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가면' 8회
SBS '가면' 8회
SBS ‘가면’ 8회 2015년 6월 18일 목요일 오후 10시

다섯줄 요약
최민우(주지훈)에게 정체를 밝히려는 변지숙(수애)을 민석훈(연정훈)이 거짓말로 막는다. 지숙에게 마음을 거부당한 민우는 지숙의 일에 나설 수 없음에 낙담하지만, 지숙의 마음도 그를 통해 조금 움직인 듯하다. 최미연(유인영)이 준 만년필의 정체를 알아보던 민우는 과거 은하가 석훈에게 만년필을 선물하는 모습이 찍힌 사진을 확인하게 된다. 석훈은 지숙의 정체를 눈치 채고 의심하는 김정태(조한선)를 죽음에 이른다. 살인을 청부받고 정태에게 향하는 지혁을 막기 위해 지숙이 가지만 무슨 경찰에 잡혀 정체가 탄로 날 위기에 처한다.

리뷰
지난 방송 말미에는 로맨스가 급물살을 타고, 키스까지 했다. 상처받은 남자 주인공은 비밀스러운 여주인공에게 고백도 했다. 하지만 이번 회에서 여전히 그녀는 제자리걸음이었다.

지숙에 대한 갑작스런 민우의 감정 변화가 어색하다는 반응도 있었다. 하지만 사랑은 그렇게 급작스러운 것이 아니던가. 그리고 처음부터 그들을 보았다면, 시원하게 정의내릴 수 없지만 민우가 지숙을 사랑하게 된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을 것이다. 게다가 우리가 이해를 하든 말든 상관없이, 사랑하는 마음이 주체가 안 되는 한 남자를 주지훈은 충분히 잘 표현했다. 그의 모습에 이성을 해제시키고 그저 설레기만도 바빴다. 그리고 그는 이번 회에서 지숙에게 거부당했다 여기고, 상처받고 다시 까칠해져 스스로 경계를 그었지만, 이미 빼앗겨버린 마음은 숨길 수 없음을 순간순간 충실히 보여줬다.

하지만 여전하다 못해 누구에게도 이해받을 수 없을 만큼 더 답답해진 지숙의 모습이 안타깝기만 했다. 이제 지숙의 주눅 든 표정과 행동만 봐도 시청자들은 한숨을 쉬었을지 모른다. 그 와중에 미연과 함께 회사에 말단사원으로 출근을 하는 개연성 부족한 전개에, 그곳에 정태가 나타나자 어설프게 숨고 도망치는 모습이라니. 그런 지숙에게 은하의 가면을 씌웠기에 그녀가 벌이는 문제들을 뒤치다꺼리 하고 있는 석훈이 오히려 짠해 보이기까지 했다. 차라리 지숙의 정체가 민우에게 탄로 나든지, 지숙의 엄마가 위독해지거나, 지혁이 정태의 죽음에 직접적으로 휘말리게 되는 등의 사건이 얼른 벌어지길 답답한 마음에 기다렸는지도 모른다. 그래야 그녀가 제대로 된 가면을 쓰거나, 석훈에게 회심의 반격을 하게 될 것이니 말이다.

몇 회째 이어지는 터질 듯 말 듯, 민우를 비롯해 시청자들과도 밀당하고 있는 지숙이 더 이상 모두 밀려가기 전에 이 답답함을 해결해주어야 한다. 시청자들에게 주눅들어 있기만 한 지숙을 기다릴 인내심이 얼마나 더 남아있는지 모른다. 하지만 지숙의 눈빛을 통해 느낀 만년필과 지숙, 석훈을 향한 민우의 밝혀지지 않은 망상이 답답한 전개에 힘을 싣게 되길 바랄뿐이다. 격정적인 감정의 표현으로 통속적인 스토리임에도 찬사를 얻어냈던 최호철 작가의 필력이 시청자들이 하고 있는 뻔한 예상을 깨고 있다. 이번에도 제대로 발휘되어 시원한 한방을 지숙을 통해 보여주는 드라마 중반부를 기대하며 다음 주를 기다려본다.

수다포인트
– 보는 사람도 아프니까 다치지 말라는 말을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뱉다니요! 최민우 당신이 진정한 사랑꾼이네요.
– 경찰서에서 은하 주민번호 듣고 저도 모르게 피식 웃은 거, 사과할게요. 그래도 89년생은 좀..
– 다음에 제대로 비열한 역할로 조한선씨 만나길 기대해봅니다.

김지연 객원기자
사진. SBS ‘가면’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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