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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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성은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달리고 싶은 남자다. 2PM의 인기를 가속도 삼아 남을 추월하고 싶은 생각도, 아이돌이라는 이름에 무임승차해 기본 코스를 어물쩍 넘어가고 싶은 생각도 없다. 찬성은 그저 진심이 시키는 대로 힘주지 않고 달리고 싶을 뿐이다. 최근 1-2년 동안 달라진 게 있다면, 음악과 연기를 대하는 명확한 태도다. 그저 앞만 바라보고 거침없이 달려온 청춘은 이제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가를 멈춰 서서 정확히 들여다보게 됐다. 찬성의 진짜 시간이 흐르기 시작했다.

Q. 지금도 2PM은 숙소생활을 하고 있나?
찬성:
아니다. 작년에 민준 형을 시작으로 우영이가 나가고, 택연 형이 나갔다. 이후 쿤 형이랑 준호랑 나랑 셋이서 살았는데, 쿤 형도 얼마 전에 나갔다. 준호도 집을 구했다더라. 군대 가기 전까지 혼자 살 생각이 없었는데, 본의 아니게 나도 집을 구하는 중이다.

Q. 멤버들 각자의 개별 활동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맞물린 것도 있을 텐데, 독립생활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할 것 같다.
찬성:
함께 있을 때와는 많은 게 다를 거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 생각도 덩달아 늘어날 테고. 너무 궁금해서 민준 형에게 물어봤다. “혼자 살면 어때?” 그랬더니 “너무 외로워, 너무. 그냥 형이랑 살래” 그러더라.(웃음)

Q. 외로움에 예민한 편인가.
찬성:
혼자 살아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혼자 있는 걸 굉장히 좋아한다. 누군가와 함께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없는데, 혼자 있는 시간은 필요하다고 느꼈었다. 혼자 살다보면 바뀔지 모르지만.

Q. 2PM 4집 ‘미친 거 아니야?’ 앨범 작업에도 참여했다.
찬성:
올해부터 작곡공부를 시작했다. 뚝딱뚝딱 만들어내는 게 재미있는데 아직까지는 작곡가 형이랑 공동 작업을 한다. 작곡공부에 완전히 몰두해서 곡을 만들기엔 상황상 여력이 없기도 하다. 내 정신력이 너무 강력하고 방대해서 문어발처럼 여러 가지를 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그러지 못한다.

Q. ‘보이프렌드(Boyfriend)’ ‘사랑한단 말’ 등 당신이 만든 노래를 처음 공개하는 자리와 영화를 처음 선보이는 자리는 느낌이 다를 텐데.
찬성:
많이 다르다. 노래의 경우 정말 훅 지나간다. 내가 만든 노래는 콘서트 중, 한 곡 두 곡이기 때문에.(웃음) 내 곡들이 많아져서 그 노래들이 콘서트에 더 많이 채워지면 지금과는 느낌이 달라지지 않을까 싶기는 하다.
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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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당신이 만든 노래로만 언젠가 콘서트를 채우고 싶기도 하겠다.
찬성:
내 음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항상 한다.

Q. 솔로 앨범이 나온다면 어떤 분위기의 작업물이 될 것 같나.찬
성:
막 신나지는 않을 것 같다. 듣기 편한 음악들로 많이 채워지지 않을까 싶다.

Q. 혹시 TV나 매스컴을 통해 비춰지는 당신의 모습 중에 우리가 오해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게 있나.
찬성:
글쎄. 어떤 걸 알아봐줬으면 하는 마음이 크지는 않다. 물론 방송 편집으로 인해 오해가 생겨서 사람들이 욕을 한다면 해명하고 싶은 생각이 들 것 같다. 다행히 아직까지 그런 일은 없었다.

Q. 그럼 반대로 이런 오해는 나쁘지 않네, 싶은 건 없나.
찬성:
음… 그보다는, 사람들이 나를 진중하고 무거운 사람으로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있다.

Q. 사람들이 당신을 무겁게 본다고 생각하나.
찬성:
모두가 그런 건 아니다. 나보다 나이 많은 분들도 많은데, 그 분들은 “아이고~우리 찬성이, 우쭈쭈쭈~” 하신다.(웃음) 단점조차도 좋게 봐 주시고.

Q. 당신이 고칠 수 없는 단점은?
찬성:
정신이 조금 없다. 건망증도 있고.a

Q. 운동을 굉장히 열심히 하는 걸로 안다. 혹시 몸에 대한 강박은 없나. 몸 좋은 남자들을 보면, 은근 그런 게 있던데.
찬성:
있는 것 같다. 사진을 봤을 때 살이 쪄있으면 짜증이 나기도 한다. 그래서 어느 정도 선을 지키려고 하는데, 최근 미국 다녀와서 살이 많이 쪘다. 몸무게가 빠졌을 때는 78kg, 보통은 80kg을 유지한다. 그런데 얼마 전에 몸무게를 쟀더니, 84.5kg! 충격 받았다. 열심히 운동하고 다음 날 재니까 1kg이 빠져있었다. “형, 이게 뭐냐?” 했더니, 수분이랑 붓기가 빠진 거라고 하더라.
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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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2PM은 어쨌든 마초/섹시/짐승돌 이미지를 통해 인기를 얻었다. 섹시하다는 말에 대해 어떻게 느끼나?
찬성:
섹시할… 때가 있지…? 하하하. 그럴 때가 있어야지. 여자랑 있을 때라든가, 뭐…하하

Q. 구체적으로 들어볼까. 스스로가 섹시할 때를 아는 건 중요하니까.
찬성:
의도적으로 섹스어필을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분위기상 그런 뉘앙스를 풍길 때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Q. 2PM이라는 그룹이 당신에게 미친 영향은 어떻다고 생각하나.
찬성:
막대하다. 나에겐 우주이고 세계다. 내 세계관 형성은 물론, 보고 배우고 느끼고 인생에서 음미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2PM에서 가지고 왔다. 그런 면에서 내가 살아가는 전부라고도 할 수도 있다. 물론 개인의 삶이 존재하지만, 2PM 일원이라는 것은 나에게 어마어마한 일이다.

Q. 그럼 당신이 2PM이라는 그룹에 미친 영향은 어떻다고 생각하나.
찬성:
나뿐 아니라 멤버 모두가 2PM의 일부로 틈을 메우고 있기 때문에 지금의 팀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룹이 오래 유지될 수 있는 비결은 서로를 얼마나 믿느냐에 있다고 본다. 거기에 있어서 우리는 대화를 꽤 많이 하는 편이다. 무슨 일이 생기면 누군가가 꼭 ‘툭’ 던진다. 당장 얘기하지는 않는다. 객관적으로 상황을 바라볼 때가 오면 그때 한 명이 던진다. “조금 있다가 얘기 좀 하자” 그럼 다들 긴장을 한다. ‘내가 또 뭘 잘못했나?’ 그러면서.(웃음) 그리곤 모든 걸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모인다. 모여서 “사람들 많은 곳에서 그렇게 얘기하는 건, 경솔했어” “미안하다, 고칠게” “내 잘못도 있지만, 그때 너에게도 그런 게 있어서 그랬으니 알아줘라” “그래, 그건 내 잘못이야” 그런 식이다.

Q. 데뷔 전 SBS ‘슈퍼스타 서바이벌’(2006년)이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지금은 오디션 프로그램이 붐인데, 먼저 경험한 선배로서 요즘의 많은 경쟁들을 보는 입장은 어떤가.
찬성:
흠… 솔직히 말하면 안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좋은 것도 많다. 본인의 탤런트를 뽐낼 수 있고, 인정받을 수 있고, 무대에 설 수 있고, 추후에 활동 할 수 있는 기회도 얻을 수 있으니. 다만 걱정되는 건, 그러한 관심을 받고 난 이후다. 막상 데뷔했을 때 당시 받았던 만큼의 관심을 못 받는 경우가 허다하다. 진짜 본인이 하고 싶은 음악을 했을 때, 대중이 좋아해 줄지도 알 수 없고. 무엇보다 나이들이 굉장히 어리던데, 그게 가장 걸린다. 재능을 제대로 인도해 줄 사람을 만난다면야 다행이지만 모두에게 그런 기회가 가는 건 아니니까. 어렸을 때는 말 그대로 감정을 받아들이는 마음 자체가 어리다. 활동의 무게라고 할까. 그러한 무게를 이겨내기가 쉽지 않다. 활동하면서 욕도 먹고, 정신이 강해져서 잘 이끌어나간다면 좋지만 그럴 확률도 적고. 너무 순수하기에 다치는 마음들이 안쓰럽다.

Q. 당신은 18살 때 데뷔했다. 그 나이 역시 데뷔하기엔 어리다고 느끼나?
찬성:
역시. 나 역시 어린 나이에 데뷔했다고 생각한다.
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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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그런 얘기를 한다는 것은…어떤 상실감이 있었던 걸까.찬
성:
아쉬움이 있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며 살아간다. 데뷔 전이라면 잘못을 통해 배우면서 다시 열심히 하면 되지만, 데뷔 후에는 그러한 실수가 앞으로 일을 함에 있어서 타격이 된다. 어리기 때문에 저지르는 실수도 있을 텐데 대중은 그걸 용납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들보다 과분한 사랑을 받고 있으니까. 그렇기 때문에 준비가 필요하다. 실력을 쌓는 준비도 중요하지만 본인이 그런 무게를 감당할만한 강인함도 충분히 익힌 다음에 활동을 하는 게 좋다고 본다.

Q. 당신은 뭔가와 싸워 왔나.
찬성:
지금은 내가 했던 행동들이 가십이 돼서 사람들이 웃고 즐기는 것 같다. 나 역시 이젠 ‘즐기세요’ 한다. 하지만 옛날에는 그런 것들이 굉장히 스트레스였다.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아, 내가 지금 횡설수설한 게 아닌지 모르겠다. 그런 걸 미리 경험해 본 사람으로서의 괜한 오지랖이다.

Q. 아니다. 중요한 이야기고, 맞는 말이다. 타임머신이 있어서 돌아간다면 이른 나이에 연예계 생활을 시작 안 할 것 같나.
찬성:
안 할 거다. 그보다는 준비를 더 많이 할 것 같다. 학교 열심히 다니면서.

Q. 그렇다면 2PM이 아닐 수도 있다. 지금, 이 순간.
찬성:
흠. 아닐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게 더 좋을 것 같다. ‘거침없이 하이킥’ 때 선생님들이 그런 말씀을 하셨다. “넌 너무 빨리 데뷔한 것 같다. 경험해야 할 것들이 굉장히 많은데 조금 아쉽다!”라고. 그땐 그게 무슨 말인지 몰랐는데, 이제는 알 것 같다.

Q. 2PM이기에 남들이 경험할 수 없는 많은 것들을 누리기도 한다.
찬성:
안다. 그래서 내겐 소중한 거고. 스케줄을 보면 군대 가기 전까지 계획이 다 차 있다. 일본에서 콘서트를 언제하고, 한국에서 앨범은 언제 내고, 개인 활동은 이 때 하고…그걸 보면 내가 빠져나갈 구멍은 없다.(웃음) 그런데 그것도 굉장한 축복이다.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 게, 그리고 나를 찾아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굉장히 감사한 일이다. 나를 보여주는 콘서트고, 방송이고, 영화들이다. 좋은 경험치들이 쌓이고 있다고 믿는다.

Q. 올해가 얼마 안 남았다. 2014년의 찬성을 돌아봤을 때, 10점 만점에 몇 점?
찬성:
8점?

Q. 꽤 높다.
찬성:
그렇게 열심히 했는데 5점주고 그러면 허무하지 않나.(웃음)

2PM 찬성의 진짜 시간이 흐르기 시작했다(인터뷰①)

*찬성의 인터뷰와 사진은 텐아시아가 발행하는 매거진 ‘10+Star’(텐플러스스타) 1월호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글. 정시우 siwoorain@tenais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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