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 1초에 한 번씩 사고를 치는 패딩턴의 말썽이 마냥 흐뭇하다 ∥ 관람지수 7

가족영화란 장르에 맞게 ‘패딩턴’은 유쾌함이 가득하다. 익숙한 페루의 야생을 떠나 삭막한 런던에서 생활하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영국식 예절을 익혀야 하고, 여러 가지 규제도 따른다. 패딩턴의 런던 적응기는 여러 웃음을 안긴다. 변기에 고인 물을 마시는 등 시골 촌놈의 도시 적응기를 다룬 여타 영화에서 자주 보던 웃음 포인트지만, 그런 행동을 곰이 하게 되면서 식상함을 신선함으로 바꿔놓았다. 그래서 충분히 웃을 수 있다. 또 그리 귀여운 외모도 아니고, 말도 무지하게 많다. 오히려 그 점이 더욱 친근하게 끌어당긴다.
쉴 새 없이 사고를 치는 패딩턴과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런던의 명소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특히 버킹엄 궁전의 근위병 모자가 왜 그렇게 크고, 뾰족한지 영화를 보면 알 수 있다. 무릎을 탁 칠 정도로 기발하다. 또 빅벤이나 타워브리지 등 익히 알려진 명소뿐 아니라 상류층 비밀 사교클럽 중 하나인 리폼 클럽 내부나 자연사 박물관 내부도 들여다볼 수 있다.
아빠 헨리 브라운(휴 보네빌), 엄마 매리 브라운(샐리 호킨스), 딸 주디 브라운(매들린 해리스), 아들 조나단 브라운(사무엘 조슬린) 등 브라운 가족은 패딩턴으로 인해 변화를 겪고, 가족애로 똘똘 뭉치게 된다. 그 과정이 자연스럽다. 박제사 밀리센트에 대항해 브라운 가족과 패딩턴이 힘을 합치는 모습은 뭉클할 정도다. 가족의 의미가 약해진 요즘이기에 이들의 모습에 더욱 미소짓게 된다. 또 한편으론 대안 가족에 대해서도 한번쯤 생각하게 만든다.
악역으로 분한 니콜 키드만은 꽤나 이색적이며, 밀리센트의 조력자인 커리(피터 가팔디)의 엉뚱함도 호흡이 좋다. 여러모로 온 가족이 보기에 안성맞춤인, 가족영화 장르에 충실하다. 참, 영화를 보고 나면 오렌지 마멀레이드의 맛이 궁금해진다.
글. 황성운 jabongdo@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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