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년 전 왕의 얼굴이 부활한다.
KBS2 새 수목드라마 ‘왕의 얼굴’이 선조 대까지 역대 임금의 초상을 볼 수 있는 선원전 세트를 경기도 안성 일죽세트장에 마련했다. 오랜 시간에 걸쳐 이뤄진 고증과 스태프들의 장인정신이 돋보이는 소품과 세트장이란 평가다.
역대 왕들의 초상화인 어진이 봉안된 선원전은 왕실의 정신적인 지주가 되는 장소로, 극 중 광해의 불안한 성장기를 보듬어주는 핵심적인 공간이자 그 자체만으로도 드라마의 살아있는 캐릭터다.
연산군을 제외하면 14대 임금인 선조 대까지 선왕의 어진은 태조 이성계부터 명종까지 총 12점으로, 이중 실제 어진이 현재까지 남아있는 것은 태조 어진뿐이다. 1만원권 지폐에 있는 세종대왕의 모습은 운보 김기창 화백의 상상에서 나온 것이다.
드라마 ‘왕의 얼굴’ 속 선원전을 통해 선보여지는 어진은 600년 전 조선 왕들의 특징을 재현해내기 위해 노력했다. 어진 제작을 위해 각종 사료들을 비롯해 태조와 후대의 어진들을 참고해 모사와 복원에 힘을 실은 한편, 선원전 자체는 상상력을 더해 캐릭터와 컨셉트에 맞게 새롭게 창조했다. 높이 걸려있는 12점 어진들의 웅장한 모습은 당대 임금의 권위를 상징하고, 곤룡포의 보와 어깨의 용문양은 이금(아교에 갠 금가루) 효과로 왕실의 품격을 돋보이게 하고 있다.
임진왜란 당시 불타버린 원래 선원전에 대한 사료와 현재 남아있는 창덕궁 구 선원전의 양식을 충분히 활용하면서 이제껏 보아왔던 왕의 공간과는 사뭇 다른 ‘왕의 얼굴’만의 개성 넘치는 장소를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제작사 관계자는 “왕가의 얼굴에 얽힌 비정한 역사를 품고 재탄생한 어진과 전각은 배우들의 실감나는 연기를 더욱 돋보이게 해주는 역할을 하고 시청자들에게는 또 다른 숨은 볼거리를 선물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왕의 얼굴’은 서자출신으로 세자 자리에 올라 피비린내 나는 정쟁의 틈바구니에서 끝내 왕으로 우뚝 서게 되는 광해의 파란만장한 성장스토리와 한 여인을 두고 삼각관계에 놓이게 되는 아버지 선조와 아들 광해의 비극적 사랑을 그린 감성 팩션 로맨스 활극이다. ‘아이언맨’ 후속으로 11월 중순 방송 예정이다.
글. 황성운 jabongdo@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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