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텐아시아DB
배우 이제훈이 또다시 장르물(인물보다 사건을 중심으로 스토리가 진행되는 작품)로 나타났다. 지난해 인터뷰에서 "차기작은 로맨스를 하고 싶다"고 했으나 바람을 이루지 못했다. 그동안 이제훈이 출연한 장르물은 높은 인기를 끌었다. 이번에도 인기를 이어갈지 관심이 쏠린다.
이제훈이 주인공을 맡은 JTBC 새 토일드라마 '협상의 기술'(극본 이승영, 연출 안판석)은 전설의 협상가로 불리는 대기업의 인수합병(M&A) 전문가와 그 팀의 활약상을 그리는 드라마. 오는 3월 8일 첫 방송 예정이다. 이제훈은 예리한 통찰력과 판단력을 가진 협상 전문가로, 일명 백사(白蛇)로 불리는 윤주노 역이다. 윤주노는 기업의 가치를 평가해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M&A계의 전설로 위기에 빠진 산인그룹을 구하기 위해 나선다.
최근 공개된 협상의 기술 티저 영상에서 이제훈은 '백사'라는 극 중 별명에 걸맞게 백발로 나왔다. 옷은 깔끔한 정장 차림이었다. 이를 통해 진중하고 계획적인 면모가 돋보이는 협상 전문가 윤주노의 모습을 보여줬다. "전쟁이 무기로 싸우는 것이라면 M&A는 계약서로 싸우는 것"이라는 이제훈의 대사처럼 이 작품에는 치열하게 협상하는 M&A팀의 모습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 제공=JTBC '협상의 기술' 1차 티저 영상 캡처
이제훈에게 멜로를 기대했던 시청자들이라면 그의 장르물 선택은 다소 아쉬울 수 있다. 이제훈은 앞서 '시그널'에서는 프로파일러, '모범택시' 시리즈에서는 사적 제재를 가하는 해결사로 분해 시청자가 긴장감과 통쾌함을 느끼게 했다. '수사반장 1958'을 통해서는 추리물, 수사물 연기에 강점이 있다는 걸 보여줬다. '협상의 기술' 역시 오피스물이다.
이제훈의 로맨스물 연기는 그간 드물게 이어졌다. 영화 '건축학개론'(2012), tvN 드라마 '내일 그대와'(2017), SBS 드라마 '여우각시별'(2018) 등이 그가 나왔던 로맨스물이다.
가뭄에 콩 나듯 한 로맨스 연기에 대해 누구보다 이제훈 자신이 아쉬워했다. 이제훈은 지난해 텐아시아 인터뷰에서 "누구보다 (로맨스를) 바라고 있다. 왜 로맨스물 배역을 안 주는지 잘 모르겠다"며 "지금의 외모가 영원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젊은 모습을 로맨스, 로맨틱 코미디로 남기고 싶다. 찾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제훈이 다시 장르물을 선택한 이유는 '기업에 대한 관심' 때문이었다. 이제훈은 배우이자 소속사 대표, 제작자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텐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기업 M&A에 대한 관심이 작품 선택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했다.
사진=JTBC '옥씨부인전' 제공
이렇게 선택한 장르물이지만 이제훈에겐 또 하나 넘어야 할 '벽'이 있다. '협상의 기술'의 전작인 '옥씨부인전'이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옥씨부인전'은 최종회 시청률 13.6%라는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마무리했다. 하지만 '옥씨부인전' 덕을 보긴 어렵게 됐다. '협상의 기술'이 오는 3월 방영 예정이기 때문이다. JTBC는 '옥씨부인전'의 빈자리에 '냉장고를 부탁해' 등 예능 재방송을 편성했다. '협상의 기술' 방영까지 약 한 달간의 공백기가 있는 만큼 기존 작품의 시청자를 그대로 몰고 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덕은 보지 못하고 전작의 성과는 이어야 하는 상황이다. 후배 임지연이 구축한 '옥씨부인전'의 명성은 아직 그대로다. 또다시 장르물을 들고 온 이제훈이 부담감을 극복하고 '협상의 기술'을 성공시킬 수 있을지 시청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