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타블로와 투컷은 아이의 아빠가 됐다. 결혼과 육아가 음악에 미치는 영향이 있을까?
에픽하이가 새로운 도약에 성공했다. 데뷔 11년 차를 맞이한 에픽하이는 늠름한 아빠가 됐고 삶에 대한 여유도 생겼다. 문학적인 가사와 서정적인 멜로디, 그리고 희망까지 공감 가득한 메시지를 전달하던 세 힙합 청년은 조금 더 달라진 모습으로 성장했다.
에픽하이는 지난 21일 자정 정규 8집 앨범 ‘신발장’을 공개했다. 타이틀곡 ‘헤픈엔딩’은 발매 일주일이 다 돼가지만 여전히 음원차트 1위를 기록하며 그 저력을 입증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앨범 전 수록곡이 차트 상위권에 오르는 일명 ‘줄 세우기’도 보였으며 ‘본 헤이터(Born Hater)’는 19금 판정에도 유투브 뮤직비디오 조회수 200만 뷰를 돌파하는 등 거센 인기 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새롭지만 새롭지 않은 모습으로 돌아온 에픽하이, 그들은 지금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타블로 : 하하. 미쓰라는 조용히 해야겠다. 일단 나는 음악을 크게 듣지 못했다. 집에서 랩을 할 때도 잔잔하고 조용하게 연습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솔로 앨범 제작 당시 하루가 지금보다 어렸고 아기였던 시기였다. 그래서 음악 자체가 좀 더 잔잔해진 것 같다. 이제는 시끄러운 음악을 크게 틀어놔도 하루가 들어와서 춤을 추고 혜정이가 들어와서 즐기기도 한다. 하루는 거울보고 혼자서 랩을 하기도 한다. 랩을 굉장히 잘한다. 같이 즐길 수 있으니 센 음악도 더 편하게 하고 있고 동시에 잔잔한 것도 할 수 있다. 물론 집에서 모든 것을 하진 않지만 집에서 구상하는 것이 많으니 큰 영향을 받았다.
투컷 : 이번 앨범에서 아들이 두 돌이 다 돼간다. 아이를 육아한다는 것 자체가 일단 힘들다. 엄마와 아빠 두 사람이 달라붙어도 힘들다. 그래서 그런 걸까. 장점이 있다면 작업실에 가게 되면 미친 듯이 집중하게 된다. 하하. 그것만 몰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밖에서는 ‘본 헤이터’ 같은 센 노래를 들으며 편집하다가 집에 들어갈 때 방송용 사람이 된다. 아이가 있기 때문에 말이나 행동과 같은 것들을 조심하게 된다. 부모는 아이의 거울 아닌가. 하하. 마치 ‘온 에어’ 전등이 뜨듯 집에 들어가게 된다.
타블로 : 많은 분들이 결혼해서 아이 아빠가 됐는데 어떻게 아직도 연애와 이별에 대한 것을 잘 표현할 수 있는지 자주 물으시더라. 그런데 나 같은 경우에는 딸 하루와 연애를 하는 기분이다. 해외 공연이 다른 멋쟁이들 보다는 많지 않지만 우리 치고는 많은 편이다. 해외 공연을 다녀오면 한 5일 동안은 못 보게 된다. 그럴 때는 그리움도 느껴지는 동시에 쓸쓸함도 느껴진다. 며칠 못 봐서 삐쳐있는 아이를 대하며 억울할 때도 있다. 나는 너를 너무 사랑하니 너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데 그 일을 한다고 너와 즐거운 시간도 자주 못 보내고 있는 못난 아빠, 못난 남자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래도 그런 감정이 이어지며 자동적으로 연애나 이별 이야기를 하기 편하다. 오히려 보다 깊게 쓸 수 있더라.
투컷 : 난 하나도 공감되지 않는다. 굉장히 폭력적으로 됐다. 하하. 아이가 해외 공연으로 인해 오래 못 보면 삐치더라.
Q. 타블로는 현재 KBS2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약 1년 동안 딸 하루와 함께 출연 중이다. 방송 초반 하루는 아빠보다 물고기가 좋다고 했는데 지금은 좀 우선순위가 바뀌었는지 궁금하다.
타블로 : 안그래도 지난 ‘슈퍼맨이 돌아왔다’ 방송에서 하루가 “아빠가 밥을 먹는게 좋아? 강아지가 밥을 먹는게 좋아?”라는 질문에 강아지라고 대답하더라. 하하. 동물을 정말 사랑한다. 나보다 동물들을 사랑하는 것은 괜찮다. 사실 따지고 보면 사람도 동물 아닌가. 하하. 동물들이 나보다 못할 것은 없다.
Q. 투컷도 타블로처럼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할 의향이 있는가?
투컷 : 이미 많이 출연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기회만 있다면 좋을 것 같다. 재밌을 것 같다. 또 아이에게도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아이가 기억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영상으로 남지 않나. “너 어릴 때 이랬어”라고 말해줄 수도 있으니 좋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일부러 타블로와 함께 많이 나가고 있다.
Q. 미쓰라진은 두 아빠 사이에서 홀로 미혼 멤버로 소외감을 느끼는 점은 없나?
미쓰라진 : 소외감까지는 아니고 사실 결혼이 아직 와닿지는 않지만 와닿아야 할 이야기라 하더라. 결혼할 시기가 되지 않았냐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두 형들은 이미 결혼해서 아이가 있는데 왜 너만 아직 미혼이냐는 이야기도 듣게 된다. 아마 나도 결혼을 한다면 나중에 형들처럼 이야기를 하지 않을까.
투컷 : 하하. 그렇다면 우리는 그 때 콧방귀를 낄 것이야.
타블로 : 사실 나도 결혼하기 전에는 육아나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 ‘위이이잉~’하는 것처럼 들리며 한 귀로 흘렸다. (미쓰라진 : 나도 지금 그래.) 그런데 나는 별로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 편인데..?
미쓰라진 : 그 쪽은 하지 않지만 방송에서 많이 나온다. 하하. (결혼을 빨리 하고 싶은가?) 음… 이제 조금씩 아이들이 예뻐 보이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예전에는 나를 싫어했는데 요즘은 좀 달라졌다.
타블로 : 미쓰라가 아이들을 잘 놀아준다. 하루가 정말 좋아한다. 자기 아이가 아니면 길게 놀아주기 힘든데 지치지 않고 지구력 있게 놀아준다. 에픽하이 셋이 있게 되면 하루가 꼭 미쓰라에게만 간다.
투컷 : 나에게는 항상 뭔가를 챙겨준다. 없어 보이나보다…
Q. 온라인 상에서는 타이틀곡 ‘헤픈엔딩’ 초안을 하루가 미리 평가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타블로 : 1년 전이었나. ‘슈퍼맨이 돌아왔다’ 방송 초기에 하루에게 작업했던 노래를 들려준 적이 있다. 그 때 하루가 5초 정도 듣고 “시끄러워”라고 말했다. 그 노래가 타이틀곡 ‘헤픈엔딩’의 초안이다. 하루가 시끄럽다고 한 다음 좀 덜 시끄럽게 만들었다. 사실 그것을 잊고 있었는데 SNS로 팬들이 “하루가 시끄럽다던 그 노래 맞죠?”라고 물어보더라. 찾아보니 그것이 맞았다. 1년 전 일인데 하루가 좋은 공헌을 한 것이 아닌가 싶다. 나를 디스함으로 좀 더 완성되게 했다. 나의 인생 전반이 그런가보다. 하하.
Q. 타블로의 아내 강혜정도 가수 바비킴의 앨범에서 작사를 했다. 조언을 해주거나 평가한 것이 있는지 궁금하다.
타블로 : 전혀! 노래를 들어본 적이 있었는데 정말 좋았다. 녹음할 때 놀러갔었는데 바비킴 형이 나에겐 나가 있으라고 말해서 TV를 보고 있었다. 바비킴과 혜정이가 잘 하고 있었다. 너무 좋았다. 혜정이는 태양의 ‘러브 유 투 데스(Love you to death)’ 한 부분의 가사를 쓰기도 했다. 원래 글 쓰는 것을 좋아해서 인지 알아서 잘 하더라. 저작권 협회에도 등록됐다. 내가 연기하는 것에는 그렇게 웃더니. 하하.
Q. 에픽하이의 팬들은 이번 앨범을 오매불망 기다려왔다.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
타블로 : 팬들에게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 동시에 느껴지는 것 같다. 평탄한 사람의 팬이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다. 솔직히 아티스트의 팬을 하며 힘들 필요는 없지 않나. 내가 맘고생을 너무 많이 시켰다.
미쓰라진 : 팬들이 지쳤다고 말해도 우리가 이해를 해야 한다. 이제는 팬들이 우리 화 되어가는 것 같다. 그런 것에 대해 받아들이고 있다. 오래 기다렸고, 오랫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컴백할 때 반겨줘서 기분이 정말 좋았다.
타블로 : 사실 우리는 공식 팬클럽이 없다. 자발적으로 활동을 하시거나 대부분 음악을 듣고 좋아하시는 분들이다. 사실 에픽하이를 매일 매일 생각하는 분들이 아니라 우리가 앨범을 내면 “나왔구나!”하고 음악을 좋아해주시는 분들이다. 대단한 팬덤이 있는 우리가 아니니 이야기를 하는 것도 조금은 웃기기도 했다. 하하. 그래도 앨범이 나오고 활동력이 강한 팬들이 모이기 시작한 것 같다. 근데 너무 오랫동안 할 것이 없었으니 순위 프로그램에 대해 투표를 할 줄도 모른다고 한다. 하하. 회사 팬 팀에게 전해 듣기로는 다른 팬덤이 가르쳐 주고 있다던데… 그런 모습도 보면 되게 귀엽다. 다른 팬들과 서로 교류하고 그런다는 것이 멋있었다.
Q. 오는 11월에 에픽하이의 단독 콘서트도 개최된다. 콘서트에서 중점적으로 볼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
타블로 : 오는 11월 14일부터 16일까지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5년 만의 단독콘서트 ‘퍼레이드(PARADE) 2014’를 개최한다. 원래 2회만 하는 것이었지만 2분 만에 매진이 돼서 2회를 더 하게 됐다. 음… 기대할 무대가 있다면 쓰러지지 마시라고 당부하고 싶다. 하하.
투컷 : 팬들이 기대하는 무대를 할 것이다. 기대하고 있는 무대를 보게 되면 기분이 좋지 않나. 으하하. 무엇을 보고 싶어하고 어떤 것을 얻어가고 싶을지 충분히 고려하고 있는 중이다.
타블로 : 설마 콘서트에서 저런 행동까지 할까…하는 것을 하려고 한다. 하하.
에픽하이, 편안해진 그들의 100% 만족한 앨범 소개서 (인터뷰①)
글. 최진실 true@tenasia.co.kr
사진제공. YG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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