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썸
[텐아시아=박수정 기자] 키썸에겐 평생 따라다닐 자료 화면이 있다. 지난해 방송된 Mnet ‘쇼미더머니3’에서 스윙스의 모습이다. 스윙스는 키썸에게 ‘외모에 신경 쓰지 말고 래퍼면 랩부터 연습해라’고 혹평했다. 당시 키썸은 예쁘장한 외모와 경기도 G-Bus TV에 ‘청기백기녀’로 얼굴을 알린 ‘경기도의 딸’로 화제를 모았지만, ‘쇼미더머니3’에서 가사를 잊는 치명적 실수를 보여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Mnet ‘언프리티 랩스타’에서도 스윙스의 모습은 매회 등장했다. 꼬리표다. 그래서 키썸에게 또 다른 서바이벌인 ‘언프리티 랩스타’는 일종의 도전이었다.“‘쇼미더머니3’도 서바이벌이었고, 또 서바이벌을 나가기에는 트라우마가 있었어요. 만약 혹시나 여기서 또 잘못되면 회생이 거의 안 되니까. 그래도 그때 그렇게 됐으니까 이번에 나가서 제대로 보여주자고 한 것 같아요.”
키썸의 다짐은 ‘언프리티 랩스타’에서 통했다. 키썸은 제시와의 디스랩 배틀에서 패기를 보이며 당당히 이현도의 트랙을 따냈다. 이현도는 “사실상 제시의 약간 안일한 모습과 키썸의 노력했던 모습이 너무 비교가 됐다”고 키썸의 노력과 열정을 인정했다. 제시도 “키썸이 저렇게 세게 나올지 전혀 몰랐다. 키썸을 너무 수준 낮게 봤는데 얘가 오늘 보여줬다”라며 “꼬마한테 지는 게 쪽팔리지만 그래도 오늘은 인정한다”며 키썸의 실력을 인정했다.
키썸은 마지막 트랙을 위한 세미 파이널 무대에서 가수 인순이와 무대에 올라 가슴 따뜻한 노래 ‘투 맘(To Mom)’을 선보이기도 했다. 비록 육지담에 7표차로 아깝게 졌지만, 진정성을 담아 호평을 이끌었다. 인순이의 등장은 예상치 못한 순간이기도 했다. 키썸은 “주제가 엄마였는데 인순이 선생님이 그냥 바로 떠올랐다”며 “그런데 인순이 선생님이 피처링 잘 안 해주신다기에 ‘안되면 되게 하라’는 마음으로 편지도 썼다. 선생님이 노래를 듣고 정말 좋다며 자신의 딸도 이렇게 해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흔쾌히 해주셨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당시 키썸의 무대 때, 대기실에서 눈물을 흘린 지민과 치타의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이날 키썸과 함께 인터뷰를 했던 치타는 절대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치타는 “눈물은 났는데 흘리지 않았다”며 “카메라가 찍고 있는데 눈물을 흘리면 메이크업이 번지니까 흘리기 직전에 눈물을 털어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키썸
키썸은 ‘언프리티 랩스타’로 ‘쇼미더머니3’의 그림자를 지웠다. 트랙도 당당히 따냈다. 그렇지만, 키썸은 첫 번째 트랙을 따내지 못한 것이 아쉽다며 트랩 장르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트랩을 엄청 좋아하는데 그게 첫 미션의 트랙이었어요. 첫 미션 스타트를 잘 끊고 싶었는데 너무 아까웠어요. 져서 아까운 것도 있는데 트랩을 놓쳐서 아쉬워요. 그냥 그게 제일 아쉬워요.”
키썸은 이제 “제 옷 같은 음악. 안 어울리는 엄마 옷 입는 것 말고, 키썸만이 할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다며 앞으로의 포부를 전했다. 5월 초 새 앨범을 예고한 키썸은 “새 목표는 치타 언니 따라잡기?”라며 웃은 뒤,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랩에 대한 키썸의 태도는 진지했다. 이제 외모에 신경쓰지 말고, 랩에만 신경쓰라는 스윙스의 자료 화면은 가볍게 웃을 수 있는 추억이 됐다. 키썸은 “‘한국의 래퍼 누구 있니?’라고 물었을 때 제 이름 나오는 게 꿈이다”고 말했다.
‘언프리티 랩스타’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만큼, 키썸은 겸손을 유지하며 즐길 것이라 전했다. 1994년생의 귀여운 래퍼가 펼칠 앞으로의 활약상이 기대를 모은다. 키썸은 스스로에 다짐했다.
“자만하지 말고 긴장했으면 좋겠어요. ‘언프리티 랩스타’할 때처럼. 지금도 긴장이 많이 풀렸어요. 항상 긴장하고, 겸손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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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정 기자 soverus@
사진. 구혜정 기자 photo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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