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내일도 칸타빌레’ 스틸
어느새 중반부에 접어든 ‘내일도 칸타빌레’, 뒷심을 보여줄 수 있을까.지난 13일 방송을 시작한 KBS2 월화드라마 ‘내일도 칸타빌레'(극본 박필주 신재원, 연출 한상우 이정미)가 어느덧 6회를 지나 중반부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드라마에 대한 시청자 반응은 여전히 혹평이 지배적이다. 시청률 또한 여전히 하향세로 첫 회가 기록한 8.5%(닐슨코리아 전국기준)가 현재까지 자체 최고 시청률이다.
‘내일도 칸타빌레’는 리메이크 드라마의 숙명인 원작과의 비교에서 마이너스 점수를 받았다. 드라마는 초반 일본 드라마를 그대로 따라가기에 바쁜 모양새였다. 전체적인 줄거리는 그렇다쳐도 캐릭터들의 외모부터 성격, 말투, 소소한 에피소드까지 전부 그대로 옮겨왔을 뿐이다. 한국 배우로 대체된 것 말고 큰 차이점이나 특색을 발견하기 어려웠다.
오히려 ‘내일도 칸타빌레’는 만화 속 캐릭터들이 눈에 띄는 특징에 집중하면서 원래 지닌 입체적인 매력을 제대로 살려내지 못하고 있다. 원작 속 치아키(차유진)는 차갑지만 알고보면 허당스러웠고, 노다메(설내일)는 4차원적 행동 이면에 깜짝 놀랄만한 진지한 표정을 비추기도 했다. 미네(유일락)는 노다메와 죽이 척척 맞는 엉뚱함 속에 상남자의 터프함을 드러냈다.
이 같은 이중성이 캐릭터의 매력을 증폭시키고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들었지만 ‘내일도 칸타빌레’의 차유진(주원)과 설내일(심은경), 유일락(고경표)은 어딘가 단순화된 듯한 모습이다. 차유진의 도도함과 설내일의 엉뚱함, 유일락의 자유분방함에는 매력이 2% 부족하다. 드라마 속 상황들이나 캐릭터의 싱크로율은 나무랄데 없는데 그 속에 개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마치 드라마 속에서 차유진이 그렇게 극복하려고 애쓰는 ‘악보만 따라가는 연주자’ 같은 리메이크라는 평가다.
하지만 이제 6회. 최근 A오케스트라와 S오케스트라의 대결이 긴장감을 자아내 음악 드라마 본연의 매력을 어필하기도 했다. 5회에서는 오합지졸이라고 평가받는 S오케스트라가 차유진의 지휘 아래 다시 태어나고 박수 갈채를 받아 통쾌함을 선사했다. 엘리트가 모인 A오케스트라는 차유진의 선전에 휘말린 지휘자로 인해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캐릭터들의 성장이 돋보였다. 클래식과 지휘의 개념에 대해 잘 모르는 시청자를 위해 내레이션으로 음악에 대한 설명을 곁들여 보고 듣는 재미를 선사했다.
그간 ‘내일도 칸타빌레’는 음대와 오케스트라를 배경으로 하면서도 음악이 돋보이지 않았다. 배우들의 악기 연주 싱크로율도 아쉬울 따름이고 연주하는 음악이나 OST도 그다지 기억에 남지 않았다. 이에 본격화된 음악과 주인공들이 보여준 진지함이 반가움을 자아냈다. 아직 갈길이 많이 남아있는 ‘내일도 칸타빌레’가 이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페이스를 찾고 뒷심을 발휘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이 와중에 6회 천재 첼리스트 이윤후(박보검)의 등장이 드라마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시선이 모아진다. 이윤후의 등장이 본격화된 음악 이야기를 더욱 흥미롭게 만들 것인지, 차유진과 설내일의 삼각 러브라인 형성에 그칠지 주목된다. 그의 등장이 S오케스트라의 활약으로 흐름을 탄 음악 이야기를 좀 더 흥미롭게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내일도 칸타빌레’는 다양한 성공 요소를 보유하고 있다. 원작을 통해 흥행성이 검증된 스토리, 캐스팅 단계에서 시청자들의 인정을 받았던 배우들, 음악이라는 매력적인 소재 등. 하지만 오케스트라 안에 아무리 개성 있는 연주자들이 모여 있어도 지휘자를 통해 하나가 되지 않으면 그것은 불협화음에 불과하다. ‘내일도 칸타빌레’가 이미 지니고 있는 강점들을 잘 조화시켜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주길 기대해 본다.
글. 최보란 orchid85a@tenasia.co.kr
사진제공.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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