 인스타그램

진영의 경우, 바로와 대화를 끊임없이 주고받는다. 노래에 담긴 메시지에 대해 공감하고, 서로의 감정을 나누는 작업을 걸친다. 진영은 “바로랑 할 때 곡 전체적인 내용을 이야기한다. 상황을 같이 설정한다. 서로 공감을 돼야 시너지 효과가 나오니까. 같이 상황을 만들고, 바로가 느끼는 감정을 쓴다”고 전했다.

타이틀곡 ‘스윗걸’도 마찬가지다. ‘스윗걸’은 운명적인 상대에게 첫 눈에 반해 꿈을 꾸듯 상대를 쫓아 사랑을 고백하는 노래. 진영은 “제가 느낀 사랑과 바로가 느낀 사랑이 다르니 바로가 느꼈던 사랑을 써봐라. 이 주제에 맞춰 써보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바로는 ‘스윗걸’에 대해서 “처음엔 새로운 장르를 만든다는 느낌을 상상했다. 엄청 달달했다. 아무도 넘볼 수 없는, 우리만의 그런 걸 상상해봤다”며 “사실 처음 들었을 때랑 지금이랑 많이 다르다. 편곡도 많이 바뀌고 지금이 더 좋다”고 전했다.

‘스윗걸’에서 바로의 랩은 ‘스윗걸’에 담긴 전체적인 분위기를 적절하게 대변한다. 전체적인 보컬 파트의 가사가 몽환적이고, 구름 위를 헤엄치는 느낌이라면 바로의 랩은 구체적인 그림을 그린다. ‘그대의 성스러운 눈빛 그 자태에 취한 것 같아 나갈게’라며 적극적인 대쉬를 펼치기도 하고, ‘지금 그대 곁으로 날아갈래 I’m 노란 butterfly’라며 후렴구 ‘나비처럼 날아갈래’와 짝을 이루기도 한다. 두 번째 랩 파트에서는 ‘그래 네가 좋아서 기다릴게 바로 여기서’라며 자신의 이름 바로를 활용한 센스도 돋보였다. B1A4 색깔을 유지하되 바로만의 특징이 묻어난다. 바로가 랩을 만드는 과정은 B1A4의 음악적 팀워크가 돋보이는 순간이다.

MBC ‘일밤-진짜사나이(이하 진짜사나이)’에서의 경험은 바로와 B1A4의 팀워크를 더욱 단단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바로는 최근 ‘진짜 사나이’에 출연해 군 생활을 경험했다. 바로는 “군 안에서 단체 생활이 재미있었다. 하루 만에 전우애가 생겼다. 첫날 24톤 교량 구축이 다 끝나고 다 같이 앉아서 소감을 발표할 때 솔직히 방송이라서 참았지 울 뻔했다. 너무 멋있고, 이래서 애국심 불타나 싶고, 멤버들의 소중함도 깨달았다”고 전했다.

‘진짜사나이’처럼, B1A4는 치열한 가요계에서 제 색깔을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전우애를 갖고 있다. 이들은 처음부터 스스로 음악을 만들던 그룹이 아니다. 리더 진영을 필두로 조금씩 참여도를 높여 왔지만, 지난해 ‘솔로데이’ 앨범부터 멤버들이 전곡 작사 작곡에 참여해 B1A4의 색을 완성시켜 나가고 있다. 앨범을 발표할 때마다 멤버들의 팀워크는 더욱 좋아지고, 참여도도 높아지고 있다. 조금씩 영역을 넓히고, 성장을 거듭하는 B1A4가 앞으로 또 어떤 그림을 탄생시킬까.

박수정 기자 soverus@
사진. 조슬기 인턴기자 kelly@, WM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