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매직아이’

SBS 예능 프로그램 ‘매직아이’가 또 한 번 변신을 시도했다.

지난 7일 방송한 ‘매직아이’는 기존의 뉴스 토크 위주로 대화를 이끌어가던 포맷 대신 ‘취향의 발견’이라는 부제를 통해 개인적인 주제로 파고 들었다. 이날 방송에서는 이원종, 허지웅, 손미나, 에네스 카야 등 4명의 게스트들은 각자 자신의 취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평소 싱싱한 고기를 생으로 먹는 것을 즐긴다는 이원종은 육회에 대해 남다른 정보력을 뽐냈다. 꼼꼼하기로 유명한 허지웅은 청소에 대해 애착을 드러냈다. 터키에서 온 에네스 카야는 터키 문화를 알리는 데 앞장서고 싶다는 생각을 밝혔고, 손미나는 물 건강법에 대한 다양한 지식으로 눈길을 모았다.

이 같은 변신이 통한 것일까. 사회적인 이슈에서 좀더 개인적인 내용으로 이야기의 포커스를 옮겨가는 방식으로 변화를 꾀한 ‘매직아이’는 지난 방송(3.3%,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보다 1%포인트 상승한 4.3%를 보였다.

‘매직아이’는 앞서 대중들이 그냥 지나칠 수 있는 뉴스에 대해 심도 있게 다뤄보는 ‘선정뉴스’, 화제가 된 뉴스 이면의 뒷이야기를 찾아보는 ‘숨은 얘기 찾기’ 등 코너로 구성돼 유익한 예능 프로그램을 표방했다. 이효리, 문소리, 홍진경 등 여자 MC들의 화끈하고 솔직한 발언이 화제가 됐고, 현대인들의 호기심을 유발할 만한 주제들이 흥미를 자극했다.

하지만 야심찬 기획에도 불구하고 ‘매직아이’는 부진을 거듭했다. 예능과 교양의 중간적인 포지션으로 웃음과 교훈 두 마리 토끼를 노렸으나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선정뉴스’에서는 데이트 폭력, 킬링 분노, 먹튀 불효, 결혼 조건, 외모 집착 등 다양한 주제에도 불구하고 이렇다 할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출연진의 수다에 가까운 토론으로 마무리 되는 경우가 많았다. ‘숨은 얘기 찾기’ 또한 대중의 관심과는 다소 동떨어진 이야기가 많아 시선을 끌지 못했다.

‘매직아이’는 이효리와 김구라를 한 테이블에 앉히는 시도를 했다. 기 센 두 사람이 티격태격하며 호흡을 맞추는 모습이 호기심을 불러일으킨 것도 사실. 시청률도 소폭 상승하는 듯 했지만 이는 2회를 넘기지 못했다. 입담이라면 빠지지 않는 개성있는 출연진이 여럿 모였지만, 이렇다 할 공감을 이끌어 내지 못하며 아쉬움을 샀다.

이에 제작진은 토크의 테마를 사회적 이슈 대신 시청자들의 호기심과 공감을 자극할 만한 취향으로 바꿨다. 그간 ‘매직아이’에서 이효리의 렌틸콩이나 오일풀링 등의 발언이 뜨거운 화제를 나은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시청자들의 관심사를 포착하고 이를 본격적으로 다뤄보고자 하는 노력이 엿보인다.

하지만 이번 변화가 시청자들에게 통했는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방송 후 시청자들의 반응은 색다른 시도에 호응과 기존 포맷이 더 좋다는 반응이 엇갈렸다. 시청자들은 “노력하는 모습이 보인다. 출연진들도 흥미롭지만 아직 프로그램만의 특색은 잘 모르겠다”, “이번엔 포맷을 잘 잡은 것 같다. 자연스럽게 재미있는 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주제라 시청률 상승이 기대된다”, “취향에 초점을 맞췄는데, 육회라던가 청소나 물 등 이야기가 그다지 관심가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바뀐 포맷 편안하고 재미있었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일단 시청자들은 새로운 포맷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 보다는 앞으로 더 특색을 드러내길 바라는 의견을 취하고 있다. 취향이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것이기 때문에 ‘매직아이’가 사회적 이슈를 다루면서 고질적으로 시달려 온 논란이나 비판에서도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도 보인다. 우선은 시청자들의 취향을 저격할 만한 다양하고 신선한 이야기를 이끌어 내는 것이 관건이다.

확 바뀐 ‘매직아이’가 이번에야 말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글. 최보란 orchid85a@tenasia.co.kr
사진. SBS ‘매직아이’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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