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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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최보란 기자]인기 걸그룹 멤버라고 드라마 주인공 꿰차는 시대가 아니다. 가수와 배우의 경계가 허물어진지 오래고, 연기하는 아이돌이라는 뜻의 ‘연기돌’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그런 가운데에 시트콤 카메오부터 미니시리즈 조연을 거쳐 주말극 주연까지 차근차근 스텝을 밟아온 한선화의 행보는 유독 눈길을 끈다. 한선화는 ‘장미빛 연인들’을 마친 지금 또 다시 한 계단을 올라섰다. 여배우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은 한선화를 만났다. 장미를 만난 뒤 한선화의 연기 행보에도 장미빛이 어렸다.

Q. 첫 주연을 맡아 이끈 ‘장미빛 연인들’이었다. 52부작 마친 소감이 어떤가?

한선화 : 마지막까지 장미로 끝나서 다행이었던 것 같다. 8개월이라는 시간을 하루하루 쪼개서 바쁘게 보냈다. 힘든 일도 있었고, 난관에 부딪힐 때도 있었다. 하지만 잘 이겨냈고 스스로 대견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다. 감독님 촬영감독님 스태프들 많이 도와주셨다. 선생님들도 많이 예뻐해 주셨다. 무엇보다 시청자들의 응원을 받지 않았으면 이 만큼 할 수 없었을거다. 감사했던 시간이다.

Q. 가족극으로써 권선징악의 결말은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다. 그럼에도 한 회만에 화해와 용서가 이뤄진 뻔한 결말이 아쉬웠다는 반응도 많았는데, 장미로서는 어떻게 보는지?

한선화 : 해피엔딩을 위해 장미가 많은 고통을 겪었다. 오랜 갈등 속에서 힘들었는데 결국 마지막에는 행복할 수 있었다. 식상하다고 많이 말씀을 하시지만 장미한테는 좋았던 결말 같다.

Q. 엄마 연기는 처음이었는데 어땠는지? 아이돌로서 그런 역할에 대해 부담은 없었나.

한선화 : 역할에 대한 부담감보다는 장편드라마의 주인공이라는 것 자체에 부담이 더 컸다. 훌륭한 선배님들 사이에서 주연으로서 잘 해야할텐데라는 부담감과 걱정이 컸던 것 같다. 그것만 제외하면 역할에 대한 설렘이 컸다. 엄마라는 면보다도 장미가 아주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기 때문에 에너지 소모도 많았고 에너지 소모도 많아서 힘들었다. 감정적으로도 체력적으로도 많이 힘들었지만, 장미를 통해 저를 발전시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Q. 이번 작품으로 연기돌의 이미지를 벗고 여배우로 거듭났다는 호평을 얻었는데.

한선화 : 배우라는 수식어가 감사하기도 하고 아직은 부담스럽다. 아직 갈 길이 멀다. 하지만 그렇게 불러 주신다는 것은 드라마를 보면서 이질감이 없었고, 저를 시크릿 한선화가 아닌 장미로서 봐 주신 덕 같다. 그런 칭찬에 대해서는 기분 좋다. 이번 작품을 통해 많이 배웠다.

한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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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장미가 초반 차돌(이장우)와 딸 초롱이를 버리고 도피 유학을 가면서 ‘민폐 캐릭터’로 욕도 먹었는데.

한선화 : 시청자분들이랑 똑같다. ‘장미를 이해할 수 있다’는 반응과 ‘어떻게 그럴 수 있냐’는 평이 갈리는데, 저는 둘 다 공감간다. 다만 전개가 빨라서 설득력이 아쉽다. 한 신을 하더라도 잘 표현해야 하고 그 신이 있어서 다음 장면이 벌어진다는 것을 표현하는 게 중요했다. 산후우울증 겪는 장면이 2회 나갔는데 짧은 시간에 표현해야해서 어렵고 버거웠다. 나름 최선을 다했는데 워낙 빠르게 이야기가 진행되다보니 자세하게 다 풀어내지 못한 것 같다.

Q. 그래서일까. 초반 시청자들의 ‘막장’ 지적을 피하지 못했다. 특히 만종(정보석)이 악의 축으로 활약을 하면서 많은 갈등을 나았다.

한선화 : 드라마를 보시는 시청자들이 판단하시는 거니까. 반응이 다 똑같을 수는 없는 법이니까. 만종이라는 캐릭터가 있음으로 해서 다양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었고, 흥미진진한 드라마가 될 수 있었다. 여러 반응이 있는 것은 좋은 것 같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한선화 : 장미가 산후우울증 겪는 신이 어려웠다. 거기서 첫 번째 벽에 부딪혔던 것 같다. 그 다음에는 아빠와의 갈등이 시작되면서 힘들었다. 만종과 장미가 일대일로 붙는 장면이 많았는데 큰 에너지와 감정이 소모됐다. 온 기와 에너지를 쏟아 부었다. 힘들었지만 그만큼 많이 배웠고 기억에 남든다.

Q. 요즘은 가수도 연기를 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지만, 그래도 연기를 본격적으로 하게 된데는 계기가 있을 것 같다.

한선화 : ‘신의 선물’에 캐스팅 돼서 제니를 연기 할 때 매우 재미있었다. 역할을 어떻게 해 볼까. 혼자 궁금증을 가지고 연구하는 시간들이 아주 즐거웠다. 그런 것들을 카메라 앞에서 표현해보고, 모니터 하면서 제가 느낀 것들이 어떻게 나오는지를 살펴보고. 그런 긴장감과 즐거움이 좋아서 연기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

Q. ‘신의 선물’ 제니, ‘연애 말고 결혼’ 강세아 등 매 작품 변신하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이번에는 어떤 준비를 했나?

한선화 : 이번에는 캐릭터를 위한 준비보다는 매 신을 찍을 때마다 준비를 해야 했다. 장미를 둘러싼 상황들이 다양해서 매 신에 필요한 것들을 준비를 했던 것 같다. 기존에는 캐릭터 의상이나 스타일도 많이 생각을 했다면 장미는 감정표현에 더 치중했다. 외모에 대한 욕심 없이 망가질 때는 망가지고, 사실감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Q. 시크릿 멤버들의 반응은 어땠는지, 시크릿 활동 계획은?

한선화 : 각자가 스케줄이 있어서 끝까지는 모니터는 못 해줬지만, ‘장미빛 연인들’ 기사가 뜨면 확인해 주고 좋은 얘기 있으면 알려주고 그랬다. 다들 반응이 좋다고 축하해 주더라. 시크릿 활동은 구체적인 앨범 계획은 안 잡혀 있는데 하반기 정도 예상하고 있다.

Q. 전효성과 송지은 등 멤버들이 솔로로 나서 호응을 얻었다. 솔로로 나서고 싶은 생각도 있나.

한선화 : 글쎄. 저는 대신 연기로 풀고 있으니까. 하하. 좋은 음악과 만난다면 도전해 볼 마음은 있다. 그 전에 실력을 더 많이 쌓아야 될 것 같다.

한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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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연기자로서 성장을 위해 다음 작품이 정말 중요한 것 같다. 생각하고 있는 작품이 있는지? 스크린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나.

한선화 : 영화도 해 보고 싶다. 호흡을 맞춰보고 싶은 배우도 많고. 최근에는 김혜수 선배님이랑 김고은씨 조합이 신선했다. ‘차이나타운’ 굉장히 기대가 된다. 여선배님과 같이 작품을 해 보는 것도 매력적일 것 같다. 여배우들간의 케미가 좋게 느껴지더라. 두 분의 인터뷰도 인상깊게 봤다. 훌륭한 선배님들 많으신데 제게도 그런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Q. 장르적으로 따진다면 도전해 보고 싶은 것은?

한선화 : 지금은 그저 가리지 않고 뭐든 다 해보고 싶다. 제가 지금 장르를 따질 정도의 입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로코물을 제대로 해 본 적은 없었던 것 같아서 로코 연기를 한 번 해보고 싶다. tvN ‘연애 말고 결혼’에 출연했지만 혼자 짝사랑하는 역할이었기 때문에 아쉬움이 있다. 나중에 액션도 해보고 싶다. 멋진 여자상을 그려보고 싶다.

Q. ‘장미빛 연인들’ 통해서 중장년층 팬층이 넓어졌을 것 같다. 아주머니 시청자들이 많이 알아보시지 않나.

한선화 : 식당을 가거나 인지도가 많이 넓어졌구나 체감한다. 만종 아빠랑 야외신 찍을 때는 지나가시던 분들이 ‘왜 장미랑 차돌이 반대하냐. 결혼 허락 좀 해 줘라’라고 하시면서 장미와 차돌이 응원해 주시더라. 그럴 때면 보람도 있고, 즐겁게 봐주시는 것 같아서 기분 좋고 힘도 난다.

Q. 한선화가 보기에 장미와 차돌은 장미빛 연인들이었나?

한선화 : ‘장미빛’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다른 것 같다. 처음부터 행복하게 시작해서 해서 행복하게 끝나는 것이 장미빛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여러가지로 해석이 가능하다고 본다. 어쨌든 장미와 차돌은 많은 시련을 딛고 사랑의 결실을 맺었고, 그런 점에서 충분히 장미빛이라고 본다.

최보란 기자 ran@
사진. 구혜정 photo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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