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을미년이 밝았다. 작년 한국 대중음악계는 세월호 참사의 여파 등으로 인해 어느 때보다도 힘든 한해를 보냈다. 올해 역시 시장은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이 난국을 헤쳐가기 위해 어떤 묘안들이 있을까? 새해에 케이팝 한류 및 가요계, 페스티벌, 음원사이트 등 대중음악계 전반에 걸쳐 어떤 움직임이 전망되는지 텐아시아가 업계 관계자들 23인에게 직접 물었다.
‘토토가’ 열풍은 가요계 트렌드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윤하 음악평론가는 “지금 ‘토토가’가 대단한 문화 이슈인 것처럼 다뤄지고 있지만, 이것이 음악시장 트렌드를 흔들 정도로 영향력을 발휘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가요 관계자는 “화제가 되고 있긴 하지만 일종의 ‘추억팔이’로 볼 수 있기 때문에 90년대 문화를 향유하지 않은 새로운 팬 층을 끌어오기는 힘들다”라고 말했다. 안석준 CJ E&M 음악사업부문 대표 역시 “‘토토가’는 90년대 가요가 방송 콘텐츠와 결합된 좋은 예시 정도로 봐야 한다. 이를 두고 90년대 문화에 대한 소비자층이 생겨난다고 보기는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향을 미치기 힘든 이유에 대해 박준흠 대중음악SOUND 연구소장은 “왜냐하면 공중파방송의 프로그램은 기본적으로 음악시장을 키우는 것을 염두에 두지 않고 기획이 되기 때문이다. 공중파방송에서 ‘90년대 가요’는 일시적인 방송 엔터테인먼트 소재일 뿐”이라고 말했다. 박 소장은 “몇 년 전에 ‘나가수’ 열풍이 불었지만 그 기운이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는가? 다시 한 번 염두에 둘 점은, 공중파방송은 음악산업이 아니라 엔터테인먼트산업 영역에 있다는 점이다. 이 둘은 서로 간에 이해가 다르기 때문에 방송을 활용해서 음악시장을 키우겠다는 생각 자체가 한계를 내포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렇다면 새해에는 어떤 음악 트렌드가 대세를 이룰까? 정기고X소유의 ‘썸’과 같은 콜라보는 어느 정도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김시대 스타쉽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작년에 소위 말하는 콜라보레이션과 각 팀의 특정 멤버들이 결합해 나오는 유닛그룹 등의 성과가 컸기 때문에 이런 움직임은 더 확대될 것”이라며 “특히 다양한 장르의 교집합이 이뤄지면서 새로운 형식의 음악과 전혀 대중적이지 않던 분야의 음악이 주목 받고 있어 여러모로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창구”라고 설명했다.
힙합과 가요의 결합도 당분간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는 “힙합의 강세는 비단 한국만의 경향이 아닌 EDM에 대한 전 세계적인 반동의 한 줄기로 파악해야 한다. 따라서 2015년에도 힙합의 열기는 쉬이 가시지 않으리라 생각된다”고 관측했다. 이어 “오히려 그 동안 어렵게만 비춰지던 힙합이란 음악이 ‘쇼미더머니’를 통해 대중에게 선보여지면서 장르로서의 정통 힙합과 대중들을 상대로 하는 가요가 서로 상호작용하며 더 풍요롭고 다채로운 결과물들이 나오리라 기대된다”고 전했다.
힙합 붐은 금방 사그라질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한 가요 관계자는 “실제로 힙합 계열에서 단독공연이 잘 되는 이들은 빈지노가 속해 있는 일리네어레코즈 정도에 불과하다. 이들은 확실한 팬덤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나머지 경우에는 거품으로 그칠 위험도 있다”라고 말했다.
작년에 부활한 ‘슈퍼스타K’ 등의 오디션 프로그램의 힘은 올해에도 이어진다는 전망이다. 신형관 Mnet 상무는 “‘슈퍼스타K’ ‘쇼미더머니’의 주기를 보면 이전 시즌에 잘 된 콘텐츠가 이듬해에도 이어진다”며 “작년의 곽진언처럼 이 프로그램들을 통해 다양한 스타들이 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병찬 플럭서스뮤직 대표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계속 잘 되는 이유는 이를 통해 나오는 싱어송라이터들이 대중의 니즈에 부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음악과 예능을 결합한 포맷 외에 적극적으로 음악을 소개하는 방송도 늘 전망이다. 홍수현 MBC MUSIC 국장은 “우리는 철저하게 음악이 베이스가 된 프로그램을 많이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이돌, 라이브형 뮤지션, 트로트 등 각 연령대가 취향에 맞게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론칭 중”이라며 “이제 리얼리티 등의 프로그램은 나올 만큼 나왔다. 이제는 음악을 중심에 두고 살짝 양념을 친 스타일리시한 프로그램들이 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주도권은 누가 쥘까?
2015년에도 수많은 가수들이 컴백을 앞두고 있다. 주도권은 누가 쥘까? 김윤하 음악평론가는 “작년에 90년대 대형 가수들부터 매머드 급 아이돌그룹까지 컴백이 대거 이루어졌지만 그 누구도 주도권을 잡지는 못했다. 이처럼 절대 강자가 없는 상황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김시대 대표는 “현재 국내 음악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아티스트가 쉬지 않고 활동해야 하며, 이에 따라 음원홍수를 방불케 할 정도로 많은 콘텐츠가 쏟아진다. 대중들이 주목할 만한 ‘A급 가수’의 신곡이 이제는 한 주에도 여러 곡 나오는 실정”이라며 “이와 같은 음원홍수와 정액제 시스템으로 인해 리스너들이 이러한 차트 주기에 익숙해 진 점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될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기획자들은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어 내고, 대중들도 ‘패스트 패션’처럼 음악을 소비해버리는 것이 아니라 문화의 일부로 즐기고 향유할 수 있는 여유와 안목을 가질 수 있는 성숙한 소비심리가 필요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2015 대중음악 전망 ① 허니버터칩 만들 것이냐? 허니버터칩처럼 띄울 것이냐?
2015 대중음악 전망 ③ 인디 20주년, 새로운 시작 알리는 원년 될까?
2015 대중음악 전망 ④ 음악 듣는 플랫폼 변화 온다…스트리밍라디오는 필연 or 악연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사진. 텐아시아 포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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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에 응해주신 분들(가나다 순) 김민규 일렉트릭뮤즈 대표, 김병찬 플럭서스뮤직 대표, 김시대 스타쉽엔터테인먼트 대표, 김윤하 음악평론가, 김작가 음악평론가, 김형수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대표, 김홍기 다음카카오 부장, 노현태 큐브엔터테인먼트 부사장, 박준흠 대중음악SOUND연구소장,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 신형관 Mnet 상무, 안석준 CJ E&M 음악사업부문 대표, 이세환 소니뮤직 차장, 이용식 유니버설뮤직 이사, 이응민 파스텔뮤직 대표, 장준영 KT뮤직 본부장, 정욱 JYP엔터테인먼트 대표, 조재윤 네이버 콘텐츠매니저, 조혜원 워너뮤직 과장, 한성호 FNC엔터테인먼트 대표, 한익수 VU엔터테인먼트, 홍수현 MBC MUSIC 국장 등 23명.
MBC ‘무한도전-토토가’
# 토토가 효과? 글쎄?‘토토가’ 열풍은 가요계 트렌드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윤하 음악평론가는 “지금 ‘토토가’가 대단한 문화 이슈인 것처럼 다뤄지고 있지만, 이것이 음악시장 트렌드를 흔들 정도로 영향력을 발휘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가요 관계자는 “화제가 되고 있긴 하지만 일종의 ‘추억팔이’로 볼 수 있기 때문에 90년대 문화를 향유하지 않은 새로운 팬 층을 끌어오기는 힘들다”라고 말했다. 안석준 CJ E&M 음악사업부문 대표 역시 “‘토토가’는 90년대 가요가 방송 콘텐츠와 결합된 좋은 예시 정도로 봐야 한다. 이를 두고 90년대 문화에 대한 소비자층이 생겨난다고 보기는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향을 미치기 힘든 이유에 대해 박준흠 대중음악SOUND 연구소장은 “왜냐하면 공중파방송의 프로그램은 기본적으로 음악시장을 키우는 것을 염두에 두지 않고 기획이 되기 때문이다. 공중파방송에서 ‘90년대 가요’는 일시적인 방송 엔터테인먼트 소재일 뿐”이라고 말했다. 박 소장은 “몇 년 전에 ‘나가수’ 열풍이 불었지만 그 기운이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는가? 다시 한 번 염두에 둘 점은, 공중파방송은 음악산업이 아니라 엔터테인먼트산업 영역에 있다는 점이다. 이 둘은 서로 간에 이해가 다르기 때문에 방송을 활용해서 음악시장을 키우겠다는 생각 자체가 한계를 내포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빈지노(왼쪽), 소유
# 힙합+가요 콜라보 이어져그렇다면 새해에는 어떤 음악 트렌드가 대세를 이룰까? 정기고X소유의 ‘썸’과 같은 콜라보는 어느 정도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김시대 스타쉽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작년에 소위 말하는 콜라보레이션과 각 팀의 특정 멤버들이 결합해 나오는 유닛그룹 등의 성과가 컸기 때문에 이런 움직임은 더 확대될 것”이라며 “특히 다양한 장르의 교집합이 이뤄지면서 새로운 형식의 음악과 전혀 대중적이지 않던 분야의 음악이 주목 받고 있어 여러모로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창구”라고 설명했다.
힙합과 가요의 결합도 당분간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는 “힙합의 강세는 비단 한국만의 경향이 아닌 EDM에 대한 전 세계적인 반동의 한 줄기로 파악해야 한다. 따라서 2015년에도 힙합의 열기는 쉬이 가시지 않으리라 생각된다”고 관측했다. 이어 “오히려 그 동안 어렵게만 비춰지던 힙합이란 음악이 ‘쇼미더머니’를 통해 대중에게 선보여지면서 장르로서의 정통 힙합과 대중들을 상대로 하는 가요가 서로 상호작용하며 더 풍요롭고 다채로운 결과물들이 나오리라 기대된다”고 전했다.
힙합 붐은 금방 사그라질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한 가요 관계자는 “실제로 힙합 계열에서 단독공연이 잘 되는 이들은 빈지노가 속해 있는 일리네어레코즈 정도에 불과하다. 이들은 확실한 팬덤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나머지 경우에는 거품으로 그칠 위험도 있다”라고 말했다.
곽진언
# ‘슈스케’ 등 오디션 위력 여전할 것작년에 부활한 ‘슈퍼스타K’ 등의 오디션 프로그램의 힘은 올해에도 이어진다는 전망이다. 신형관 Mnet 상무는 “‘슈퍼스타K’ ‘쇼미더머니’의 주기를 보면 이전 시즌에 잘 된 콘텐츠가 이듬해에도 이어진다”며 “작년의 곽진언처럼 이 프로그램들을 통해 다양한 스타들이 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병찬 플럭서스뮤직 대표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계속 잘 되는 이유는 이를 통해 나오는 싱어송라이터들이 대중의 니즈에 부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음악과 예능을 결합한 포맷 외에 적극적으로 음악을 소개하는 방송도 늘 전망이다. 홍수현 MBC MUSIC 국장은 “우리는 철저하게 음악이 베이스가 된 프로그램을 많이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이돌, 라이브형 뮤지션, 트로트 등 각 연령대가 취향에 맞게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론칭 중”이라며 “이제 리얼리티 등의 프로그램은 나올 만큼 나왔다. 이제는 음악을 중심에 두고 살짝 양념을 친 스타일리시한 프로그램들이 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주도권은 누가 쥘까?
2015년에도 수많은 가수들이 컴백을 앞두고 있다. 주도권은 누가 쥘까? 김윤하 음악평론가는 “작년에 90년대 대형 가수들부터 매머드 급 아이돌그룹까지 컴백이 대거 이루어졌지만 그 누구도 주도권을 잡지는 못했다. 이처럼 절대 강자가 없는 상황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김시대 대표는 “현재 국내 음악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아티스트가 쉬지 않고 활동해야 하며, 이에 따라 음원홍수를 방불케 할 정도로 많은 콘텐츠가 쏟아진다. 대중들이 주목할 만한 ‘A급 가수’의 신곡이 이제는 한 주에도 여러 곡 나오는 실정”이라며 “이와 같은 음원홍수와 정액제 시스템으로 인해 리스너들이 이러한 차트 주기에 익숙해 진 점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될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기획자들은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어 내고, 대중들도 ‘패스트 패션’처럼 음악을 소비해버리는 것이 아니라 문화의 일부로 즐기고 향유할 수 있는 여유와 안목을 가질 수 있는 성숙한 소비심리가 필요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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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대중음악 전망 ③ 인디 20주년, 새로운 시작 알리는 원년 될까?
2015 대중음악 전망 ④ 음악 듣는 플랫폼 변화 온다…스트리밍라디오는 필연 or 악연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사진. 텐아시아 포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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