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의 캐릭터 히치하이커가 세상으로 튀어나왔다
[텍사스 오스틴=텐아시아 권석정 기자] “와! 정말 미래적이다!”(Oh! So Futuristic!)
17일(미국 시간) 히치하이커가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South By Southwest, 이하 SXSW)’가 열리고 있는 텍사스 오스틴의 컨벤션센터에 들어서자 사람들이 들썩이기 시작했다. 은색 반사재질의 방화복을 입은 히치하이커를 본 외국인들은 즐거워하며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이들부터 할머니들까지 다가와 셀카를 찍자고 졸라댔다.
히치하이커는 SM엔터테인먼트 전속 작곡가로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에프엑스, 엑소 등의 곡을 만든 최진우의 솔로 프로젝트다. 작년에 “아바바바바바바바바”라는 가사가 무한 반복되는 기괴한 노래 ‘일레븐(11)’을 발표하고 국내외에서 화제가 됐다. 가상세계 속 캐릭터로만 존재했던 히치하이커는 세계 최대 음악박람회인 ‘SXSW’를 자신의 데뷔 무대로 삼았다. ‘SXSW’는 1987년 음악행사로 시작해 지금은 영화와 인터렉티브 미디어, IT, 게임을 아우르는 국제박람회로 발전했다. 누가 봐도 흥미로운 캐릭터인 히치하이커로서는 전 세계의 핫한 콘텐츠들이 모이는 ‘SXSW’만큼 어울리는 데뷔 무대를 찾기 힘들 것이다. 히치하이커는 ‘SXSW’에 서기 위해 의상을 특별 제작했다.
오후 1시경 히치하이커가 아티스트 배지를 받기 위해 컨벤션센터에 들어서 직원의 안내를 받고 있다. 장내의 사람들이 술렁이기 시작했고, 누군가는 폭소를 터트렸다.
취재진을 포함한 사람들이 몰려들어 사진을 찍고 있다. 취재진 중에는 ‘SXSW’ 공식 취재단도 섞여 있었다. 이들은 곧바로 기사를 써서 ‘SXSW’ 홈페이지 메인에 올렸고, 이는 트위터를 통해 퍼져나갔다. 이것이 ‘SXSW’가 아티스트를 알리는 방식이다.
히치하이커가 아티스트 배지를 받고 있다. ‘SXSW’에는 매년 전 세계에서 약 2,000여 팀이 모여들고, 30만 관객이 몰린다.
히치하이커가 SXSW의 순서들이 소개된 책자를 보고 있다. 그런데 앞이 보일까?
스타트업 업체를 비롯한 여러 기업들이 모인 ‘SXSW’의 트레이드쇼를 찾은 히치하이커가 한 뮤지션 앞에서 발길을 멈췄다. ‘SXSW’ 기간 내 오스틴에서는 실내와 거리에서 산발적으로 공연이 열린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못 지나가는 법. DJ인 히치하이커가 미디장비 회사 아카이(AKAI)의 부스로 향하고 있다.
히치하이커가 전자장비를 가지고 음악을 만들자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다.
손놀림이 예사롭지 않다. 히치하이커가 최초로 실제 연주(?)를 들려주는 순간이다.
기분이 ‘업’된 히치하이커가 사진을 편집하는 한 스타트업 업체의 모델을 자처하고 있다.
히치하이커가 갑자기 나사(NASA) 부스로 향하고 있다. 겁도 없군.
우주인을 발견한 히치하이커가 악수를 청하고 있다. We are the world!
기념사진 찰칵!
신나서 춤을 추고 있다. ‘나사’를 위한 노래를 한 곡 만들 기세다(소녀시대 인텔 광고음악 ‘비주얼 드림’도 히치하이커가 만들었다). 노래는 엑소가 하면 되겠다.
로보트와도 만났다. 로보트를 위한 노래도 하나 만들어라. 노래는 크리스탈이 하면 되겠다.
드디어 케이팝 부스를 찾았다. 마침 자신의 노래 ‘일레븐’의 뮤직비디오가 나오고 있다.
자신의 노래 ‘일레븐’ 뮤직비디오를 보고 신나서 춤을 추고 있다.
대회장을 나서려는데 한 일본인 소녀가 다가와 악수를 청했다. 당연히 멈춰야 한다.
소녀가 히치하이커의 옷을 만져보고 있다. 조심히 만져라. 특수 제작했단다.
가려는데 자꾸 형들이 따라붙어 사진을 찍자고 한다. 귀찮지만 응해준다. 사진 찍으면 트위터에 올리고 해시태그 다는 거 잊지 마라.
같은 날 밤 11시 45분 오스틴의 클럽 ‘하이랜드’에서 생애 첫 쇼케이스를 갖는 히치하이커. 많은 관객이 몰렸다. 첫 곡은 ‘일레븐’이다.
신난다!
난리 났다!
스크릴렉스 나와!
올해 ‘SXSW’에는 에픽하이, 크레용팝, YB, 노브레인, 히치하이커, EE, 아시안체어샷, 이스턴사이드킥, 바버렛츠, 숨(SU:M), 피해의식, 헤오, 프롬 디 에어포트, 빅포니, 솔루션스 총 15팀의 한국 뮤지션들이 출연한다. 19일 ‘엘리시움 클럽’에서 열리는 ‘케이팝 나이트아웃’에는 에픽하이, 크레용팝, 히치하이커, EE, 아시안체어샷, 이스턴사이드킥, 바버렛츠가 오른다. 이와 함께 한국콘텐츠진흥원과 서울소닉이 함께 진행하는 ‘코카 & 서울소닉은’ 20일 마제스틱 스테이지에서 열리며 YB, 피해의식, 솔루션스, 빅포니, 프롬 디 에어포트, 헤오가 무대에 오른다.이외에도 각 팀들은 다양한 무대를 통해 해외 관계자들에게 자신들의 음악을 선보인다. 국악을 독창적으로 해석한 숨은 인터네셔널 데이 스테이지(International Day Stage), 아방가르드 음악과 멀티미디어를 접목시킨 미국의 아트 콜렉티브 그룹 더 레지던츠의 오프닝 무대를 포함해 오스틴 컨벤션센터, 파라마운트 극장, 드리스킬 빅토리아 룸에서 공식 쇼케이스 무대를 갖는다. 올해로 네 번째 ‘SXSW’를 찾는 YB는 21일 ‘루실’에서 열리는 ‘브이록스(V-Rox)’쇼케이스에 참여한다. 피해의식은 공식 쇼케이스 외에 해외 헤비메탈 밴드들과 한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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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오스틴=글, 사진. 권석정 mori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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