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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8년
1998년에 신해철은 솔로앨범 ‘크롬스 테크노 워크(Crom’s Techno Works)’를 발표하며 본격적으로 테크노를 비롯한 전자음악을 실험하게 된다. 김세황, 김영석, 이수용과 함께 했던 넥스트는 1997년 12월 31일에 해체를 공식 발표했고 신해철은 유학길에 올랐다. 당시 신해철은 넥스트의 사운드가 집대성된 것으로 평가받는 앨범 ‘라젠카(어 스페이스 록 오페라)(Lazenca(A Space Rock Opera), 1997)’, 그리고 수작으로 평가받은 ‘모노크롬(Monocrom, 1999)’를 연달아 발표할 만큼 음악적으로 정점에 올라 있던 시기다. ‘크롬스 테크노 워크’는 영국에서 음악유학 중이던 신해철이 발표한 일종의 중간보고서와 같은 앨범이었다. (자신의 과거의 곡들인 ‘1999’ ‘재즈카페’ ‘50년 후의 내 모습’ 등을 전자음악으로 편곡했다) 이 앨범에 담긴 ‘일상으로의 초대’는 낯선 스타일의 곡이었음에도 대중적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 2000 ~ 2005년
21세기, 즉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던 2000년에 신해철은 새로운 멤버들과 비트겐슈타인의 앨범으로 돌아왔다. 비트겐슈타인의 음악은 그리 흠잡을 곳이 없었지만 넥스트 시절에 비해 큰 파급력을 행사하지는 못했다. 그리고 신해철은 슬슬 전성기를 벗어나기 시작했다. 물론 2000년 후에도 그는 왕성하게 활동했다. 송능한 감독의 작품 ‘세기말’의 영화음악을 맡았으며 (신해철은 영국 유학시절 한국말을 까먹지 않기 위해 송능한 감독의 ‘넘버 3’를 수십 번 봤다고 한다) 2005년에는 새로운 멤버들과 함께 의욕적으로 넥스트를 재결성해 5집 ‘더 리턴 오브 넥스트 파트 III : 대한민국(The Return Of N.EX.T Part III : 대한민국)’를 발표했다. 아이돌 광풍이 불고, 음반 산업도 몰락해가는 시기였다. 신해철도 힘이 부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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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2007년에 신해철은 대뜸 재즈 빅밴드 앨범 ‘더 송즈 포 더 원(The Song For The One)’을 발표해 팬들을 놀라게 했다. 이 앨범에서 신해철은 연미복을 입고 토니 베넷과 같은 50~60년대 미국의 크루너 보컬을 시도했다. 결과적으로 이 앨범은 평단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는 아내에게 바치는 앨범이라고 했다. 돌이켜보면 가족을 위해 이 정도 음악적 외도는 수긍할 만한 것이 아니었나 싶다. 한편으로 빅밴드와 함께 한 이 아날로그 작업은, 신해철의 일종의 음악적 휴식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 그리고, 2014년
오랜 공백을 뒤로하고 컴백했다. 6년여 만에 활동을 재개해 솔로 정규 6집 ‘Part.1 ‘리부트 마이셀프(RebootMyself)’를 발표했다. 원맨 아카펠라 곡 ‘아따(A.D.D.a)’를 만들기까지의 일련의 과정(기사를 참조하도록)을 들어보니 그 완벽주의는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소수의 작곡가가 다수의 히트곡을 찍어내듯 만드는 요즘 세태에서는 절대 나올 수 없는 곡이었다. 역시 마왕의 감각은 날카로웠고, 집요했다.

팬들의 투표를 통해 타이틀곡으로 선정된 ‘단 하나의 약속’에서 신해철은 “제발 아프지 말아요”라고 노래했다. 이 곡에 대해 신해철은 “우리 인생에서 없어진 정말 중요한 것은 뭘까 생각해봤다. 나 어린 시절 열심히 공부하면 할머니가 ‘네 모한다꼬 아프지만 마라’라고 말씀하셨는데 그건 거 같다. 지금 대한민국에 필요한 것은 지금도 괜찮다고, 좋다고 해주는 목소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뼈저리게 했다”고 말했다. 오랜만에 돌아와 “아프지 마라”고 노래한 신해철. 그가 이렇게 떠날 줄은 정녕 몰랐다. 하지만 그의 음악은 영원히, 영원히 남을 것이다.

안녕, 마왕 ① 신해철의 음악 타임라인 1990 ~ 1997년 - 전설의 시작

안녕, 마왕 ③ 신해철이 그린 한국 대중음악의 지도

안녕, 마왕 ④ “안녕 안녕 진짜 안녕 내 영웅 안녕” 우리가 기억하는 신해철

권석정의 뭔걱정, 직접 본 신해철, 금방이라도 깨어날 것 같아

신해철, “지금 내게 가장 유의미한 단어는 헌신(Devotion)” (인터뷰)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
사진제공. KCA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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