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풍문으로 들었소’
SBS ‘풍문으로 들었소’
SBS ‘풍문으로 들었소’

[텐아시아=장서윤 기자] SBS ‘풍문으로 들었소’마지막회 2015년 6월 2일 월요일 오후 10시

다섯줄 요약
집을 나온 후 경제적 문제로 공부에 전념하지 못하는 한인상(이준)과 서봄 부부의 모습에 박경태(허정도)는 후원자가 돼 주기로 하고 학비와 공부 지도를 도맡는다. 인상과 봄은 한정호(유준상)를 찾아가 상속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한다. 정호는 분노하고, 최연희(유호정)는 눈물을 터트린다. 윤제훈(김권)이 차린 변호사 사무실에 김태우(이화룡)도 합류하고 박집사(김학선)와 아내 정순(김정영) 이비서(서정연) 등 한정호의 고용인이었던 이들은 모두 서봄의 친정 근처로 모여들어 함께 새 삶을 영위해가는 반면 정호는 홀로 큰 집에 남는다.

리뷰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기득권을 포기한 ‘을’들은 씩씩하게 자신들만의 삶으로 뚜벅뚜벅 걸어들어갔다. 집을 나온 인상과 봄은 본격적으로 펼쳐질 스스로의 인생을 준비해간다. 그리고 그들의 주변에는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자연스럽게 모여든다.

이비서와 결혼을 약속한 박경태는 자진해서 후원자를 자처하며 공부를 돌봐주면서 공익변호를 시작한 윤제훈과 유신영(백지원) 변호사의 회사에 합류하고, 정호의 수행비서였던 김태우도 이들을 찾아온다. 박집사와 정순은 도시락 가게를 운영하며 새 삶을 꾸려가고 이 비서는 진영을 돌보며 보모 수업에 나선다.

인상과 봄은 자신들의 결심을 알리려 정호를 찾아가 상속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한다. “아버지와는 다른 삶을 살겠다”는 인상은 사법시험에 떨어지더라도 한송같은 회사에는 들어가지 않겠다는 의지를 확고히한다. 아들의 뜻밖의 행보에 정호는 참을 수 없는 분노를 표출하고 연희는 눈물을 보인다. 인상과 봄의 행보는 자신과 비슷한 또래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인상의 친구인 장현수(정유진)와 성민재(정가람)도 부모의 의지가 아닌 자신들의 뜻에 따른 삶을 위한 걸음을 내딛고 동생 한이지(박소영)도 어학연수를 택한다. 양비서(길해연)는 한송의 자회사인 한트러스트와 관련한 문제로 친오빠가 구속될 위기에 처하고 정호의 곁을 떠나지만 함께하자는 민주영(장소연)의 제안을 거절한다.

부와 권력의 노예이기를 포기하고 자신들의 삶을 택한 이들의 행보에는 소박한 행복감이 감돈다. 더이상 누군가를 부러워하며 기웃대는 삶이 아닌, 스스로 선택하고 목표를 지닌 이들이기에 화려하지는 않지만 자유로움과 따스함이 따른다. 거기에는 함께 할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서로를 지탱하는 큰 힘이다.

반면 정호는 홀로 남았다. 지금까지 걸어온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자신의 성을 구축해 온 정호는 보고픈 손자를 보러 갈 때조차 ‘체면’과 또다른 명분을 만들어야 하는 외로움을 ‘사회적 지위’라는 이름으로 위장한 채 쓸쓸히 큰 집 안으로 걸어들어가며 엔딩을 맞았다.

어찌보면 이상주의적인 결말을 택한 ‘풍문으로 들었소’는 계급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한국사회의 모습을 극단적으로 담아내며 젊은 세대들의 용기있는 행보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인상과 봄의 순수한 용기가 주위 어른들의 변화를 이끌었듯, 세상은 그렇게 서로에게 영향을 주며 기존의 것을 고집하고 답습하는데서 나아가 새로움을 이끌어낸다는 것을 두 세상의 대비를 통해 보여주었다.

수다포인트
– 아버지의 뜻을 거스르고 재벌그룹을 박차고 나온 모 3세의 행보가 생각나는 결말이네요.
– 양비서는 왠지 민주영을 다시 찾을 것 같다는 느낌적인 느낌.
– 박경태 선생은 결국 자신만의 패션스타일을 포기할까요?

장서윤 기자 ciel@
사진.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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