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티 랩스타
프리티 랩스타
프리티 랩스타

걸그룹 AOA 지민이 아이돌 대표로 ‘언프리티 랩스타’에 등장한 만큼, 또 다른 걸그룹 래퍼의 활약상도 기대해보게 만든다. 걸그룹 대표 래퍼들, 또 누가 있을까. 브라운아이드걸스 미료와 미국 진출을 준비 중인 2NE1 씨엘 등 일찌감치 실력을 인정받은 래퍼들도 있다. 래퍼송라이터 Jaeta에게 현재 활동 중인 걸그룹 래퍼들에 대한 해설을 부탁했다.

래퍼송라이터 Jaeta는 해설에 앞서 “해설에 앞서 한국에서 대단하다고 느껴지는 여성 래퍼는 윤미래로 끝난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들이 실력이 없어서? 라임이 별로라서? 플로우가 너무 일정한 패턴이라서? 기본적으로 랩을 하는데 있어서 필요 충족 조건이 있다 한다면 당연히 천부적인 재능에 목소리가 듣기 좋아야 한다. 기본적으로 랩은 남성상이 강한 음악이기에 강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어느 정도 존재한다. 랩을 할 때 톤 자체의 얇고 굵음도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치겠지만 기본적으로 강해야 하는 음악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하고 싶다”고 전했다. 래퍼에 대한 평가가 아닌 해설이라는 점, 조금 더 랩을 재미있게 듣기 위한 가이드를 제시한다.

# 포미닛 현아

현아는 포미닛의 대표 래퍼. 포미닛이 지난 9일 발표한 여섯 번째 미니앨범 ‘미쳐’에서는 래퍼로서의 현아의 강렬함과 목소리에서도 느껴지는 섹시함을 느낄 수 있다. 포미닛에서 지윤과 소현도 랩을 선보이지만, 현아는 자신의 솔로 앨범에서도 다양한 활약상을 보여 여기서 다뤘다.

현아
현아
현아

Jaeta : 래퍼라기 보다 엔터테이너라고 생각했다. 오랜 경험으로 나오는 감성적인 부분이나 곡에 대한 해석력으로 놓고 보자면 손 댈 부분이 없다. 여러 가지 곡을 통해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포미닛 ‘추운비’에서는 곡이 가진 서글픔 때문인지 흘러가듯이 묻혀가면서 허전하지 않게 적절지 잘 짜인 랩을 선보였다.

타이틀곡 ‘미쳐’에서는 깜짝 놀랐다. ‘색다른 시도, 자신감의 표출, 원색적인 표현’ 이 모든 요소들을 가진 곡에 랩을 굉장히 제대로 연출했다. 랩 디렉팅을 본 사람을 칭찬하고 싶다. 현아는 ‘미쳐’에서 만큼은 제대로된 래퍼다.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듣고 있노라면 마치 내가 찢기는 기분이었으니까. 톤 자체도 날카로우면서 타이트한데다 일정한 플로우가 오히려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곡에 장점을 잘 살린 랩이었다. 아쉬운 점이라면, 현아의 다양한 모습이 여기 저기 붙였다 뗄 수 있는 매우 강력한 스티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몰라도 한 곳에 오래도록 붙어 있는 강력한 접착제 역할에는 아직 부족하다.

# f(x) 엠버

엠버는 f(x)의 래퍼이자 13일 자정 자신의 첫 솔로 앨범 ‘뷰티풀’을 발표하기도 했다. 타이틀곡 ‘SHAKE THAT BRASS’에는 소녀시대 태연과 호흡을 맞췄다. 엠버는 전곡에 참여해 음악적인 역량을 드러냈다. 솔로 앨범에서는 엠버의 보컬도 들을 수 있지만, 엠버의 매력은 역시 랩!

엠버
엠버
엠버

Jaeta : 요즘 활동하는 아이돌은 기본 베이스가 너무 탄탄해서 오히려 재미가 없다. 완성도 높은 음악을 만들어 내는 것이 음악인으로서의 자세라지만 가끔은 깨져 보이는 맛도 있어야 랩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엠버는 랩톤 자체도 좋고 뎀핑감도 있으나 짜인 틀 안에서 노는 게 보인다. 일정한 패턴의 플로우 바레이션에서 약간의 한계점이 엿보였다.

그러나, 엠버는 영어가 더 편한 미국인이다. 영어랩에서 새로운 발견을 하게 되는데 당우철 ‘아임 백(I’m Back)’ 속 엠버는 약 2초 윤미래다. 오히려 노래 자체에서 가지고 있는 특색에 의해 랩이 돋보이지 못한 것 같아 아쉬울 정도였다. 잠재적 능력이 상당하다. 꾸준히 포지션을 래퍼쪽으로 가지고 발전을 거듭한다는 윤미래의 아성에 도전할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짐작해본다.

# 나인뮤지스 이유애린

이유애린은 나인뮤지스의 메인래퍼다. 나인뮤지스가 지난달 23일 발표한 ‘드라마’에서 도입부 랩을 시원하게 열며 존재감을 어필한다. 본래 래퍼라는 포지션으로 데뷔한 멤버는 아니지만, 성장 곡선이 가파르다.

이유애린
이유애린
이유애린

Jaeta : 나인뮤지스 음악 속 랩을 들어보면 90년대를 풍미 했던 랩이 너무나도 떠올랐다. 마치 코요태의 ‘순정’처럼 곡 자체에는 아주 걸맞은 랩이겠으나 힙합이라고 보기엔 조금은 어렵다. 힙합의 4요소로는 DJ, B-boy, MC, 그래비티가 있는데 그 요소가 보이지 않는 것이 아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인뮤지스 1집 수록곡 ‘타임즈 업(Time’s Up)’과 ‘핑’에서 보완점을 찾을 수 있다. 랩톤도 나쁘지 않고 리듬감도 좋다. 발음의 아쉬움만 제외하면 기본이 탄탄하다. 아직 자기만의 것을 만들기 전 단계지만, 엔터네이너 기질 소위 말해 ‘끼’를 많이 가지고 있어 자기만의 것을 만들어 보여줬을 때가 기대가 된다.

이밖에도 EXID LE, 헬로비너스 라임, 피에스타 예지, 이블 쥬시, 와썹 나다, 포텐, 소나무 뉴썬과 하이디 등 숨겨진 실력파 래퍼들이 포진돼있다. EXID LE는 ‘쇼미더머니2’에 출전했으며, EXID의 가사와 곡을 직접 쓰는 래퍼다. 포미닛 현아와 함께 부른 ‘블랙리스트’에도 래퍼로서 뚜렷한 존재감을 나타낸 바 있다.

헬로비너스 라임도 언더그라운드에서 Haley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며 실력을 키웠다. 허니패밀리 ‘역전의 드라마’, 이정 ‘들어봐’등의 앨범에 참여하면서 실력을 인정받았다. 피에스타 예지는 타이거JK에게 인정받은 래퍼다. 피에스타가 타이거JK에게 ‘위키드’ 피처링을 요청했을 때, 타이거JK가 정중히 거절하다 예지의 랩 영상을 본 뒤 피처링을 수락했다는 일화가 알려져 있다.

이블 쥬시는 조PD가 수장으로 있는 스타덤엔터테인먼트 소속으로 ‘쇼미더머니2‘에 출연하기도 했으며, 지난 해 총 11개의 트랙으로 구성된 믹스테이프 ’유니버스‘를 무료 배포하기도 했다. 와썹 나다도 ’쇼미더머니3‘에 참여해 래퍼로서 가능성을 보였다. 정글엔터테인먼트의 신인 힙합 걸그룹 포텐과 TS엔터테인먼트의 신인 걸그룹 소나무도 걸스 힙합을 표방하며 눈도장을 찍고 있다.

프리티 랩스타① AOA 지민, “아이돌을 우습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인터뷰)

프리티 랩스타③ 아이돌 래퍼에 대한 편견을 깨라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도움. 래퍼송라이터 Jaeta
사진제공. 큐브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 스타제국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