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정하고 본방사수’ 2회 리뷰
TV보는 사람들을 본격 탐구하는 신개념 관찰 리얼리티 KBS2 ‘작정하고 본방사수’가 지난 15일 방송에서 각 방송사의 대표 예능프로그램을 다루는 파격 행보를 이어갔다.KBS ‘1박2일’부터 SBS ‘런닝맨’ MBC ‘우리 결혼했어요’ 등 지상파 3사의 예능 프로를 바라본 출연자들의 반응은 다양하고 재미있는 리액션들로 가득한 동시에, 의미있는 촌철살인도 가미돼 눈길을 끌었다.
가장 먼저 부산 해운대 삼총사가 포문을 열었다. 청년 CEO와 함께 거주하는 그의 백수친구 둘, 이들 세 친구는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며 ‘1박2일’을 봤다. 이들은 멤버 교체 시기 무렵 ‘1박2일’의 위기를 보며 “솔직히 종영할 줄 알았는데 다시 치고 올라오더라”며 시청자로서 당시 느꼈던 솔직한 생각을 드러냈고, 멤버들의 엉덩이 차력쇼를 보며 같은 남자로서 공감할 수 있는 고통에 대해 매 순간 함께 호흡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하지만 같은 장면을 본 서울대 기숙사에 거주하는 브라질출신 레오는 다른 반응을 보였다. 출연자들이 고통을 참아가며 차력 미션을 수행하는 모습에 “대체 왜 이걸 봐야해? 남자 엉덩이 보는게 재미있어?”라 되물으며 공감하지 못하는 또다른 솔직함을 드러내기도.
젊은 변호사 부부 박설아 성진욱 커플은 변호사라는 직업인답게 ‘1박2일’과 ‘런닝맨’에 대한 차이점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런닝맨’은 외국나가서도 많이 찍지만, ‘1박2일’은 그럴수 없어”라며 냉철한 말투로 입을 연 성변호사, 이에 아내 박변호사는 왜냐며 호기심을 가지며 대단한 분석 결과를 기대했지만 “1박2일이니까” 라는 허무한 답변이 돌아왔다. TV 앞에서는 횡령·배임 전문 변호사도 그냥 웃고 즐기는 자연인의 모습이었다.
새해 CF스타를 꿈꾸는 장동민 가족의 TV시청도 재미를 선사했다. 중국·동남아 등 해외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런닝맨’을 시청하며 장동민도 그 프로에 출연한 이후 외국인들이 알아본다며 프로그램의 인기를 반증했다. 특히 “놀며 촬영해 돈도 버니 좋겠다”는 런닝맨 출연자들을 향한 부러움 섞인 시선의 일반 시청자들의 솔직한 반응들이 이어지던 가운데, 연예인으로서 더구나 ‘런닝맨’에 출연해 본 경험이 있는 장동민이 “나도 예전엔 이런거 보면 ‘와~놀면서 돈벌고, 뭐하는거냐’ 했지만, 막상 해보니까 너무 힘들더라”며 일반인들은 알 수 없었던 연예인의 고충도 드러냈다.
MBC ‘우리 결혼했어요’에서는 홍진영-남궁민 가상커플의 다소 수위높은 장면이 방송돼 화제가 됐다. 같은 애정행위를 본 상황에서도 연령이나 성별에 따라 확연히 다른 반응이 비교돼 흥미로웠는데, 20대 세자매는 연신 “어머머머”를 외치면서도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며 설레는 호기심을 드러낸 반면, 최고령출연자인 80대 노부부는 “결혼한 사람이겠지. 결혼도 안했는데 어떻게 저렇게 해” 라며 가상 커플의 실제를 방불케하는 진한 애정신에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여 대조를 이뤘다. 흥이 많은 비보이 가족은 이들의 애정신에 “신혼 때 생각난다”며 핑크빛 회상으로 자녀들을 오글거리게 한 반면, 김부선과 이미소 모녀는 홍진영의 애교에 대해 부러움을 나타내며 남자보다 더 무뚝뚝하다고 평가받는 딸 이미소를 아쉬워했다.
또 이날 방송에서는 ‘연예가중계’의 이정재 열애소식을 전해들은 시청자들의 솔직담백 생각들도 그대로 담겨 화제가 됐다. 톱스타와 국내 굴지의 재벌2세 이혼녀의 만남인데다, 이미 과거 한차례 열애설을 부인한 바 있는 상황에서 두 사람의 열애소식이 기정사실화되자 이를 바라보는 출연자 가족들의 대화가 마치 인터넷 기사 댓글 반응을 영상으로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솔직하고 공감대를 형성했던 것.
열애설 자체보다 ‘대체 어떻게 이 열애설을 취재하게 됐을까’ 하는 의문에 대해서도 역시나 언급해 일반인들의 가려운 궁금증을 시원하게 긁었다. 빼도박도 못할 증거들을 수집해 ‘인정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이들 매체들을 향해 한마디로 “대단해 저사람들도”라고 엄지를 치켜세워 일반 시청자나 네티즌들의 생각을 대변했다.
각 방송3사의 대표예능을 바라보는 일반인·연예인 출연자 집단들의 가감없는 리액션들이 담기며 폭풍 공감을 일으켰다. 여기에 세대별·성별·국적별로 같은 TV 장면이나 상황에 대해서도 다른 반응이나 미처 몰랐던 생각도 담기며 TV시청의 또다른 재미를 맛볼 수 있었다.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제공.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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