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집밥 백선생’
tvN ‘집밥 백선생’
tvN ‘집밥 백선생’

[텐아시아=최보란 기자]‘백주부’ 백종원이 ‘백선생’으로 변신했다.

지난 19일 오후 9시40분 첫 방송된 케이블 채널 tvN ‘집밥 백선생’이 새롭게 막을 올렸다. 먹고 살기 힘든 시대에 누구나 집에서 쉽게 요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생활 밀착 예능 프로그램을 표방, 백종원의 요리 스승 변신이 흥미롭다.

‘집밥 백선생’은 요리 초보인 김구라, 윤상, 박정철, 손호준 등 남성 연예인들이 1인분 요리를 넘어서 한상차림까지, 한식으로부터 중식, 양식, 디저트에 이르는 다양한 요리를 할 수 있는 ‘요리인간’으로 변모해가는 과정을 담는다. 인스턴트 식품, 집 밖에서 사먹는 음식에 지친 스타들은 앞치마를 메고 ‘백주부 집밥 스쿨’에 입문하고, 좌충우돌을 겪으며 점차 요리의 즐거움을 알아갈 예정이다.

이날 방송된 첫 회에서는 라면스프와 배달음식에 행복을 느끼는 윤상, 간을 볼줄 모르는 남자 김구라, 근거없는 자부심을 지닌 박정철, 혼자 대충 때우는 끼니에 익숙한 손호준 등 집밥과 거리가 멀 것 같은 네 남자와 ‘백선생’ 백종원의 만남이 그려졌다.

네 남자의 요리 실력은 예측 이상으로 엉망이었다. 기러기 아빠 윤상은 계란요리를, 자취생활 10년차 손호준은 간장달걀밥을, ‘용인댁’ 박정철은 떡볶이에 도전했다. 요리할 기회가 제법 있었던 이들이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윤상은 이날을 위해 처음 도마를 사용한다고 밝히며 오믈렛과 계란말이 사이의 계란요리를 만들었다. 윤상은 자신만만하게 요리에 나섰지만 밥을 데우다 계란을 뒤집는 걸 까먹은 바람에 요리를 태우고 말았다.

윤상은 완성한 요리 사진을 찍어 후배 가수 성시경에게 보내며 “계란말이 내가 한거다”라며 자랑했지만, 성시경은 “그게 계란말이였냐. 돈까스인줄 알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손호준은 간단한 간장달걀밥을 만들었지만 요리를 맛본 매니저는 계속해서 음료수만 들이키며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손호준의 요리실력을 본 김구라는 “그냥 나가서 사먹으라. 차승원한테 뭘 배운거냐”고 독설을 날렸고, 백종원은 “프로그램 하다보면 호준이도 나아지겠냐”는 윤상의 질문에 대답을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웃음을 자아냈다.

박정철은 앞의 참가자들과는 확연히 비교되는 살림꾼의 면모를 선보이며 시선을 끌었다. 떡볶이에 도전한 박정철은 열심히 흥정해서 사온 파 등을 활용해 요리를 만들었다. 그는 떡볶이를 위해 육수까지 끓이는 모습으로 모두의 놀라움을 샀다. 그러나 잘 차려진 모습과 달리 그의 요리를 맛본 친구는 “일부러 맛없게 만든거냐”고 평해 반전을 선사했다.

그나마 이들은 나은 편이었다. 김구라는 사전 인터뷰에서 평소 요리를 하냐는 질문에 “전혀 안하지”라며 요리에 대한 무지를 드러냈다. 그는 불 써서 할 수 있는 요리가 있느냐는 질문에도 “거의 없다”며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

결국 김구라는 제작진이 준 사과를 깎게 됐지만, 이 마저도 제대로 하지 못해 시청자들을 경악케 했다. 그는 껍질을 깍으면서 사과의 3분의 1을 버렸고, 심지어 남은 부분은 혼자 다 먹어버려 제작진을 당황케 만들었다.

백종원은 그간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요리 실력을 선보이며 주목 받아 왔다. 최근 MBC ‘마이리틀텔레비전’에서는 시청자들에게 요리레시피를 알려주는 인터넷 방송을 진행하며 구수한 입담과 실용적인 노하우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이 가운데 새로 편성된 ‘집밥 백선생’에 대해, 일견 ‘쿡방’의 인기에 편승한 급조된 프로그램이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도 있디. 그러나 tvN은 백종원의 예능감과 방송의 흐름을 캐치해 그를 메인 진행자로 발탁, 또 제자들을 두고 요리법을 전수한다는 색다른 콘셉트로 흥미를 자아내고 있다.

백종원은 첫 방송에 앞서 진행된 언론과의 간담회에서 “‘집밥 백선생’은 ‘마이리틀텔레비전’과는 다른 소통이 있다. 네 분의 캐릭터가 누군가의 캐릭터를 대신해서 소통할 수 있다”며 “방송도 예측할 수가 없게 흘러간다. 우리 프로그램은 고기 요리를 갑자기 파무침이 추가될수도 있고, 출발은 고기였지만 마무리는 볶음밥으로 끝난다. 술만 없을 뿐이지 네 명이서 회식하는 기분으로 하고 있다”고 차별점을 소개하기도 했다.

첫 회에서 백종원은 “요리 해봤슈?”라며 구수한 사투리로 웃음을 유발하면서도, 네 명의 제자들 앞에서 남다른 카리스마를 보여줬다. 김치전에 도전한 김구라가 “레서피를 알려달라. 아무것도 모른다”고 하자 “뭐가 필요할 것 같냐. 하나씩 돌아가면서 이야기 해봐라. 그리고 이미지를 상상해라. 요리는 창조다. 그러면 다 한거다”라고 일러주며 ‘백선생’의 면모를 드러내, 앞으로제자들의 변화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이 같은 ‘요리불통’ 네 남자의 모습은 ‘과연 이들이 집밥의 달인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라는 의심과 더불어 궁금증을 자아냈다. 요리를 잘 하는 것과 요리를 가르치고 알려주는 것은 또 다른 상황. 백선생이 이들 제자들을 ‘요리인간’으로 재탄생 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보란 기자 ran@
사진. ‘집밥 백선생’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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